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60여 종이 넘는 제비꽃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종류가 많다 보니 야생화 초보자들은 흔하면서도 비슷하게 생긴 제비꽃을 구별하는 것조차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 자생지가 제한되어 있어 보기가 어려운 종들은 처음 만날 때 이름을 몰라서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기도 광릉이나 자리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민둥뫼제비꽃도 그렇다. 민둥뫼제비꽃은 또 줄민둥뫼제비꽃, 흰민둥뫼제비꽃, 태백제비꽃 같은 유사종이 있으니 제비꽃 초보자들에게는 산 넘어 산이다.
민둥뫼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민둥'이라는 접두어는 털이 별로 없어서 붙은 것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토쿠부치아나 바. 타케다나 (마키노) 후미오 마에카와[Viola tokubuchiana var. takedana (Makino) F.Maek.]이다. 영어명은 써니 바이올릿(Sunny violet), 중국명은 펑황진차이(鳳凰堇菜)이다. 일어명은 히나스미레(ヒナスミレ, 雛菫) 또는 죠센히나스미레(チョウセンヒナスミレ, 朝鮮雛菫)이다. 민둥뫼제비꽃을 조선씨름꽃, 양지오랑캐, 양지제비꽃, 거친털제비꽃이라고도 한다.
민둥뫼제비꽃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과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경기도 광릉과 천마산, 남도의 지리산 일대에 자생한다. 양지 혹은 반음지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민둥뫼제비꽃릐 뿌리는 백색이다. 키는 5~8cm 정도이다. 원줄기는 없다. 잎은 삼각상 달걀모양이며 윗부분이 뾰족하고 밑부분은 이저에 가까운 심장저이다. 잎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대개 자줏빛이 돈다. 처음에 나오는 잎은 털이 없으나 나중에 나오는 잎은 흰색 털이 있고, 때로는 표면에 흰색 무늬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화경은 길이 5~8cm로서 자주색 반점이 있으며, 털이 있거나 없다. 꽃은 4~5월에 아주 연한 홍자색으로 핀다. 자세히 보아야 연한 홍자색이지 그냥 언뜻 보면 흰색으로 보인다. 중앙부에는 2개의 포가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넓은 피침형이고, 부속체는 달걀모양으로서 때로는 톱니가 있다. 거(距)는 원주형이다. 열매는 삭과로 난상 타원형이다.
민둥뫼제비꽃의 유사종에는 민둥제비꽃, 줄민둥뫼제비꽃, 흰민둥제비꽃, 태백제비꽃, 털제비꽃 등이 있다. 민둥제비꽃의 학명은 Viola phalacrocarpa f. glaberrima (W.Becker) F.Maek. ex H. Hara이다. 꽃은 4~5월에 붉은 자주색으로 핀다. 전체에 털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키는 15㎝이다. 줄민둥뫼제비꽃의 학명은 Viola tokubuchiana var. takedana f. variegata F.Maek.이다. 민둥뫼제비꽃과 거의 같으나 잎에 보랏빛 줄이 있다. 흰민둥제비꽃의 학명은 Viola tokubuchiana var. takedana f. albiflora이다. 뫼제비꽃에 비해 잎에 털이 없고, 흰색 꽃이 핀다. 태백제비꽃의 학명은 Viola albida Palib.이다. 키는 25㎝이고, 꽃이 흰색이다. 잎 뒷면이 자줏빛이 돌면 민둥뫼제비꽃, 꽃받침잎이 녹색이면 태백제비꽃이다. 털제비꽃의 학명은 Viola phalacrocarpa Maxim.이다. 꽃 색깔이나 키가 거의 민둥제비꽃과 같다. 단지 털이 아주 많다.
2021. 4. 27.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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