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Piano Concerto No.2(피아노 협주곡 2번)

林 山 2017. 12. 20. 09:44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 Sz.95 BB101)>은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1881~1945)가 1930년~1931년에 완성한 3악장의 기악곡이다. 초연은 1933년 1월 2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바르토크의 피아노, 한스 로스바우트의 지휘,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이뤄졌다. 1932년 비엔나에서 출판되었다. 이 곡은 형식적으로는 단순하나 정교한 대위법이 어우러져 독특한 음향을 구현한다. 기교적으로 난이도가 높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Piano Concerto No.2(피아노 협주곡 2번)

Yuja Wang, piano. Antonio Pappano, conductor. Orchestra of the Academy of Santa Cecilia


다시 부활한 바르토크의 피아노 곡. 바르토크가 그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한 것은,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지 5년이 지난 뒤인 1931년이었다. ‘피아노의 해’로 불리는 1926년에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비롯한 수많은 대작을 선보인 뒤 수년 후에야 다시 내어놓은 피아노 음악은, 전대미문의 화려한 기교와 보다 성숙한 기법으로 다시 한 번 그의 진면목을 입증해 주었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Piano Concerto No.2(피아노 협주곡 2번)

Idil Biret, Sydney Symphony Orchestra, Sir Charles Mackerras conductor

Sydney Opera House, May 1984


고난도의 기교와 원숙한 대위법의 강렬한 만남. 1926년 이후 바르토크는 피아노 음악을 작업하지 않았지만,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실험들을 시도할 수 있었다. 그는 점점 더 형식적 단순성을 추구했고, 동시에 보다 대위법적인 작법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여러 작품들을 통해 접한 원시적이고 강렬한 리듬에 대해 더욱 깊이 매료되었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Piano Concerto No.2(피아노 협주곡 2번)

Sunwook Kim, piano. Péter Eötvös, Conductor.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Seoul Arts Center, Korea Nov 2012


이처럼 다양한 실험과 영향들의 결과로 탄생한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현란한 기교와 정교한 대위법이 어우러진 독특한 음향의 향연을 펼쳐 보인다. 불협화음들을 격정적이고 강렬하게 난타하는 피아노와, 역동적인 강약의 변화와 복잡한 대위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오케스트라의 텍스처는 연주자들에게 고난도의 기교와 에너지를 요구한다.


이 작품은 〈현악 4중주 4번〉과 〈현악 4중주 5번〉 사이에 작곡되었던 만큼, 이들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치형 변주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즉 1악장의 재료가 피날레에 반복되면서 주제의 경제성을 구현하였다. 다층적인 텍스처를 구성하는 정교한 대위법은 바흐 음악의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눈부신 협주곡은 1933년 바르토크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되었다.


1악장 ‘알레그로’(Allegro)
Leif Ove Andsnes · Berliner Philharmoniker · Pierre Boulez, 2005

1악장 ‘알레그로’(Allegro).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1악장은 현란한 독주 피아노의 기교가 전개되는 동안 현악기성부가 침묵하는 독특한 전개를 보여준다. 강렬한 트레몰로로 피아노가 악장을 시작하면, 트럼펫이 짧은 주제선율을 연주한다. 이 트럼펫 선율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의 피날레에서 가져온 것으로, 그 원시적이고 강렬한 리듬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곧이어 피아노가 이 선율을 이어받아 반복하고, 다시금 트럼펫과 호른이 이를 모방기법으로 전개한다. 피아노의 숨 가쁜 리듬으로 현란한 기교를 과시하고, 민속적 색채를 띤 선율과 타악기적인 느낌을 주는 강렬한 타건이 어우러진다. 전개부에서는 피아노의 화려한 독무대가 시종일관 지속되면서, 바흐적인 대위기법이 이어진다. 재현부에서는 모티브들이 제시부와 반대 순서로 재현되면서 바르토크 특유의 아치형식을 구현한다. 전형적인 양식의 카덴차 부분에서는, 마치 타악기를 위한 독주곡 같은 인상을 줄 만큼 피아노는 강렬한 리듬의 타격을 지속해서 제시한다.

2악장 ‘아다지오-프레스토-아다지오’(Adagio- Presto- Più adagio)
Chicago Symphony Orchestra · Claudio Abbado, 1979

2악장 ‘아다지오-프레스토-아다지오’(Adagio- Presto- Più adagio). 1악장의 강렬한 느낌에서 분위기가 돌변하여 음산한 코랄을 제시한다. 1악장에서 침묵했던 현악기가 약음기를 낀 채 기괴한 느낌의 코랄 선율을 연주한다. 뒤이어 낮게 위협하는 듯한 팀파니와 함께 피아노가 등장한다. 3음을 생략한 5도 음정의 연쇄를 제시함으로써 경건함과 동시에 황량한 공포감을 주는 피아노의 연주가 이어지면서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고, 다시 한 번 현악성부가 코랄 선율을 반복한다.

뒤이어 갑작스럽게 템포가 빨라지면서 기괴한 불협화음과 현란한 무궁동의 패시지가 펼쳐진다. 빠른 스케일과 트레몰로, 강렬한 덩어리 화음으로 민속적이면서도 원식적인 박력을 최고조로 몰아간 뒤, 갑작스럽게 다시 아다지오로 복귀한다.

아다지오의 반복에서 피아노 독주는 잔잔한 트레몰로만을 연주하면서 타악기로서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현악성부가 첫 부분의 종교적이면서도 음산한 5도 음정의 코랄 선율을 연주하면서 악장이 마무리된다.


3악장 ‘알레그로 몰토’(Molto allegro)
Leif Ove Andsnes · Berliner Philharmoniker · Pierre Boulez, 2005


3악장 ‘알레그로 몰토’(Molto allegro). 복잡한 구도의 론도 형식으로 이루어진 3악장은 타악기적인 강렬한 리듬감으로 점철되어 있다. 피아노가 5음 음계의 민속적 선율로 악장을 시작한 뒤, 타악기의 강렬한 리듬 속에서 1악장에서 사용된 주제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현악성부는 보조적인 역할에만 머물러 있고, 금관과 타악기가 음악의 전개를 주도한다.


마찬가지로 팀파니의 강한 울림 속에서 첫 번째 론도선율이 반복되지만, 고도의 대위법과 강렬한 리듬의 타격 속에서 복잡한 텍스처를 만들어낸다. 피아노는 시종일관 두터운 덩어리 화음을 공격적으로 두들겨 대고, 날카로운 금관과 타악기의 울림이 이에 가세한다. 마침내 5음 음계의 첫 주제선율이 반복되면서 강렬한 울림으로 음악이 마무리된다.(클래식 백과)


2017.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