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돌단풍 '생명력(生命力), 희망(希望)'

林 山 2021. 3. 25. 16:22

강원도 평창 백운산(白雲山)을 휘돌아가는 동강(東江)에 동강할미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풍문에 들려왔다. 2021년 3월 21일 주말을 맞아 만사 제쳐놓고 동강으로 향했다. 동강할미꽃은 생전 처음 만나는 야생화인지라 가슴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자생지에 만난 고우면서도 귀티가 타는 동강할미꽃은 감동 그 자체였다. 동강할미꽃이 왜 그렇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동강할미꽃 자생지에는 때마침 돌단풍 꽃도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가을 산행을 할 때 깊은 계곡 바위틈에서 빨갛게 물든 돌단풍을 본 적은 많지만 꽃은 처음이었다. 하얀색의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송이를 이루면서 피어난 돌단풍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1. 3. 21)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의 돌단풍 분류는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장미목(薔薇目, Rosales) 범의귀과(Saxifragaceae) 돌단풍속(Mukdenia)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등재(登載) 국명(國名, Vernacular name)은 돌단풍(추천명), 돌나리, 부처손, 장장포, 큰돌단풍 등이 있다. 국생정 등재 국명은 돌단풍(추천명), 돌나리(비추천명) 등이 있다. 다음백과 국생관 등재 국명은 돌단풍(추천명), 돌나리, 추엽초, 노호장(老虎掌) 등이 있다. 추엽초는 돌단풍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 치예차오(槭葉草, 한글 발음 축엽초 또는 척엽초)의 오기(誤記)로 보인다.

돌단풍은 긴 잎자루와 손바닥 모양의 잎이 단풍잎을 닮았고 바위틈에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돌단풍의 꽃말은 '생명력(生命力), 희망(希望)'이다.

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 돌단풍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묵데니아 로시이 (올리버) 코이즈미[Mukdenia rossii (Oliv.) Koidz.]다. 속명 '묵데니아(Mukdenia)'는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션양(瀋陽)의 옛이름 '묵던(Mukden)'에 국가나 질병 또는 꽃 이름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는 라틴어 접미사 '-이아(-ia)'가 붙은 것이다. 만저우족(滿洲族)이 세운 허우진(后金, 淸)은 밍(明)나라를 멸망시키고 1625년 랴오양(遼陽)에서 션양으로 천도(遷都)한 뒤 '버드나무 울타리를 둘렀다'는 뜻의 만저우어(滿洲語) '묵던(ᠮᡠᡴ᠋ᡩᡝ᠋ᠨ, Mukden)'으로 이름을 바꿨다. 묵던은 중국식으로 셩징(盛京)으로 불렸다. 션양에 허우진이 세운 궁전이 션양꾸공(瀋陽故宮)인데, 영어명으로는 '묵던 팰리스(Mukden Palace)'다.

종소명 '로시이(rossii)'는 '로시(Rossi)' 또는 '로스(Ross)' 성을 가진 동식물학자나 박물학자(博物學者)의 이름을 따서 유사 라틴어식으로 명명한 것이다.

'올리버(Oliv.)'는 UK 식물학자 대니얼 올리버(Daniel Oliver, 1830~1916)다. '코이즈미(Koidz.)'는 일본의 식물학자 코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 Gen-ichi Koidzumi, 1883~1953)다. 코이즈미는 돌단풍을 1935년에 식물분류지리(植物分類地理, Shokubutsu bunrui chiri, Acta Phytotaxonomica et Geobotanica)에 처음으로 출판했다.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1. 3. 21)

 

국표, 국생정, 국생관 등재 돌단풍의 영문명은 메이플-립 묵데니아(Maple-leaf mukdenia)다. '단풍잎(Maple-leaf) 돌단풍속(mukdenia) 식물'이라는 뜻이다.

일본어판 YList 등재 돌단풍의 일문명(日文名, Japanese name)은 탄쵸우소우(タンチョウソウ, 丹頂草)다. '두루미(丹頂) 풀(草)'이라는 뜻이다. 탄쵸우(丹頂)는 머리 위가 붉은 두루미를 말한다. 꽃이 피는 모습이 탄쵸우즈루(タンチョウヅル, 丹頂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야츠데(イワヤツデ, 岩八手)라는 별명(別名, Synonym)도 있다. 잎 모양이 야츠데(ヤツデ, 八手)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야츠데(八手)는 팔손이나무다.

