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왕바랭이

林 山 2022. 1. 3. 11:10

시골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왕바랭이가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는지 알 것이다. 왕바랭이는 도심지 대로변 시멘트 보도 블럭 사이에서 행인들에게 무수히 밟히면서도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출퇴근길에 아침과 저녁으로 만나는 왕바랭이를 볼 때마다 그 왕성하고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곤 한다. 

 

왕바랭이는 바랭이에 비해 억세고 튼실하게 자란다고 해서 '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번식력도 매우 강해서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 그래서 시골 농부들에게는 골치 아픈 잡초로 악명이 높기도 하다. 농부들은 밭에서 모든 잡초를 다 없애도 왕바랭이만은 홀로 살아남는다고 말할 정도다.   

 

왕바랭이(충주시 연수동 예성로 대로변, 2021. 8. 9)

왕바랭이는 화본목 벼과 왕바랭이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엘레우신 인디카 (린네) 가에르트너[Eleusine indica (L.) Gaertn.]이다. 영어명은 인디언 구스그래스(Indian goosegrass), 일어명은 오히시바(オヒシバ, おひしば , 雄日芝)이다. 중국명은 뉴진차오(牛筋草) 또는 시슈아차오(蟋蟀草)이다. 왕바랭이를 우근초(牛筋草), 속자월(粟子越), 왕바래기, 길잡이풀, 왕바랑이라고도 한다.

 

왕바랭이는 북아프리카와 인도가 원산지다. 지금은 전 세계의 온대에서 열대에 걸쳐 널리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다. 주로 밭 근처나 양지쪽 길가, 인가 주변의 빈터에서 자란다.

 

왕바랭이(충주시 연수동 예성로 대로 변, 2021. 8. 10)

왕바랭이의 키는 30~80cm이다. 줄기는 뭉쳐 나서 곧게 선다. 잎은 편평하고 선형이며 밝은 녹색이다. 잎 길이는 15~40cm, 폭은 3~7mm이다. 잎 밑부분 안쪽에는 긴 털이 있다. 잎혀는 길이 1mm정도로서 백색이고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핀다. 원줄기 끝에 산형상 이삭꽃차례가 달린다. 가지는 3~7개로서 길이 7~15cm, 지름 1mm 정도이다. 소수는 녹색에 달걀모양이고, 길이 4~5mm로서 편평하며, 4~5개의 낱꽃이 들어 있다. 가지 한쪽에 2줄로 밀착한다. 포영(苞潁, 잔이삭 밑동에 있는 잎)은 피침형 둔두이다. 첫째 포영은 길이 1.8mm로서 1맥이 있고, 둘째 포영은 길이 2.5mm로서 1맥과 1~2쌍의 측맥이 있다. 호영(護穎, 작은 꽃의 가장 바깥쪽을 싸고 있는 포영)은 넓은 피침형이며, 길이 3~3.5mm로서 3맥이 있다. 내영(內穎, 작은꽃을 감싸고 있는 외영 안쪽의 포)은 길이 2mm정도로서 능선에 잔돌기가 있다. 열매는 영과(穎果)로서 달걀모양이며, 3개의 둔한 능선이 있고, 길이 약 1.5mm이다.

 

  왕바랭이(충주시 연수동 예성로 대로 변, 2021. 8. 10)

왕바랭이는 사료나 퇴비 및 사방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편물의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인도 등에서는 식량이 부족할 때 식용으로 쓰기도 한다. 식용 왕바랭이는 손가락초 또는 손가락기장[Eleusine coracana (L.) Gaertn.]이다. 열대지역에서는 손가락초를 목초로 쓴다.

 

왕바랭이의 전로(全草)를 우근초(牛筋草)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청열이습(淸熱利濕)의 효능이 있어 상서발열(傷暑發熱), 소아급경(小兒急驚, 급성경련), 황달, 이질, 임병(淋病), 소변불리(小便不利) 등을 치료한다. 또 일본뇌염을 예방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우근초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2. 1. 3.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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