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충주문화회관에 왔다. 반가왔던 것은 문화회관 앞 포탄회집이 아직도 거기 문을 열고 있었다는 거다. 포탄회집 안주인은 고향 마을 1년 후배다. 그래서 코흘리개 시절부터 잘 안다. 그래서 더 반갑다. 수없이 많은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열고 하는데..... 포탄회집만은 수십 년째 그 자리에 문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충주시 문화회관 앞 포탄회집
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충주시 함께하는 합창단의 6회째 정기공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노래하다'가 시작되었다. 제목 그대로 4계절에 해당하는 노래들을 들려 주었다.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에 봄, 여름을 주제로 한 노래를 듣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레퍼터리도 우리 가곡과 정통 합창곡, 대중가요, 디즈니 뮤지컬 등 다양했다.
충주시 함께하는 합창단
초빙 로뎀청소년학교 연주단의 첼로와 바이올린 합주와 합창도 좋았다. 다만 표정들이 하나같이 굳어 있고 연주도 로보트가 연주하는 것처럼 기계적이어서 놀랐다. 연주를 즐겨야 되는데 표정들이 왜 하나같이 어두울까? 이토록 마음이 무거운 연주회는 처음이었다.
로뎀청소년학교 연주단
그 이유는 곧 알게 되었다. 로뎀청소년학교는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소년들이 6개월 동안 수용되어 교육을 받는 곳이었다. 34명으로 구성된 연주단은 바이올린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연주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들은 어둡고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마음이 밝아야 표정도 밝은 법이다.
공연이 끝났다. 노래도 좋고 연주도 다 좋았다. 오랜만에 모처럼 귀호강을 했다. 다만 하나 관람석이 좀 썰렁해서 아쉬웠다.
2019.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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