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이 지나면 화려한 독일붓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독일붓꽃이라는 이름은 학명 아이리스 게르마니카 엘.(Iris germanica L.)에서 왔다. 'Iris(아이리스)'는 붓꽃', 'germanica(게르마니카)는 '독일'을 뜻한다. 독일붓꽃을 아이리스(Iris)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300여종에 이르는 붓꽃속 전체를 일컫는 이름이다.
독일붓꽃은 백합목 붓꽃과 붓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저먼 아이리스(German iris) 또는 비어디드 아이리스(Bearded iris)이다. '비어디드(Bearded)'란 ‘수염이 있다’는 뜻인데, 꽃잎에 잔털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명은 더궈위안웨이(德国鸢尾), 일어명은 도이츠아야메(ドイツあやめ, ドイツ菖蒲)이다. 꽃말은 '멋진 결혼', '희소식'이다.
독일붓꽃의 원산지는 유럽 남부 지중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붓꽃(Iris Germanica)은 아이리스 팔리다(Iris pallida)와 아이리스 바리에가타 리니어스(Iris variegata Linnaeus) 사이의 자연 잡종으로 간주된다. 독일붓꽃은 꽃창포[Iris ensata var. spontanea (Makino) Nakai]를 야생종과 교잡, 개량하여 수많은 품종을 개발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수많은 종들을 교잡하고 선발하는 가운데 생겨났기 때문에 꽃색도 다양하고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다. 독일붓꽃은 다양한 품종들이 유럽을 비롯해서 전세계에 퍼져 있고, 한국에도 도입되어 재배되고 있다.
아이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화신이자 신들의 사자 '이리스(Iri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바다의 경이로움을 상징하는 신 타우마스(Thaumas)와 엘렉트라(Electra)의 딸인 이리스는 날개를 달고 항아리를 지닌 모습이다. 이리스는 신들의 신탁을 받을 때마다 스틱스 강에서 물을 길었다. 이 물은 신들의 위증을 감별할 수 있어 어떤 신이라도 거짓말을 하면 일년 동안 의식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바람둥이 신 제우스(Zeus)와 관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헤라(Hera)의 신임을 받아 무지개를 선물로 받았다. 이때 헤라가 땅에 불어넣은 축복의 숨결로 인해 피어난 꽃이 바로 아이리스, 붓꽃이다.
독일붓꽃은 굵은 땅속줄기가 있어 구근식물(球根植物)로도 취급된다. 지하경(地下莖)은 짧고 굵다. 키는 60~90cm 정도까지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30~70cm 정도다. 잎 모양은 칼과 비슷하다.
꽃은 4~6월에 핀다. 야외에서는 6월경 꽃이 핀다.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면서 꽃이 2~4개 정도 달린다. 꽃색은 보라색,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 분홍색, 하늘색, 자주색 등 다양하다. 한국에 자생하는 붓꽃속 식물과 비교하면 꽃이 큰 편이다. 꽃의 지름은 6~8cm이다. 화피(꽃잎)는 6장이다. 바깥쪽 3장의 화피 조각은 무늬가 있으며, 아래로 늘어진다. 밑부분부터 반 정도에 걸쳐서 노란색 수염이 있다. 안쪽 화피 조각은 안으로 굽는다. 꽃잎 가장자리는 레이스 모양을 이룬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방추형이며 3개의 능선이 있다. 길이는 약 4~5cm 정도다. 열매가 익으면 갈색의 종자가 터지면서 나온다.
독일붓꽃은 수백개 이상의 다양한 원예 품종이 있다.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를 가진 꽃을 감상하기 위해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봄부터 여름까지 화사한 색상의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독일붓꽃의 뿌리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은 바이올렛 대용의 향수로 이용되며, 치약이나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향합의 고정제나 린넨 천의 향을 내는 데도 이용된다. 뿌리를 조각하여 묵주를 만들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독일붓꽃의 줄기를 엮어서 초가지붕을 보호하거나 고정시킨다.
2021. 7. 27. 林 山. 2022.6.17.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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