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채송화를 처음 만난 곳은 2006년도 7월 23일 지리산 남부능선 끄트머리, 경남 하동군 악양면 매계리와 화개면 부춘리 사이에 솟아 있는 성제봉에 올랐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잎은 채송화 같고, 꽃은 돌나물 같은 이 야생화의 이름을 알고 난 다음부터 바위채송화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가파른 암릉을 오를 때 바위틈에 자라난 귀엽고 가녀린 모습의 바위채송화를 만나면 더없이 반갑다.
바위채송화는 목련강 장미목 돌나물과 돌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어 스톤-크랍(a stone-crop)이다, 학명은 Sedum polytrichoides Hemsl.이다. 바위채송화를 개돌나물, 대마채송화라고도 한다. 꽃말은 가련함, 순진함이다.
바위채송화의 분포 지역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지에 분포한다. 전국적으로 매우 건조한 바위 위에 이끼가 말라죽은 곳이나 먼지가 쌓인 곳에서 자란다. 건조 기후에 대단히 강하나 습기에는 매우 약하다.
바위채송화는 키가 10cm까지 자란다. 원줄기는 밑부분이 옆으로 뻗고 윗부분이 가지와 더불어 곧추선다. 밑부분에 갈색이 돌고 꽃이 달리지 않는 가지에는 잎이 밀생한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피침상 선형이다. 잎 끝이 뾰족하며 편평한 육질이고 밑부분은 자주색이며 엽병이 없다.
꽃은 6~9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대가 없고 가지 끝에서 가지가 갈라지며 취산꽃차례에 약간 달리고 포가 꽃보다 다소 길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선형 또는 선상 침형이다. 꽃잎은 5개이고 피침형이며 예두이다. 수술은 10개로서 꽃잎보다 짧고 심피는 5개이며 밑부분이 약간 붙어 있다. 열매는 5개이고 둥근 피침형인 골돌이다.
바위채송화의 잎과 줄기는 채송화, 꽃은 돌나물과 유사하다. 관상 가치가 높아서 암석원에 사용하거나 건조한 곳의 표면을 덮는 소재로 심으면 좋다. 돌담 위나 정원석 위에 약간의 흙을 얹고 심어도 좋다. 분재의 소재로도 이용한다. 바위채송화는 건물의 옥상에 심어서 녹색 지붕(green roof)을 만들어 도심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Zhang et al. 2009).
바위채송화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바위채송화의 지상부를 본초명 유엽경천(柳葉景天)이라고 한다. '민속특산식물사전'에는 유엽경천을 발열, 동통 등의 치료에 쓴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2020.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