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 ['두 얼굴의 무궁화'에 대한 비판(17)] '槿域'(근역)이라는 말이 일제가 조작한 것이라고?(2)
[두 얼굴의 무궁화] 요컨대, 무궁화 나라 부상 일본이 한국을 '무궁화 지역(근역)'으로 조작한 목적은 무궁화의 한국의 나라꽃으로 신분세탁 과정을 통하여 한국 병탄과 내선일체 작업의 매개체로 삼으려는 제국주의 책락으로 파악된다. (p.99) |
《fact check(1)》 : '槿域 '(근역=무궁화나라)이라는 말이 우리 문헌에 나오지 않는다고?
▷『승정원일기』, 『각사등록』,『동문휘고』와 각종『개인문집』에 '槿域'(근역, 무궁화 나라)이라는 말은 널려 있다.
-이는 ['두 얼굴의 무궁화'에 대한 비판(15)]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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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더니 옛 문헌의 '槿域'(근역, 무궁화 나라)은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강효백은 그렇게 믿고 싶은가 보다.
-옛 문헌의 '槿域'(근역, 무궁화 나라)가 어디를 지칭하는지 몇 문헌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fact check(2)》 : '槿域'(근역=무궁화 나라)이 우리나라가 아니라고?1
▷『초자속편』의 '槿域'(근역)은 일본이 조작한 것인가?
-남이익(南履翼))은 사신으로 북경을 다녀와서 순조 22년(1822)년에 『초자속편』(椒蔗續編)을 지었다.
-남이익은 고추의 매운 맛을 연행 노정의 수고와 어려움에 비유하고, 사탕수수의 달콤함을 노정 중에 경험한 즐거운 일에 비유하여 자신의 연행작품을 『초자속편』(椒蔗续编)으로 지은 것이다.
-『두 얼굴의 무궁화』 저자 강효백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은 미리 100여년 전에 이미 조선을 병탄할 것을 예정하고 책략을 꾸며서 남이익을 사주했고, 남이익은 이에 부응하여 1822년에 우리나라를 미리 '槿域'(근역, 무궁화 나라)이라고 했다는 말인가?
[초자속편]
噫, 士生槿域, 足不躡中國壃土, 目不覩中國風物者多矣, 況名顯榮塗建使節, 而膺專對之任者無幾矣. 又況百年之內, 祖與孫聯翩使蓋, 則此古人所謂‘胚胎前光’者也. 是可以榮耀一世, 而吾子孫中或可繼此而往, 作爲續續編否? 一以爲紹先之謨, 一以爲遺後之資焉. ○ 번역 아, 선비가 근역(槿域)에 태어나서 발이 중국의 강토를 밟지 못하고, 눈이 중국의 풍물을 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 하물며 명현영도(名顯榮塗)로 사절(使節)을 세워서 전대(專對)의 임무를 맡은 사람이 몇 명 되지 않거니와, 또 하물며 백년 사이에 조부와 손자가 연이어 사신의 수레를 펄럭이며 갔으니, 이것은 옛 사람이 이른바 ‘선조의 훌륭한 공덕을 품었다’는 것이다. 이는 가히 영광이 일세에 빛나는 것이니, 나의 자손 가운데 혹여 이 일을 계승하여 사신으로 가서 속속편(續續編)을 지을 수 있을까? 이 서문을 통해 하나는 선조를 잇는 계책으로 삼고, 또 하나는 후손에게 남기는 자산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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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익(南履翼), 『초자속편』(椒蔗續編), 1822년 저술 중 '序'
▷『동문휘고』(同文彙考)의 1865년 표문(表文)은 일본의 사주를 받아서 보낸 것인가?
-조선의 고종이 1865년 10월 20일 동치제(청 휘종)에게 보낸 표사에 조선을 '槿域'(근역)이라고 칭하고 있다.
-위 표사는 승정원 승지 이교현(李敎鉉)이 작성하여 왕의 윤허를 받아 보낸 것이다.
-『두 얼굴의 무궁화』 저자 강효백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은 이미 1865년에 이미 조선을 병탄할 것을 예정하고 책략을 꾸며서 이교현을 사주했고, 고종은 이에 부응하여 조선을 '槿域'(근역, 무궁화 나라)라고 했다는 말인가?
