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모더니즘 (Modernism)의 창시자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시인 페테르 알텐베르크 (Peter Altenberg,1859 – 1919)는 술을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사랑한 지독한 탐미주의자였다. 그는 시상 (詩想)이 떠오를 때마다 그림 엽서나 종이 조각에 적었다. 작가로서 성공하지 못했기에 그는 극도로 궁핍한 생활 속에서 헤어날 날이 없었다. 알텐베르크는, 훗날 알반 베르크 (Alban Berg, 1885 - 1035)의 부인이 되는, 헬렌 나호브스키 (Helen Nahowski)를 통하여 알반 베르크와 친구가 되는데, 그는 알텐베르그를 예술 활동에 관한 조언자 (Mentor)로 택하였다.
알반 베르크(Alban Berg) - Altenberg Lieder Op. 4(알텐베르크 가곡)
Lucerne Festival Orchestra, Lucerne Festival, 2005
Claudio Abbado - conductor, Renée Fleming - soprano
알텐베르크는 소녀의 나신을 찍은 사진을 수집하여 그 위에 자신의 감정을 써넣는 등 빗겨난 삶을 즐겼지만, 베르크는 그에게서 예술적 소재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의 모든 저서는 물론 소소한 것까지도 그의 손길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 소장하였다고 한다. 그 소장품들 가운데에는, 엽서에 인쇄된 그림에 감명을 받아 자신의 느낌을 적어 넣은 다섯 장의 그림엽서도 있었다.
알반 베르크(Alban Berg) - Altenberg Lieder Op. 4(알텐베르크 가곡)
Stephen Menotti for Eunoia, Gare du Nord, Basel 16. 03. 2012
1911년 6여 년 동안 쇤베르크 (A Shoenberg)의 문하 생활을 마친 알반 베르크는 드디어 그의 입김이 담기지 않은 자신만의 작품을 쓰게 되었는데, 자신이 소장하고 있었던 다섯 장의 그림엽서에 실린 시들을 가사로 하여 다섯 개의 가곡을 첫 작품으로 썼다. 그런데 그것의 제목이, 여태까지 접해본 작품들의 제목 가운데 가장 길고 복잡함을 보이는데, 이를 한 번 펼쳐 보면 <그림엽서에 쓰인 알텐베르크의 시를 가사로 한,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다섯 개의 노래(Fünf Orchesterlieder, nach Ansichtkarten -Texten von Peter Altenberg)>이다. 간단히 <Altenberg Lieder(알텐베르크의 노래)>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1912년 완성되어 1913년 비엔나에서 초연되었다.
1913년 베르크의 <페터 알텐베르크의 글이 적힌 사진 우편카드에 관한 다섯개의 노래> 중 두 개가 비엔나에서 쇤베르크의 지휘하에 초연되었을 때 산문적이고 경구의 발성이 대규모의 관현악과 함께 수반된 이 작품은 폭동을 일으켜서 그 공연은 중지되어야 했다. 이 작품은 1952년까지 전체가 공연되지 못했다.(1966년까지 전체 악보가 발간되지 않았다)
알반 베르크의 작곡가로서의 성공은 쇤베르크로부터 받은 배움이 큰 역할을 하였음은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작품 번호 2번에 실린 4개의 가곡을 비롯하여, 작곡가로서 활동을 시작하던 초기에 남긴 수십 개의 가곡들도 -이 작품들은 그의 살아 생전에 발표되지 못하였지만- 성공에 한 몫을 하였다는 평을 들을 만큼 그에게는 가곡에 대한 재능이 많았다. 그러나 알반 베르크는, 스승 쇤베르크의 충고를 따라 이 작품으로 가곡 창작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이 작품을 시작으로 하여 오케스트라 작품의 창작 활동에 힘을 쏟는다.
I. Seele, wie bist du schöner
Pierre Boulez · Halina Lukomska · BBC Symphony Orchestra, 2017
II. Sahst du nach dem Gewitterregen den Wald
Artist: Christiane Iven, Conductor: Marc Albrecht
Orchestra: Strasbourg Philharmonic Orchestra, 2009
III. Über die Grenzen des All
Renée Fleming, soprano. Lucerne Festival Orchestra. Claudio Abbado, conductor
Lucerne Festival Hall, Lucerne, Switzerland in 2005
IV. Nichts ist gekommen
LSO, Abbado, Margaret Price
V. Hier ist Friede
Leon Botstein · Christiane Libor · American Symphony Orchestra, 2010
알반 베르크는 1909년 완성된 구스타프 말러 (G Mahler)의 <대지의 노래 (Das Lied von der Erde)>를 1911년에 비로소 듣게 되며 이 작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가곡 쓰기를 중단할 것을 종용한 쇤베르크도 부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1911년 쇤베르크의 작품 <구레의 노래 (Gurrelieder)>의 오케스트라 작업에 참여하였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알반 베르크는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의 솜씨있는 처리와 서정적 표현력으로 감각적인 장인의 솜씨를 보여주었다.(뮤즈의 陋樓)
2017.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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