에드바르드 하게루프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 1843~1907)는 1843년 노르웨이의 베르겐에서 스코틀랜드 가계(家系) 출신으로 태어났다. 그는 어머니에게서 피아노의 기초를 익힌 뒤 1858년부터 4년간 라이프치히음악원에서 수학하였다. 이때 R. 슈만과 J. 멘델스존의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게제와 노르들라크 등 민족주의 작곡가들과 사귀면서 독자적 작풍을 확립하였다. H. 입센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부대음악(附帶音樂) '페르귄트'(1876 초연)와 '피아노협주곡'(1868)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고전적 형식에서 민족적인 음악을 찾으려고 애쓴 그는 '바이올린 소나타 3번'(1885∼1887)에서 피아노곡인 '노르웨이의 농민무용'(1902)에 이르는 일련의 작품들에서 민족음악의 선율과 리듬을 많이 도입함으로써 노르웨이 음악의 대표적 존재가 되었다.
<서정 소품집(Lyric Pieces)>은 그리그가 1864~1901년에 완성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출판은 1867년에 제1집, 1893년에 제6집, 1895년에 제7집, 1897년에 제8집, 1899년에 제9집, 1901년에 제10집, 제2집~제10집(라이프치히의 페터스사)이 이루어졌다.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 Lyric Pieces(서정 소품집)
1권 0:00:20 Arietta - 0:01:46 Waltz - 0:03:38 Watchman's Song - 0:06:17 Elfin Dance - 0:07:16 Folk Song - 0:08:32 Norwegian Melody - 0:09:52 Album Leaf - 0:11:45 National Song
2권 0:13:20 Berceuse - 0:16:21 Popular Melody - 0:18:23 Melodie - 0:19:36 Halling (Norwegian Dance) - 0:20:53 Jump Dance (Norwegian Dance) - 0:21:48 Elegie - 0:25:48 Waltz - 0:26:54 Kanon
3권 0:31:42 Butterfly - 0:33:40 Solitary traveller - 0:35:40 In my native country - 0:37:37 Little bird - 0:39:28 Erotikon - 0:41:59 To the Spring
4권 0:45:14 Valse-Impromptu - 0:48:22 Album-leaf - 0:52:09 Melodie - 0:55:32 Halling (Norwegian Dance) - 0:57:09 Melancholie - 1:00:42 Norwegian Dance - 1:02:17 Elegie
5권 1:04:58 Shepherd's boy - 1:09:00 Norwegian Peasant March - 1:12:52 March of the dwarfs - 1:16:08 Notturno - 1:20:09 Scherzo - 1:23:39 Bell ringing
6권 1:27:25 Vanished days -1:33:26 Gade - 1:37:31 Illusion - 1:41:09 Secret - 1:46:20 She dances - 1:49:36 Home-sickness
7권 1:53:25 Sylphide -1:55:15 Gratitude - 1:58:56 French Serenade - 2:01:38 Brooklet - 2:03:41 Phantom - 2:06:55 Homeward
8권 2:09:49 From early years - 2:15:22 Peasant's Song - 2:17:06 Melancholy - 2:21:07 Salon - 2:23:51 Ballad - 2:26:29 Wedding day at Troldhaugen
10권으로 묶인 66개의 피아노 소품집으로, 멘델스존과 슈만의 작품들에 이어 낭만주의 피아노 소품의 걸작으로 꼽힌다. 소곡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리그의 번뜩이는 영감과 민속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 핑크는 이들 작품에 대해서 ‘동양의 꽃병을 보는 것 같다’라고 평한 바 있다. 주옥같은 작품들은 하나하나 섬세한 맛이 있고, 풍부한 감정은 새롭고, 향토적인 색채가 넘친다.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 Lyric Pieces(서정 소품집)
“나다운 게 뭔데?”. 서정소품을 작곡할 당시, 그리그는 라이프치히에서 공부하며 중부 유럽을 강타했던 낭만주의 악곡들에 심취해 있었다. 격정적으로 요동치는 낭만주의 작곡기법들이 아카데믹한 관습으로 굳어져 갈 무렵, 고향친구 노르드락(Rikard Nordraak, 1842~1866)은 그리그가 작곡가로서 독자적인 영감과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그리그는 노르웨이 바이올린 비르투오소 올레 불(Ole Borneman Bull, 1810~1880)의 연주를 듣다가 민속적인 것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된다.
