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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무궁화'에 대한 비판(3)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일본의 심리전 때문이라고?! - 조현래

林 山 2020. 8. 11. 11:04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사진1> 무궁화; 경기도

[두 얼굴의 무궁화] "즉 일본 민간의 나라꽃격 벚꽃을 강제로 심게 하는 대신 무궁화 식재를 견제하는 척하며 한국인의 저항심을 도발시켜 이를 오히려 한국 고유의 나라꽃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고도의 노회 간교한 심리전을 펼쳤다.*각주153) 2020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의심없이 인식하고 있으니 참으로 너무 깊고 오래가는 일제의 심리전의 약발이다(p.184).

 

153) 井上雅夫,  『日本人にとってのサクラ教材と韓国のムクゲ教材』岩手大学教育学部附属教育実践研究指導センター_研究紀要 第8号(1998) (p.406)

 

《논리분석》 : (시쳇말로) 말인가? 막걸리인가? 

 

▷ 『두 얼굴의 무궁화』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일제가 조선의 곳곳에 사쿠라를 심은(또는 심게 한) 진심은 우리 민족의 저항심을 도발시키게 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일제가 창경원을 만들고 창경궁의 뜰을 밀어 사쿠라를 심은 속뜻은 저항하라는 위대한 메시지가 있었으니, 국권 찬탈의 시기에 창경궁에 쌍쌍이 손잡고 밤 사쿠라 구경을 납시었던 분들은 진정 저항 의식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단 말인가? 오호라, 그 동안 위대한 뜻을 모르고 오해를 한 것이었으니, 독립운동사는 새로이 쓰여져야만 하는 것이었구나!

 

▷ 일본 제국주의는 자신들의 황실의 꽃인 국화(菊花)와 오동(梧桐)을 버리고 자신의 정신을 상징하는 사실상의 나라꽃(國花)으로 숭배했던 사쿠라도 버리고, 조선 민중에게 무궁화=나라꽃으로 인식하게끔 고도의 노회 간교한 심리전을 펼치더니, 우매한 조선 민중은 이에 부응하여 무궁화를 매개로 반침략주의 나아가 반제국주의를 외치더라! 오호라! 찬양받을지니, 대 일본제국주의의 위대함이여!  

 

- "동방아세아 무궁화동산 속에 이천만 조선 민중은 일대광명을 보았도다.…(중략)…강력(强力)에 기본한 침략주의와 제국주의는 권리를 옹호하는 평화주의와 정의를 근본한 인도주의로 전환하고자 하는도다"(동아일보 1920.4.1.자 창간사 중에서; 한자는 한글로 변환함).

 

《fact check》 : 전혀 사실이 아니다. 

 

▷ 『두 얼굴이 무궁화』의 저자는 일제가 "고도의 노회 간교한 심리전을 펼쳤다"는 증거로  井上雅夫,  『日本人にとってのサクラ教材と韓国のムクゲ教材』岩手大学教育学部附属教育実践研究指導センター_研究紀要 第8号(1998)라는 일본 논문을 제시하고 있다. 찾아 읽었더니, 일본인에게 있어서 사쿠라(벚꽃)의 의미를 일본의 국어와 이과 교과서에 나타난 것을 기준으로 살피고, 한국인에게 있어서 무궁화의 의미를 한국의 국어와 이과 교과서에 나타난 것을 기준으로 살펴 서로 비교하는 내용의 논문이었을 뿐, 그 어디에도 일본 제국주의가 사쿠라를 심은 진심과 간교한 심리전으로 무궁화=나라꽃으로 인식하게 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 제목도 "일본인에게 있어서의 벚꽃 교재와 한국인의 무궁화 교재"이다.

 

▷ 내용을 꼼꼼히 살피니,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저술된 일본 문헌은 오히려 일본의 소학교 식물 교과서를 교육함에 있어서 학습 범위에 사쿠라가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므로 찬미하고 순연한 국화(國花)로 우러러 볼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의 교재관을 제시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사쿠라를 심어 저항심을 도발하라는 내용을 눈을 씻고 살펴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2> 井上雅夫,  『日本人にとってのサクラ教材と韓国のムクゲ教材』 岩手大学教育学部附属教育実践研究指導センター_研究紀要 第8号(1998), p.17 표지

 

​<사진2> 井上雅夫,  『日本人にとってのサクラ教材と韓国のムクゲ教材』 岩手大学教育学部附属教育実践研究指導センター_研究紀要 第8号(1998), p.19

《결론》 : "망상"과 "조작"

 

▷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면 '망상'이라 하고, 없는 자료를 제시하여 있다고 우기면 '조작'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