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일터에서 가까운 동태탕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식당 안뜰에는 각종 화초가 자라고 있었다. 난간에 올려놓은 화분에는 분홍색 카네이션이 활짝 피어 있었다. 카네이션은 꽃은 언뜻 보아도 그 모양이 패랭이꽃과 가까운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 어머니도 다 하늘나라 여행을 떠나시고 이젠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분도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한없이 서글퍼진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그 누가 막을 수 있으랴!
카네이션(carnation)은 중심자목 석죽과 패랭이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Dianthus caryophyllus L.이다. 꽃말은 '자비로움'이다. 커네이션은 원예품종이 많고 대개 만첩꽃을 심고 있다.
카네이션의 원산지는 유럽의 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다. 2,000년 전 그리스 시대부터 카네이션을 재배한 기록이 있다. 16세기에는 흰색, 붉은색 등의 많은 품종이 만들어졌다. 이후 카네이션은 동양에서 자라는 패랭이꽃 등과 교잡종을 만들어 발전시켜 왔다. 한국에는 1925년경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고 있다.
카네이션은 키가 40~50cm까지 자란다. 원줄기는 전체가 분백색이며 곧게 자란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선형이며, 밑부분에서는 동합하여 원줄기를 감싸고 예두이다. 꽃은 7~8월에 피지만 온실에서는 언제나 필 수 있도록 조절할 수 있다. 원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와 끝에 곷이 1개 또는 2~3개씩 달리고 향기가 있다. 꽃받침은 넓은 원통형이며 끝이 짧게 5개로 갈라진다. 작은포는 사각형이며 꽃받침 길이의 1/4정도이다. 꽃잎은 퍼진 부분이 거꿀달걀모양이고 끝부분이 얕게 갈라지며 윗부분에 털이 없다.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삭과로 달걀모양이며 꽃받침으로 싸여 있다.
카네이션은 크게 보더(border) 카네이션과 퍼페튜얼(perpetual) 카네이션의 두 종류로 나뉜다. 보더 카네이션은 다양한 변종과 잡종을 포함한다. 퍼페튜얼 카네이션은 보더 카네이션과 1m까지 자라는 큰 키의 패랭이꽃(D. sinensis)과의 교잡으로 생긴 것으로 보여진다. 변종인 베이비(baby)와 스프레이(spray)도 재배되고 있다.
카네이션의 유사종에는 흰패랭이꽃, 술패랭이꽃, 섬패랭이꽃, 구름패랭이꽃 등이 있다. 흰패랭이꽃은 흰 꽃이 피는 패랭이꽃이다. 술패랭이꽃은 꽃잎이 5개로 밑부분이 가늘고 길며 끝이 깊이 잘게 갈라지고 그 밑에 털이 있다. 섬패랭이꽃은 꽃이 목 부분까지 고루 분홍색이며, 꽃잎이 술패랭이꽃에 비해 덜 갈라진다. 구름패랭이꽃은 술패랭이꽃에 비하여 작은 풀이다. 줄기는 서고, 잎은 선형 또는 선상 피침형, 끝이 날카롭고, 밑부분은 줄기를 둘러싼다.
카네이션의 꽃색은 분홍색, 백색, 붉은색 등이 있다. 카네이션을 선물로 줄 때는 꽃색에 주의해야 한다. 꽃색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분홍색 카네이션은 '부인의 애정', 빨간색은 '열렬한 사랑' 또는 '존경과 건강을 비는 사랑'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흰색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어버이를 추모합니다’, 노란색은 '당신을 경멸합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까지 노란색 카네이션을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부모님께 달아드리는 것은 본래 미국에서 유래한 전통이다. 1907년 필라델피아의 애너 자비스(Anna Jarvis)가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하여 흰 카네이션 꽃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후 카네이션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에 자녀나 학생들이 부모님과 스승의 사랑에 감사하는 뜻으로 붉은색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있다.
카네이션은 꽃을 잘라서 꽃꽂이와 코르사주(corsage), 부토니에르(Boutonnière) 등의 장식용으로 주로 쓰인다. 유럽에서는 옛날에 해열제로 썼으며,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비싼 정향 대신 카네이션을 와인과 맥주의 향신료로 썼다. 카네이션에는 항염작용이 있어서 꽃잎을 말려 차로 마시면 방광염과 요도염에 효과를 볼 수 있다.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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