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개미자리 '나는 당신의 것'

林 山 2021. 7. 29. 15:37

꽃이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꽃들이 있다. 개미자리도 그중 하나다. 햇볕이 쨍쨍 내려쬐는 낮에는 꽃잎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꽃을 보기가 더욱 쉽지 않다. 개미자리는 생명력이 어찌나 강한지 도심의 가로수 주변이나 보도 블럭 사이의 척박한 땅에도 뿌리를 내리고 번성한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2)

개미자리는 중심자목 석죽과 개미자리속의 한해살이 내지 두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사기나 저파니카 (스워츠.) 오위[Sagina japonica (Sw.) Ohwi]이다. 영어명은 재퍼니즈 펄워트(Japanese pearlwort, 일본진주풀) 또는 펄워트(Pearlwort, 진주풀)이다. 일어명은 츠메쿠사(つめくさ, 爪草)이다. 중국명은 치구차오(漆姑草, ​本草纲目) 또는 과취차오(瓜槌草, 植物名实图考), 쩬주차오(珍珠草, 滇南本草), 싱슈차오(星宿草, 四川), 르벤치구차오(日本漆姑草), 셴치구차오(腺漆姑草)이다. 개미자리를 개미나물, 수캐미자리라고도 한다. 꽃말은 '나는 당신의 것'이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2)

개미자리라는 이름이 참 앙증맞고 귀엽다. 개미자리는 키도 작고 꽃도 작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개미들이 좋아하는 풀, 또는 개미가 늘 근처에 있다고 해서 개미자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꽃이 작아서 나비나 벌보다는 개미들이 주로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개미들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듯하다.  

 

개미자리의 원산지는 아시아이다.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인도, 네팔, 티벳, 사할린 등 아시아 전역에 분포한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귀화식물이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 정원의 그늘진 곳이나 햇볕이 잘 쬐는 밭이나 길가에서도 자란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2)

개미자리의 키는 2~20c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여러 대가 한 포기로 된다. 줄기 윗부분에만 짧은 샘털이 있고, 다른 부분에는 털이 없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침형이다. 잎 모양은 약간 편평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밑부분은 막질이다. 잎은 서로 합쳐져서 마디를 둘러싸며 짙은 녹색이다.

 

은 4~7월에 흰색으로 핀다. 줄기 위 잎겨드랑이에서 긴 화경이 나와 화경 끝에 각 1송이씩 달리는데, 가지 끝에 취산꽃차례를 형성한다. 꽃받침열편은 5개로 길이 2mm 정도이며, 타원형에 끝이 뭉뚝하고 짧은 샘털이 있다. 꽃잎도 5개이며, 달걀모양이고 갈라지지 않는다. 꽃받침과 길이가 같거나 약간 짧고 원두이다. 수술은 5~10개이다. 씨방은 난상 원형으로서 끝에 5개의 암술대가 있다.

 

열매는 삭과다. 삭과는 난상 구형인데, 꽃받침보다 약간 길고 5개로 깊게 갈라져서 종자가 나온다. 꽃받침은 꽃이 시들어 떨어진 후에도 말라 죽지 않고 남아 있다. 종자는 작고 넓은 달걀모양이다. 종자 전면에는 잔돌기가 산포되어 있고 짙은 갈색이다. 열매는 4~7월에 익는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4)

개미자리의 전초(全草)를 칠고초(漆姑草)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4~7월경의 개화시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혹은 신선한 것으로도 사용한다. 칠창(漆瘡, 옻독), 독창(禿瘡, 머리에 둥근 붉은 점이 생기고 머리털이 빠지는 피부병), 옹종(癰腫), 나력(瘰癧, 결핵성의 경부 림프샘염), 충치, 소아 유종(乳腫, 유선염), 질타내상(跌打內傷) 등을 치료한다. 달이거나 분말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서 환부에 도포(塗布)하거나 즙을 바른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4)

개미자리의 유사종에는 큰개미자리, 긴잎큰개미자리 등이 있다. 큰개미자리(Sagina maxima A.Gray)는 바닷가나 내륙지방의 양지에서 자란다. 줄기는 밀생하고, 상부에 짧은 샘털이 있다. 밑부분의 잎은 밀생하여 방석같다. 잎 모양은 선형, 길이는 2㎝ 이내이다. 긴잎개미자리[Sagina maxima f. longifolia (T.H.Chung) W.T.Lee]는 키가 5~25cm이다. 줄기는 빽빽이 나고 상부에 짧은 샘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며 선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엽병이 없다. 밑부분의 잎은 빽빽이 난다. 흰색 꽃이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꽃대는 샘털이 퍼져 있고, 꽃이 진 후에 곧게 선다.

 

개미자리(충주시 연수동, 2021. 4. 24)
개미자리(충주시 교현동, 2022. 5. 4)

이름에 '개미자리'가 들어가는 갯개미자리속의 갯개미자리[Spergularia marina (L.) Besser]와 유럽개미자리(Spergularia rubra J.Presl & C.Presl), 벼룩이자리속의 관모개미자리(Arenaria capillaris Poir.)와 삼수개미자리[Arenaria stricta var. uliginosa (Schleicher ex Lam. & DC.) B.Boivin], 들개미자리속의 들개미자리(Spergula arvensis L), 나도개미자리속의 나도개미자리[Minuartia arctica (Steven ex Seringe) Graebn.]와 너도개미자리[Minuartia laricina (L.) Mattf.], 차일봉개미자리[Minuartia macrocarpa var. koreana (Nakai) H. Hara] 등은 개미자리의 유사종이 아니다. 

 

2021. 7. 29. 林 山. 2022.6.17. 최종 수정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들빼기  (0) 2021.08.02
봄맞이  (0) 2021.07.30
블루베리(blueberry)  (0) 2021.07.28
독일붓꽃 '멋진 결혼, 희소식'  (0) 2021.07.27
파(蔥)  (0)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