이윽고 그는 쇼팽과 슈만, 멘델스존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영향과 민속적인 소재들을 배합하며 독특한 양식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민요를 재료삼아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뛰어난 표현력과 독특한 화성을 섞어 마치 새로 작곡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1867년, 그간 작곡한 10곡의 소곡들을 묶어 ‘서정소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서정소곡 1권이 되었다. 1권에 이어 연이은 작품들도 출판하자마자 매진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그가 라이프치히의 권위 있는 출판사인 페터스 출판사 최고 편집장 앙리 힌리쉔(Henri Hinrichsen)에게 쓴 편지를 보면 《서정 소품집》이 ‘그리그, 자신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들’로서 애착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유럽 음악의 중심에서 마침내 자신만의 고유한 작풍을 갖게 된 데에 자부심을 보인 것이다.
에드바르드 그리그(Edvard Grieg) - Lyric Pieces(서정 소품집)
Piano: Håkon Austbø
삶이 곧 장르가 되다. 전 66곡은 그리그가 곡을 쓰기 시작한 1864년 21세 때부터 1901년 58세까지 인생이 함께 쓰였다. 짧고 시적인 성격소품들은 그리그가 활동할 시기에 굉장한 열풍이었고, 특히 북유럽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그리그에게 서정소품은 작곡가로서 입지를 다지는 발판이었다. 그는 37년간에 걸쳐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늘 틈나는 대로 작곡했는데, 때때로 독일인 작곡가 친구에게 “난 또 감상에 빠져버렸네. 이놈의 증상을 좀 치료해 줄 수 없겠나?”하며 농담조로 불평하기도 했다.
각 권의 작품들은 의도적으로 순서와 작품번호를 부여해 통일성을 주었다. 이에 더해 열 권 전체를 아우르고자 시도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10권의 마지막곡인 회상(Remembrances)은 1권 첫 곡 아리에타에 대한 변주곡이다. 원곡인 아리에타에서는 활기차고 생생했던 것에 비해 마지막 곡에서는 원곡의 멜로디를 회상하면서 젊은 날을 회상하는 애석한 심정을 대변한다. 삶의 여정과 마찬가지로 작곡가로서도 서정소곡의 마지막 곡을 통해 작품인생에 마침표를 찍고자 했다. 인생의 전반에 걸친 10권의 역작, 그 처음과 끝은 동일한 멜로디를 소재로 하지만, 음악적 연륜은 분명 다르다.
각 권별로 나타나는 특징들은 마치 음악으로 쓴 자서전 같은 역할을 한다. 3권을 쓸 무렵, 그리그는 자신이 대곡이나 실험적인 작품보다는 짧은 시간에 즉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품 작곡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는다. 6권은 1893년,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날씨가 따뜻하고 평온한 남부 프랑스의 휴양지에 있던 시절에 쓰였다. 휴양지에서 열린 파티 사진을 보면 부쩍 핼쑥해진 그리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 10권의 작곡을 마치고 출판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그는 만감이 교차한다. ‘서정 소품’이라는 그만의 장르와 인생 전반에 걸친 작곡의 여정이 마무리되었다는 기쁨에 찼지만, 1년 여 사이에 형, 출판업자, 동료 작곡가, 장인 등 그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겪으며 맞은 슬픔이 뒤엉켜 있었다. 10권 중 ‘추도하며’(In Memoriam)는 다른 작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반음계적이고 화성적으로 복잡한 음악으로, 그의 심정을 대변하기도 한다.
