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초순경 출근하려고 아파트 상가를 지나는데, 부동산 사무실 앞에 놓인 참방동사니 화분이 눈에 들어왔다. 전날까지도 보이지 않던 화분이었다. 참방동사니, 방동사니, 금방동사니는 빈번한 교잡으로 인해 구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꽃이삭의 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참방동사니의 꽃이삭은 노란색, 방동사니는 적갈색, 금방동사니는 황갈색이다.
참방동사니, 방동사니, 금방동사니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왕성한 생명력을 가졌기에 시골 농부들에게는 골치 아픈 잡초로 여겨진다. 더구나 냄새도 역겨워 소나 돼지 등 가축들도 먹지 않기에 농촌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는 잡초로 낙인찍혀 보는 족족 뽑히는 신세다. 이런 참방동사니가 여기서는 귀한 화초로 대접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물은 보는 사람, 또는 처지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참방동사니는 사초목 사초과 방동사니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사이페루스 아이리아 린네(Cyperus iria L.)이다. 영어명은 라이스필드 플랫세지(Ricefield flatsedge)이다. 일어명은 고고메가야츠리(コゴメガヤツリ, こごめかやつり, 小米蚊帳吊)이다. 가야(かや, 蚊帳)는 모기장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참방동사니 잎으로 모기장이나 그물 짜듯 얼기설기 엮으며 놀았던 모양이다. 중국명은 수이미수어차오(碎米莎草)이다. 참방동사니를 참방동산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학업의 완성'이다.
참방동사니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타이완,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에 자생한다. 논과 밭 주변이나 볕이 잘 드는 풀밭의 습지에서 잡초로서 흔하게 자란다.
참방동사니의 근경은 없고, 보라색의 수염뿌리가 있다. 키는 20~30cm 정도이다. 줄기는 다소 모여나기하는데, 둔한 삼각기둥 모양으로 밋밋하며 녹색이다. 잎은 줄기 밑부분에 폭 2~6mm인 2~3개의 잎이 어긋나기한다. 줄기와 잎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난다.
꽃은 8~10월에 개화한다. 꽃차례는 길이 5~15cm, 지름 3~10cm로서 줄기끝에 달린다. 포는 4~5개로서 2~3개는 꽃차례보다 길다. 가지는 3~5개로서 긴 것은 길이가 15cm 정도이다. 화수(花穗)는 대개 옆으로 기우는데, 난상 타원형에 길이 5~12mm로서 황색 소수(小穗)가 많이 달린다. 소수는 선상 긴 타원형이며, 길이 5~10mm, 폭 1.5mm정도로서 편평하고 담황색이며 10~20개의 꽃이 달린다. 비늘조각은 넓은 거꿀달걀모양이고 둥근 끝에 뾰족한 돌기가 있으며, 길이는 1.5mm정도이다. 주맥은 녹색으로서 곧추선다. 암술대는 짧고 끝이 3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수과이며, 길이 1mm정도로서 세모지고 비늘조각보다 짧다.
참방동사니의 전초(全草) 또는 뿌리가 붙은 전초를 삼릉초(三楞草)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풍습비(風濕痺, 류머티성 관절염), 전신불수(全身不遂)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삼릉초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2. 1.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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