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에서 잎이 나올때 밑부분이 안쪽으로 또르르 말려 마치 고깔처럼 보이는 제비꽃이 있다. 바로 고깔제비꽃이다. 이파리의 모양과 홍자색의 꽃색이 고깔제비꽃의 동정(同定, identification) 포인트이다.
고깔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로시 헴슬리(Viola rossii Hemsl.)이다. 영어명은 카니컬-립 바이올릿(Conical-leaf violet), 일어명은 아케보노스미레(アケボノスミレ)이다. 중국명은 랴오닝진차이(遼寧堇菜) 또는 뤄싀진차이(洛氏堇菜)이다. 고깔제비꽃을 고깔오랑캐꽃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즐거운 생각'이다.
고깔제비꽃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과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 산지의 나무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란다.
고깔제비꽃의 근경은 굵으며 마디가 많다. 원줄기는 없다. 뿌리에서 2~5개의 잎이 나오는데, 꽃이 필 무렵 양쪽 밑부분이 안쪽으로 말려서 고깔처럼 되므로 고깔제비꽃이라고 한다. 성숙한 잎은 난상 심장형이고, 끝이 급히 뾰족해진다. 잎의 양면, 특히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탁엽은 서로 떨어지고 피침형이다.
화경은 높이 10~15cm이고, 4~5월에 1개의 홍자색 꽃이 한쪽을 향하여 핀다. 꽃받침조각은 5개인데, 타원형에 둔두이다. 부속체는 둔한 사각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잎은 5장이고, 원두이거나 약간 파진 모양이다. 측열편은 털이 없거나 약간 있다. 거는 짧고 굵으며, 끝이 둥글고 주머니 모양(囊狀)이다. 수술은 5개이고, 1개의 씨방과 1개의 암술대가 있다. 열매는 삭과인데, 타원형이고 갈래로 벌어지며 털이 없다. 열매에는 뚜렷하지 않은 갈색 반점이 있다.
고깔제비꽃의 유사종에는 제비꽃, 둥근털제비꽃, 삼색제비꽃, 흰고깔제비꽃 등이 있다. 제비꽃의 학명은 Viola mandshurica W. Becker이다. 잎 윗부분에 약간 뚜렷하지 않은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짙은 자색 또는 보라색이다. 입술모양꽃부리는 구두주걱모양이고 자색의 줄이 있다.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둥근털제비꽃의 학명은 Viola collina Besser이다. 꽃은 연한 자주색이다. 꽃대에는 퍼진 털이 있고, 꽃받침조각 가장자리, 꽃잎 측열편에도 털이 있다. 열매에는 짧은 털이 밀생한다. 삼색제비꽃의 학명은 Viola tricolor L.이다. 흔히 팬지라고 부르는 꽃으로 북유럽이 원산지이다. 한국에는 1920년대에 들어왔다. 꽃은 흰색, 노란색, 자주색의 3색으로 피지만 원예품종은 단색 또는 오렌지색, 갈청색, 적색, 청색 등 다양하다. 흰고깔제비꽃(Viola rossii Hemsl. f.)은 고깔제비꽃과 비슷하나 꽃이 흰색이다.
봄에 고깔제비꽃의 연한 잎을 삶아 나물로 먹거나 쌈, 겉절이를 해 먹는다.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데친 후 햇볕에 말려 묵나물로 먹기도 한다.
고깔제비꽃의 뿌리는 정혈(淨血), 진해(鎭咳), 진정(鎭靜)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민간에서 부종이나 황달, 이질, 감기, 기침, 부인병, 설사, 종기, 중풍, 태독의 치료에 쓰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2021. 4. 28. 林 山. 2022.7.12.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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