Book I - 8 Lyric Pieces, Op.12 - 서정 소품집 1권(1864-67)
Alexander Goldenweiser, piano(1875~1961)
1권 Arietta - Waltz - Watchman's Song - Elfin Dance - Folk Song - Norwegian Melody - Album Leaf - National Song
Book II - 8 Lyric Pieces, Op.38 - 서정 소품집 2권(1883-88)
Alexander Goldenweiser, piano(1875~1961)
2권 Berceuse - Popular Melody - Melodie - Halling (Norwegian Dance) - Jump Dance (Norwegian Dance) - legie - Waltz - Kanon
Book III - 6 Lyric Pieces, Op.43 - 서정 소품집 3권(1886). Ziad Kreidy, piano
3권 Butterfly - Solitary traveller - In my native country - Little bird - Erotikon - To the Spring
Book III - 6 Lyric Pieces, Op.43 No.1 Sommerfugl(Butterfly) - 서정 소품집 3권 1곡 '나비'
Ivana Gavric piano. Wigmore Hall 28 November 2014
제3권 1곡 Op.43 No.1 ‘나비’(Sommerfugl, Butterfly). 섬세하면서도 날렵한 뉘앙스를 자아내는 반음계적인 선율과, 넘실대는 듯한 유려한 리듬으로 나비의 모습을 순식간에 그려내는 곡이다. 2분이 채 안 되는 짤막한 곡으로 가볍게 감상할 수는 있지만, 연주하기에는 꽤나 까다로운 곡으로 꼽히는데, 정밀한 테크닉과 유연한 손동작을 요하기 때문에 연주하는 모습마저도 나비의 날갯짓과 같이 보인다. 민속적 요소들을 작품에 구현하는 그리그의 능력은 3권 작곡 당시 가장 발전하고 있었는데, 제3권의 첫 곡인 이곡은 독특한 화성과 극적인 분위기 조성과 함께 민속풍과 낭만풍이 어우러져 독특한 조화미를 이룬다.
Book IV - 7 Lyric Pieces, Op.47 - 서정 소품집 4권(1886-88). Hakon Austbo, piano
4권 Valse-Impromptu - Album-leaf - Melodie - Halling (Norwegian Dance) - Melancholie - Norwegian Dance - Elegie
Book V - 6 Lyric Pieces, Op.54 - 서정 소품집 5권(1889-91)
Mark Farago, piano. Recorded live on 14. 10. 2008 at the University of Szeged(Hungary)
<Lyric Pieces Op.54(서정 소품집 Op.54)>는 그리그가 66개의 피아노 소곡을 모아서 출판한 '서정 소곡집' 속의 제5집에서 네 곡을 택해 자이들이 관현악으로 편곡한 뒤 그리그 자신이 수정한 것이다. 이 곡은 런던에서 1906년 5월 그리그 자신이 지휘를 맡아 초연했다. 북구의 무거운 공기와 색채, 소박한 정서가 독특한 악기 편성에 의해서 표현된 괴기한 환상풍의 곡이다.
5권 Shepherd's boy - Norwegian Peasant March - March of the dwarfs - Notturno - Scherzo - Bell ringing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1 Shepherd Boy - 서정 소품집 5권 1곡 '목동'
Vietnam National Symphony Orchestra. Olivier Ochanine, conductor.
Hanoi Opera House January 16, 2015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1 Shepherd Boy - 서정 소품집 5권 1곡 '목동'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2 Norwegian Peasant March
서정 소품집 5권 2곡 노르웨이 농민 행진곡
Eugenia Tarasova. Recorded on 05. 06. 2010. Moscow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3 Trolltog - 서정 소품집 5권 3곡 ‘트롤의 행진'
Mikhail Pletnev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3 Trolltog - 서정 소품집 5권 3곡 ‘트롤의 행진'
Iskra Mantcheva, piano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4 Notturno - 서정 소품집 5권 4곡 녹턴(야상곡)
Iskra Mantcheva, piano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4 Notturno - 서정 소품집 5권 4곡 녹턴(야상곡)
Vietnam National Symphony Orchestra. Olivier Ochanine, conductor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5 Scherzo - 서정 소품집 5권 5곡 '스케르초'
Tal Haim Samnon. Live recital in Berlin at Rathaus Schöneberg on January 2015.
