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Licht)>은 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2007)이 1977년~2003년에 완성한 일곱 편의 오페라 시리즈이다. 1981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목요일(Donnerstag, Thursday)>, 1984년 5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토요일(Samstag, Saturday)>, 1988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월요일(Montag, Monday)>, 1993년 라이프치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화요일(Dienstag, Tuesday)>, 1996년 9월 라이프치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금요일(Freitag, Friday)>, 2007년 쾰른에서 <일요일(Sonntag, Sunday)>, 2012년 8월 22일 버밍엄에서 <수요일(Mittwoch, Wednesday)>을 포함한 전곡이 초연되었다. 구성은 <월요일(1984~88)>, <화요일(1987~91)>, <수요일(1995~97)>, <목요일(1977~80)>, <금요일(1991~94)>, <토요일(1981~83)>, <일요일(1998~2003)> 등 7편의 오페라로 되어 있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월요일(Montag, Monday) - Abschied(작별)
'칠요일’(Die sieben Tage der Woche)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오페라 사이클에 대해 스토크하우젠은 ‘영원한 나선’(eternal spiral)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가 이러한 표현을 쓴 것은 ‘이 작품에는 시작도, 끝도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총 연주시간이 장장 29시간에 이르는 대작이다. 아마도 ‘빛 시리즈’는 클래식 음악 역사상 주요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진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로 기억될 것이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화요일(Dienstag, Tuesday) - Jahreslauf(세월)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오페라 사이클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는 스토크하우젠이 좋아했던 일본문화가 숨어있다.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일본어 ‘히카리’(光, Hikari)였다. 일본어로 ‘빛’이라는 뜻인데 본래 도쿄 국립극장이 위촉한 가가쿠 오케스트라와 무용수들을 위한 작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일 년의 흐름〉(Jahreslauf)이라는 제목을 가졌던 이 작품은 곧 <빛> 시리즈의 <일요일>에 해당하는 곡의 제1막이 되었다. 일본으로부터 받은 또 다른 영향은 일본 가면극의 한 형태인 ‘노’(Noh) 혹은 ‘노가쿠(能樂)’ 공연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수요일(Mittwoch, Wednesday) - Michaelion(미카엘리온)
Uraufführung - München 26. Juni 1998
Südfunk-Chor Stuttgart(Rupert Huber), Michael Vetter(Bass),
Kathinka Pasveer(Flöte), Suzanne Stephens(Bassetthorn),
Marco Blaauw (Trompete), Andrew Digby (Posaune),
Antonio Perez-Abellan (Synthesizer), Karlheinz Stockhausen (Klangregie)
또한 스토크하우젠의 ‘빛 시리즈’는 유대-기독교 전통과 베다 전통의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했다. 또한 <빛>이라는 타이틀은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 1872~1950)의 ‘아그니’(Agni, 힌두교의 불의 신)에 대한 이론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다. 스리 오로빈도는 인도의 민족주의자이자 철학가, 시인이자 사상가로 자유를 위해 투쟁한 인물이었다. 한편 아그니는 힌두교의 신으로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한 쪽 머리는 불멸을 상징하고, 다른 한 머리는 미지의 삶을 상징한다.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으로, 그는 베다의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한 명으로 여겨진다. 빛 시리즈는 세 명의 주요 인물, 미카엘, 에바, 루시퍼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목요일(Donnerstag, Thursday) 1/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목요일(Donnerstag, Thursday) 2/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목요일(Donnerstag, Thursday) 3/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목요일(Donnerstag, Thursday) 4/4
