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기름나물

林 山 2020. 9. 2. 18:08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보덕암(寶德庵)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을 넘어 중봉(中峰)을 중간쯤 올랐을 때, 바위틈에서 피어난 기름나물 꽃을 발견했다. 2006년 8월 6일 대야산(大耶山, 931m)을 오를 때도 기름나물 꽃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기름나물 꽃(2020. 7. 19. 월악산)

기름나물은 산형화목 산형과 기름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Terebinthaceous hogfennel이다. 학명은 Peucedanum terebinthaceum (Fisch.) Fisch. ex DC.이다. 기름나물을 산기름나물, 참기름나물, 두메기름나물, 두메방풍이라고도 한다. 분포 지역은 한국, 일본, 동시베리아, 만주 등지다. 한국은 전국 각지의 햇볕이 잘 쬐는 산지에서 자란다. 

 

기름나물은 키가 30~90cm까지 자란다. 줄기는 흔히 홍자색이 돌며 비교적 가지가 많다. 끝부분에 가는 털이 난다. 잎은 엽병이 있으며 끝이 뾰족하고 넓은 달걀모양이며 이회삼출겹잎이다. 소엽은 넓은 달걀모양 또는 삼각형이고 밑부분으로 흘러 날개처럼 되며 다시 우상으로 깊게 갈라지고 결각과 뾰족한 톱니가 있다. 윗부분의 잎은 퇴화되고 엽초는 좁은 거꿀피침모양으로서 커지지 않는다.

 

꽃은 백색으로 7~9월에 핀다. 겹우산모양꽃차례로 원줄기 끝과 가지 끝에 달리며 소산경은 10~15개이고 20~30개의 꽃이 달린다. 꽃자루는 산경 및 소산경과 더불어 안쪽에 털이 있다. 꽃잎은 5개이며 총포(總苞)도 여러 개이고 소총포는 6~8개이다. 5개의 수술이 있고 씨방은 하위이다. 열매는 납작한 타원형이며 털이 없고 뒷면의 능선이 실같이 가늘다. 가장자리가 좁은 날개모양이고 능선 사이에 1개, 합생면에 2개씩의 유관이 있다.

 

유사종에는 가는기름나물(Peucedanum elegans Kom.), 백운기름나물(Peucedanum hakuunense Nakai), 산기름나물(Peucedanum terebinthaceum var. deltoideum Makino), 두메기름나물(Peucedanum coreanum Nakai), 갯기름나물(Peucedanum japonicum Thunb.) 등이 있다. 가는기름나물은 강원도 석회암지대 및 북부지방에 분포한다. 줄기는 털이 없고, 근생엽은 잎자루가 길며, 3회 깃모양겹잎이다. 백운기름나물은 뿌리가 굵고 깊게 들어간다. 선단에 마른 잎자루 흔적으로 덮이고, 줄기는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산기름나물은 작은잎이 기름나물에 비해 넓다. 두메기름나물은: 원줄기가 자줏빛이다. 근생엽은 3출겹잎, 갈래는 넓은 달걀모양, 다시 얕게 갈라지고, 털이 없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갯기름나물은 바닷가에서 자란다. 열매 표면에 털이 나 있으며 2개의 자방이 융합되어 있는 단면에 기름선이 2개 있다. 

 

기름나물 꽃(2006. 8. 6. 대야산)

기름나물은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뿌리에는 쿠마린(coumarin)을 함유하고 있다. 쿠마린은 세포 독성을 보이고,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anbaatar et al. 2008).

 

기름나물의 뿌리를 본초명 석방풍(石防風)이라 하며 약용한다. 석방풍은 감기, 기관지염, 기침, 두풍현통(頭風眩痛), 흉협창만(胸脇脹滿), 천식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한의사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재다. 중국에서는 인삼 대용 약재로도 쓴다고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약재이며, 석방풍이 인삼을 대신할 수는 없다.

 

202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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