Book V - 6 Lyric Pieces, Op.54 No.6 Bell Ringing - 서정 소품집 5권 6곡 '종소리'
Kawai CN-32 and Pianoteq 3 Play software.
제5권 3곡 Op.54 No.3 ‘트롤의 행진’(Trolltog). 요정으로 번역되곤 하는 트롤은 작고 사랑스러운 요정이라기보다는 몸집이 큰 노르웨이 신화 속 존재이다. 우스꽝스럽고 부산스러운 트롤의 모습과 노르웨이 신화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한 이 곡은 단 한 가지의 단순하고 생동감 있는 리듬패턴으로 선율을 뒷받침하며 행진곡다운 면모를 보인다. 중간 부분은 서정적이고 꿈꾸는 듯이 달콤한 선율로, 잠들어 있는 어린 트롤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Book VI - 6 Lyric Pieces, Op.57 - 서정 소품집 6권(1890-93)
Alexander Goldenweiser(1875~1961)
Book VII - 6 Lyric Pieces, Op.62 - 서정 소품집 7권(1893-95)
Alexander Goldenweiser(1875~1961)
Book VIII - 6 Lyric Pieces, Op.65 - 서정 소품집 8권(1896)
Alexander Goldenweiser(1875~1961)
Book VIII - 6 Lyric Pieces, Op.65 No.6 Bryllupsdag på Troldhaugen
서정 소품집 8권 6번 ‘트롤하우겐의 결혼식'
Book VIII - 6 Lyric Pieces, Op.65 No.6 Bryllupsdag på Troldhaugen
서정 소품집 8권 6번 ‘트롤하우겐의 결혼식'. Tatiana Kiourou
제8권 6곡 Op.65 No.6 ‘트롤하우겐의 결혼식’(Bryllupsdag på Troldhaugen). 〈서정 소곡〉중 가장 유명한 곡이자, 피아노 협주곡 다음으로 인기 높은 피아노 작품이다. 이 곡은 그리그가 북구의 풍류와 운치를 담아서 쓴 명곡으로, 결혼식을 묘사했다기보다는 부인 니나와의 25주년 은혼식을 기념하며, 니나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작품에 가깝다. 행진곡풍 찬송가의 느낌과 오르겔풍크트(Orgelpunkt, 지속음)는 장중한 분위기를 내는 반면 회상적이고 센티멘탈한 중간부분과 고요한 끝맺음이 기대를 벗어난다. 젊은 두 연인의 즐거운 감정과 정경이 자유롭게 잘 다듬어진 형식으로 교묘하게 표현되어 있는 곡이다.
Book IX - 6 Lyric Pieces, Op.68 -서정 소품집 9권(1897-99)
Alexander Goldenweiser(1875~1961)
Book X - 7 Lyric Pieces, Op.71 - 서정 소품집 10권 1(1901). Hakon Austbo, piano
Book X - 7 Lyric Pieces, Op.71 - 서정 소품집 10권 2(1901). Hakon Austbo, piano
그리그는 자신의 외도로 한동안 서먹해졌던 부인 니나와 마침내 화해를 하고 베르겐에 별장을 지었는데, 이 집의 이름이 바로 트롤하우겐이다. 집을 완성시키기 위한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나니 빚을 갚기 위해 작곡을 서둘러 〈페르귄트 모음곡〉구상 및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을 완성하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1888년 5월, 출판업자 아브라함이 남은 빚을 떠맡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돈이 되는 작품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다. 그간 제쳐 두었던 신선한 음악적 아이디어와 자유로움이 투영된 것이 서정소곡 8권이고, 트롤하우겐의 결혼식은 8권의 백미로 꼽힌다.(클래식 백과)
2017.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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