[동문휘고]
謝賞給材木謝恩方物移准表【順付節使】
伏遇治懋抑奢, 惠先字小, 四方綱紀, 旣致大本之安, 九州幈幪, 每念生民之苦. 遂令槿域, 亦被榮光, 敢不仰戴聖慈, 益勉侯職, 東注江漢, 自同扶婁之忱, 北望京華, 只切依斗之戀. 同治四年十月二十日. ○ 번역 목재를 상으로 주신 데 대한 사은의 방물을 이준(移准)해주신 데 대해 사은하는 표문【절사가 가는 편에 부침】 삼가 정치에 힘쓰고 사치를 억제하며 은혜를 앞세워 작은 나라를 보살펴 주심을 맞이하여, 사방의 강기(綱紀)가 이미 큰 편안함에 이르렀고, 구주(九州)의 전체에 항상 생민(生民)의 고통을 염려하십니다. 드디어 근역(槿域)으로 하여금 또한 영광을 입게 하시었으니 감히 성상의 자애로움을 우러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후의 직분을 더욱 성실히 하여, 동방에서 중화를 따르는 것이 스스로 부루(扶婁)의 정성과 같고, 북으로 경화(京華)를 우러르는 것이 다만 북극성을 사모하는 것처럼 간절합니다. 고종 2년(1865년, 청 휘종 동치 4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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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휘고』(同文彙考) 중 1865년 10월 20일 고종이 청나라 휘종에게 보낸 표문
《결론》 : 묻노니, 무엇이 진정 친일이고 애국인가?!
▷묻노니, 경술국치로 나라가 망하자 살아 있음을 부끄러이 여겨 자결한 황현(黃玹)은 친일매국노인가?
-황현(黃玹, 1855~1910. 8)은 구한말 '조선'에서 살다 간 마지막 선비였다.
-1910. 8. 경술국치로 조선이 일본에 강제병합되고 나라가 사라지자 무궁화세계(槿花世界)가 망했음을 한탄하며 자결하였다.
-'槿花世界'(근화세계)는 곧 '槿域'(근역)이다.
-『두 얼굴의 무궁화』저자 강효백과 그 추종자들에게 묻노니, 매천(梅泉) 황현이 무궁화세계(槿花世界)를 시로 표현한 것은 한국 병탄과 내선일체 작업의 매개체로 삼으려는 제국주의 책락에 포섭되었기 때문인가?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 강효백과 그 추종자들에게 묻노니, 나라가 망했음을 한탄하며 목숨을 끊은 매천(梅泉) 황현마저 친일 매국노 반열에 세우는 논리가 진정으로 애국이란 말인가?
[絶命詩](절명시)
亂離滾到白頭年/ 난리 속에 어느덧 백발의 나이 되었구나
妖氛晻翳帝星移/ 요기가 자욱하여 황제의 별 옮겨 가니
鳥獸哀鳴海岳嚬/ 금수도 슬피 울고 산하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沉淪/ 무궁화세상(무궁화나라)은 이미 망해 버렸다네 難作人間識字人/ 인간 세상 식자 노릇 참으로 어렵구나
曾無支厦半椽功/ 짧은 서까래만큼도 지탱한 공 없었으니 只是成仁不是忠/ 살신성인 그뿐이지 충성은 아니라네
*각주1) 윤곡(尹穀) : 송(宋)나라 담주(潭州) 장사(長沙) 사람으로, 평소 강직하고 염정(廉正)한 것으로 명성이 있었다. 몽고(蒙古) 군대가 쳐들어와서 담성(潭城)을 포위하였을 때 막료로서 성을 방어하는 데 참여하였는데, 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처자(妻子)에게 뒤따라 죽을 것을 명한 뒤, 집에 불을 지르고 그 속에 단정히 앉아 자결하였다.《宋史 卷450 尹穀列傳》
*각주2) 진동(陳東) : 진동은 중국 북송(北宋) 흠종(欽宗) 연간의 태학생(太學生)으로, 자는 소양(少陽)이다. 당시 채경(蔡京) 등 6인이 사마광(司馬光) 등 구법당(舊法黨)을 철저하게 몰아내고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다시 시행하는 등 전횡을 일삼자, 육적(六賊)으로 지목하여 규탄하는 상소를 올렸다. 또 금(金)나라 군대가 침입해 왔을 때 대항을 주장했던 이강(李綱)이 파직되자, 태학생들을 이끌고 상소를 올려 그의 복직을 청하기도 하였다.《宋史 卷455 陳東列傳》 |
황현(黃玹), 「절명시」(絶命詩), 『매천집』(梅泉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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