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2일이었을 거다. 손님들과 함께 충주시 교현동에 있는 거꾸로콩나물국밥집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목적지인 식당 바로 앞 도로변 아름드리 가로수 곁에 털독말풀 꽃이 피어 있었다. 하얀색 꽃이 상당히 컸다. 언뜻 보기에도 독성이 있어 보이는 식물이었다. 처음에는 흰독말풀인 줄 알았는데, 잎을 보니 털독말풀이었다.
도심 도로변에 흰독말풀이 저절로 자라났을 리는 없고, 분명 누군가 심었을 것이다. 꽃씨를 뿌린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순박한 농부의 마음을 가졌으리라 믿는다.
털독말풀은 통화식물목 가지과 독말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더튜러 메텔로이즈 DC 익스 더널(Datura meteloides DC. ex Dunal)이다. 영어명은 헤어리 더튜러(Hairy Datura) 또는 세이크리드-더튜러(sacred-datura)이다. 중국명은 마오만퉈뤄(毛曼陀罗) 또는 베이양진화(北洋金花), 롼츠만퉈뤄(软刺曼陀罗), 마오화만퉈러(毛花曼陀罗)이다. 일본명은 아메리카조센아사가오(アメリカチョウセンアサガオ)이다. 털독말풀을 가시독말풀, 흰꽃독말풀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경애'이다.
독말풀속 식물은 전 세계에 약 16종이 있으며, 대다수가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소수가 온대 지역에 분포한다. 중국에 4종이 분포하는데, 모두 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의 신장, 허베이, 산둥, 허난, 후베이, 장쑤 성 등에 야생하는 것이 있다. 유라시아 대륙 및 남북아메리카에도 분포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한다.
털독말풀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자생식물종자사전'에는 자색 꽃이 피는 것은 아메리카, 백색 꽃이 피는 것은 인도가 원산지라고 나와 있다. 아시아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먼저 일본에 귀화되었고, 한국에서는 1994년 10월 29일 서울의 난지도 조사에서 채집되었다. 약용식물로 재배하던 털독말풀은 야생으로 퍼져 지금은 길가나 빈터에서 자란다.
털독말풀의 키는 1~1.5m까지 자란다. 줄기는 많은 가지를 치며, 엷은 녹색(綠色)에 약간 자색(紫色)을 띠기도 하고, 미세한 털이 밀생한다. 잎은 어긋나기(互生) 잎차례이고, 광란형(廣卵形)이다. 끝은 예두(銳頭)이고, 기부는 의저(歪底)이며, 뒷면에 털이 많고, 톱니가 없다. 꽃은 8~10월에 잎겨드랑(葉腋)에 1개씩 하늘을 향해서 핀다. 꽃받침은 긴 통형(筒形)이고, 끝은 5열(裂)이며, 10맥이 있다. 꽃부리는 흰색이며, 깔때기꼴이다. 가장자리에는 5개의 미상돌기(尾狀突起)가 있다. 꽃은 밤에 핀다. 수술은 5개이다. 열매는 공모양 삭과로 아래쪽으로 늘어지고, 가시 같은 돌기가 밀생한다. 씨는 편평하며 갈색(褐色)이다.
털독말풀의 유사종에는 독말풀(학명 Datura stramonium var. chalybaea W.D.J. Koch), 흰독말풀(학명 Datura stramonium L.)이 있다. 독말풀은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난형이며, 결각상 거치가 있다. 꽃색은 담자색이다. 흰독말풀도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난형이며, 결각상 거치가 있다. 꽃색은 흰색이다.
리싀젠(李時珍)이 편찬한 유명한 약학서 '뻰차오강무(本草綱目)'에는 독말풀속 식물의 꽃을 본초명 양진화(洋金花)라고 기록했다. 양진화는 중의임상에서 사용하는 약이다. 기침을 멈추게 하고 천식을 안정시키는 지해평천(止咳平喘), 통증을 진정시키고 경련을 멈추게 하는 진통지경(鎭痛止痙) 등의 효능이 있어 천식, 풍습으로 인해 관절이 아프고 통증이 심해지는 풍습비통(風濕痹痛), 타박상, 의식장애와 셩련발작을 동반하는 전간(癲癎), 어린아이가 위장병으로 몸이 점점 허약해져서 경련을 일으키는 만경풍(慢驚風)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현대 중의임상에서는 만성 기관지염, 각종 쇼크, 호흡장애, 정신병, 강직성 척추염, 유풍습성 경추합병증, 마른 버짐 등에 사용한다. 전신마취, 진통, 해독 등에도 사용한다.
털독말풀의 꽃은 본초명 베이양진화(北洋金花) 또는 마오만퉈뤄(毛曼陀罗)라고 한다. '중궈야오디엔(中國藥典)'에는 오직 흰독말풀만을 수록하여 정품 양진화 약재로 취급한다. 양진화는 천식과 해수(咳嗽), 풍습으로 인해 저리고 아픈 것 등에 사용한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양진화와 베이양진화를 동일한 약재로 취급한다.
중의임상에서 베이양진화는 전통적인 마취약이다. 약리연구를 통하여 베이양진화에는 마취, 진통, 항균, 항산화 등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의학에서 베이양진화는 지해평천(止咳平喘), 마취지통(麻醉止痛), 해경지통(解痙止痛)의 효능이 있다. 항균, 항산화 작용도 있다.
'우리 주변 식물 생태도감'에는 털독말풀이 진정, 진통의 효능이 있어 각기, 간질, 경풍, 나병, 탈항, 히스테리 등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자생식물종자사전'에는 '민간에서는 천식, 간질, 진정, 뇌병, 진경, 진해에 쓰이며 유독성 식물이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의사들은 거의 안쓴다.
2021. 1. 6. 초고. 2021.10.16. 최종 수정.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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