YList,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돌단풍의 중문명(中文名, Chinese name)은 치예차오(槭叶草)다. '단풍나무 잎(槭叶) 풀(草)'이라는 뜻이다.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1. 3. 21)

 

돌단풍은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중국 동북부 지역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충청도 이북 지역에서 자란다. 주로 깊은 산, 개울 주변 바위틈에서 자란다(국생정).

치예차오(槭叶草)는 중국 지린(吉林), 랴오닝(辽宁) 등지에 분포한다. 조선(朝鲜)에도 분포한다. 중약명(中药名)도 치예차오(槭叶草)다. 별명에는 나바차이(腊八菜), 파샨후(爬山虎) 등이 있다(百度百科).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1. 3. 21)

 

돌단풍의 근경(根莖)은 굵고 잔뿌리가 드물게 나 있으며, 비늘 같은 갈색(褐色) 포(苞)로 덮인다. 꽃대는 곧게 서서 30c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근경의 끝이나 그 근방에서 1~2개씩 비늘잎(苞鱗)에 싸여 나오지만, 여러 개가 한 곳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 긴 엽병(葉柄) 끝에 5~7개로 갈라진 손 모양 겹잎이 달린다. 열편(裂片)은 달걀 모양(卵形) 또는 긴 달걀 모양(長卵形)에 예첨두(銳尖頭)로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고, 털이 없으며, 표면은 윤채(潤彩)가 있다. 잎은 황록색(黃綠色) 또는 연록색(軟綠色)이며, 가을에 단풍이 붉게 물든다.

꽃대는 잎이 없다. 3~5월에 비스듬히 자라서 높이가 30cm에 달하는 꽃대에 흰색 또는 흰색 바탕에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꽃이 원뿔 모양 꽃차례를 형성한다. 꽃받침조각, 꽃잎 및 수술은 각각 6개이다. 꽃받침조각은 난상 긴 타원형(卵狀長楕圓形)에 예두(銳頭)로서 흰빛이 돈다. 꽃잎은 난상 피침형(卵狀披針形)에 예두로서 꽃받침보다 짧고, 꽃받침과 더불어 뒤로 젖혀진다. 수술은 꽃잎보다 약간 짧으며, 1개의 암술이 있다. 씨방은 반하위(半下位)이고 2실이다. 열매는 삭과(蒴果)로서 달걀 모양이다. 삭과는 꽃이 핀 뒤 생겨나 익으면 2개로 갈라지고, 많은 종자(種子)가 들어 있다(국생정).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1. 3. 21)

 

돌단풍의 어린잎과 꽃대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나물로 먹는 돌단풍 잎은 붉은 빛이 많을수록 부드럽고 연한 맛이 난다. 손질할 때에는 한 번 데쳐낸 후 찬물에 담갔다가 조리하면 풋내가 사라져 더욱 맛이 좋다. 돌단풍은 잎과 꽃이 관상 가치가 있어 바위정원에 심거나 수반(水盤)에 관상용으로 심으면 좋다(다음백과).

 

돌단풍(평창 백운산, 2024. 3. 23)

 

돌단풍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데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체내의 노폐물을 빼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독소를 제거하고 체중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어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다음백과).

돌단풍은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수재(收載)되지 않은 본초명(本草名)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돌단풍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돌단풍(충주 연수성당, 2022. 4. 10)

 

돌단풍에는 항암 물질인 트리테르펜(triterpene)의 일종인 alpha,23-isopropylidenedioxyolean-12-en-27-oic acid(IPA)를 함유하고 있다. 이 물질은 자궁암 세포의 세포사멸(apoptosis)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져서 항암제로 개발될 잠재력을 가진 식물이다(국생관).

 

돌단풍(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국표 등재 돌단풍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에는 돌부채손(Mukdenia acanthifolia Nakai) 1종이 있다.

  

돌단풍(삼척 응봉산, 2016. 10. 9)

 

돌부채손(Round-leaf mukdenia, ヒトツバタンチョウソウ, 一つ葉丹頂草, 岩槭叶草)은 북한(北韓, North Korea)의 평안남도(平安南道) 맹산(孟山) 지방에서 자란다. 돌부채손의 잎은 결각(缺刻)이 지지 않는다. 잎에 결각이 지지 않으면 돌부채손, 열편이 5~7개면 돌단풍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돌단풍 내의 변이가 심해 이들이 독립된 종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2021. 3. 25. 林 山. 2024.3.25. 최종 수정

#돌단풍 #돌부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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