스토크하우젠은 1971년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에 참석하러 갔다가 《The Urantia Book(유란시아서)》을 사게 된다. 작자 미상의 한 저자가 1924년에서 1955년 사이에 쓴 이 책은 종교와 과학, 철학 등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은 생명의 근원과 의미, 우주 내에서의 인간의 위치, 신과 인간의 관계, 예수의 삶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학자들은 특히 스토크하우젠의 <빛>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루치퍼의 반란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시리즈에서 사용되는 특수한 용어들, 가령 ‘지역 시스템’, ‘행성의 왕자’, ‘천국의 아들’ 같은 용어들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이 시리즈의 〈목요일〉에서 미카엘이 ‘네바돈’ 출생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부분에서도 《The Urantia Book》의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네바돈은 이 책에서만 등장하는 특정한 지역 이름이기 때문이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금요일(Freitag, Friday) 1/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금요일(Freitag, Friday) 2/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금요일(Freitag, Friday) 3/4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금요일(Freitag, Friday) 4/4
스토크하우젠의 전기가인 미카엘 쿠르츠(Michael Kurtz)는 세 명의 주요 인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카엘, 루시퍼, 에바는 스토크하우젠에게 있어서 극중 인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지구상의 시력이 더 이상 소용이 없는 세계에 대한 표현이자, 《The Urantia Book》을 비롯한 소스들로부터 구체적인 형상을 부여받았다.' 다른 학자들도 <빛> 시리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요인물이 스토크하우젠 개인의 창조물이라고 말하면서 《The Urantia Book》을 통해 보다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났다고 이야기한다. 스토크하우젠은 이 세 명의 인물들이 상징하는 바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어떤 명확한 의미도 나타나지 않는 부조리극의 스타일을 가져오고 있다. 미카엘은 우주의 창조적 천사로 발전의 진보적 힘을 대변한다. 루시퍼는 미카엘을 질투하는 대립자, 에바는 음악적인 인간성의 새로운 탄생을 통한 인간의 ‘종적인 질’의 혁신을 추진하는 인물이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토요일(Samstag, Saturday) - Luzifers Traum(루시퍼의 꿈)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Samstag(Saturday) - Kathinkas Gesang als Luzifers Requiem
토요일 - 루시퍼의 레퀴엠 카씬카의 노래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토요일(Samstag, Saturday) - Luzifers Tanz(루시퍼의 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토요일(Samstag, Saturday) - Luzifers Abschied(루시퍼의 이별)
스토크하우젠은 이 시리즈를 위해서 각 요일이 가진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관련 신화들을 연구했고, 여러 문화권에서 이러한 요일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조사했다. 각각의 요일들은 각기 다른 오페라로 만들어지고 있고, 각 요일은 한편으로는 고대의 일곱 개의 행성, 월요일-달, 화요일-화성, 수요일-수성, 목요일-목성, 금요일-금성, 토요일-토성, 일요일-태양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토크하우젠은 각각의 오페라의 주제를 위해 각 행성들의 의미와 각 요일에 해당하는 직관적인 의미를 찾아내려고 했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이 일곱 요일의 사이클은 따라서 시작도, 마침도 없다. 가령 〈화요일〉에서의 갈등은 〈수요일〉에서의 화해로 이어지고, 〈일요일〉에서의 신비스러운 결합은 〈월요일〉에서의 새로운 삶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다. 스토크하우젠이 말했던 ‘영원한 나선’은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오페라는 또한 각 요일에 해당되는 슈퍼음형(superformula)의 일부를 발전시켜서 작곡되었다. 슈퍼음형이란 스토크하우젠의 작곡기법 중 하나로, 하나의 음형에서 작품 전체를 파생시키는 작곡방식을 말한다. 음렬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보다 선율적인 특징을 가진다. 〈빛〉 시리즈는 이러한 ‘확대된 음형’으로 ‘슈퍼’라는 접두어가 붙었다.
카를하인츠 스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 Licht(빛)
일요일(Sonntag, Sunday) - Abschied(이별)
오페라 사이클 〈빛〉의 음악적 구조는 세 개의 주요 음형(formular)에 기대고 있다. 이 세 개의 주요 음형은 세 명의 중심인물과 연관되어 있다. 각 주요 음형은 일종의 중심음을 가지고 있고, 한 장면의 길이, 그리고 선율적인 프레이즈의 세부를 결정한다. 또한 각 음형들은 특정 악기와도 연결되어 있다. 미카엘은 트럼펫, 에바는 바세트 호른, 루시퍼는 트롬본과 연관을 맺고 있다. 또한 〈빛〉 사이클을 이루고 있는 일곱 개의 작품은 각각 그 자체로서 완결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각 오페라의 막, 장면, 어떤 경우 장면의 한 부분까지도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모듈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수요일〉의 오케스트라 피날레에서 11개의 솔로 악기가 만들어내는 섹션, 〈화요일〉의 2막에 등장하는 전자음악 〈옥토포니〉(Oktophonie) 역시 그러한 모듈식 작곡의 예이다.(클래식 백과)
201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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