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산오이풀

林 山 2022. 1. 10. 15:16

산오이풀은 지리산이나 설악산, 또는 북부지방의 높은 산 중턱 이상에서 자라는 고산성 식물이다. 산오이풀은 오이풀 종류 중에서 꽃이삭이 가장 화려하다. 또, 상당히 강하고 억센 인상을 준다. 산오이풀에서는 시원하고 싱그러운 오이 냄새가 난다. 산오이풀의 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뿌리는 한의학에서 출혈을 멎게 하는 지혈제(止血劑)로 쓰인다. 이처럼 산오이풀은 여러모로 사람에게 이로운 식물이다.       

 

산오이풀(지리산 노고단, 2021. 8. 13)

산오이풀은 장미목 장미과 오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상귀소르바 하쿠사넨시스 마키노(Sanguisorba hakusanensis Makino)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마운튼 버닛(Korean mountain burnet), 일어명은 가라이토소우(カライトソウ, からいとそう, 唐糸草)이다. 꽃말은 '애교'이다. 

 

산오이풀의 근경은 옆으로 뻗고 굵다. 키는 40~80cm 정도이다. 줄기에는 털이 거의 없다. 근생엽은 엽병이 길며 4~6쌍의 소엽으로 구성된 기수1회깃모양겹잎이다. 소엽은 타원형이며 길이 3~6cm, 폭1.5~3.5cm로서 원두에 원저 또는 심장저이다. 잎 표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은 분백색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작은잎자루는 길이 3~7mm이다. 줄기잎은 보다 작으며 뒷면 밑부분에 흔히 복모가 있다.

 

꽃은 8~9월에 가지 끝에 홍자색으로 핀다. 꽃 길이는 4~10cm, 지름은 1cm 정도이다. 긴 원주형의 꽃차례가 밑으로 처지고, 수상으로 다닥다닥 달려서 원주형으로 된다. 위에서부터 피기 시작하며 화경에 밀모가 있다. 꽃받침통은 난상 원형으로서 네모지고, 4개의 열편은 뒤로 젖혀지며, 꽃잎은 없다. 수술은 9~11개이고 길이 7~10mm이다. 수술대는 편평하고 윗부분이 넓으며 홍자색이다. 꽃밥은 마르면 황갈색으로 되며 밑부분이 짙은 갈색이다. 열매는 수과로서 네모진다.

 

산오이풀(지리산 노고단, 2021. 8. 13)

산오이풀은 꽃이 특이해서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어린잎을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무쳐 먹는다. 밀원용으로도 이용한다. 뿌리는 산짐승들이 좋아한다. 

 

산오이풀, 오이풀, 긴오이풀, 큰오이풀, 가는오이풀, 애기오이풀의 뿌리 및 근경(根莖)을 본초명 지유(地楡)라고 한다. 본초학에서 지유는 지혈약 중 양혈지혈약(凉血止血藥)으로 분류된다. 양혈지혈(凉血止血), 해독염창(解毒斂瘡)의 효능이 있어 변혈(便血), 치출혈(痔出血), 혈리(血痢), 붕루(崩漏), 수화탕상(水火燙傷), 옹종창독(癰腫瘡毒) 등을 치료한다. 지유는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종종 사용하는 한약재다. 

 

'동의보감' <탕액편 : 풀>에는 지유에 대해 '성질은 약간 차고[微寒] (평하다고도 한다) 맛은 쓰고 달며 시고[苦甘酸] 독이 없다. 부인의 7상(七傷), 대하, 몸푼 뒤에 어혈로 아픈 것을 낫게 한다. 혈리(血痢)를 멈추고 고름을 빨아내며[排]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 산과 들에서 자라는데 잎은 느릅나무(楡)와 비슷하고 길며 꽃과 씨는 검은 자줏빛이고 약전국과 비슷하기 때문에 일명 옥시라고도 한다. 뿌리의 겉은 검고 속은 붉다. 음력 2월, 8월에 뿌리를 캐 햇볕에 말린다[본초]. ○ 성질은 무겁고 차서[沈寒] 하초에 들어가서 열로 난 혈리(血痢)를 낫게 한다. 하초의 혈풍, 장풍, 설사나 이질로 피를 쏟는 데 반드시 써야 할 약이다. 양(陽) 속에 약간 음(陰)이 있기 때문에 하부의 혈병[下部血]을 낫게 한다[탕액].'고 나와 있다. 

 

산오이풀(지리산 중봉, 2005. 10. 16)  

산오이풀의 유사종에는 오이풀(Burnet-bloodwort, ワレモコウ), 가는오이풀, 자주가는오이풀, 구름오이풀(High-mountain burnet), 긴오이풀(Long-leaf burnet), 두메오이풀(Alpine burnet), 술오이풀, 구슬오이풀(Globular great burnet), 큰오이풀, 흰오이풀 등이 있다. 

 

오이풀(Sanguisorba officinalis L.)은 엽병이 길고, 잎은 1회우상복엽(羽狀複葉)이며, 소엽은 5~11개이다. 꽃은 혈적색이고 이삭꽃차례는 긴 대가 있다. 가는오이풀(Sanguisorba tenuifolia Fisch. ex Link)은 키가 1m 정도로 자란다. 꽃은 흰색이다. 자주가는오이풀(Sanguisorba tenuiflora var. purpurea Trautv. & Mey.)은 경기, 강원, 함남 등지에 분포한다. 꽃이 짙은 적색이다. 구름오이풀(Sanguisorba argutidens Nakai)은 함경남도 이북의 구름이 쉬어가는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키는 60cm 정도이다. 꽃은 흰색이다. 긴오이풀(Sanguisorba longifolia Bertol.)은 속리산 이북의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1m까지 자란다. 줄기 상부에서 가지를 친다. 꽃은 홍자색이다. 오이풀에 비해 꽃이삭이 길고 잎이 다소 좁다. 두메오이풀(Sanguisorba obtusa Maxim.)은 평남, 함북 등지에 분포한다. 꽃은 홍색을 띤 자주색이다. 산오이풀에 비해 키가 다소 작고, 소엽은 짧다. 화수가 위부터 피고 수술이 많다. 

 

술오이풀(Sanguisorba minor Scop.)은 인천의 율도 부근에 분포한다. 12개 이상의 긴 수술대가 있어서 꽃잎 밖으로 길게 늘어진다. 술 모양의 암술머리가 있는 2개의 암술대가 있다. 구슬오이풀[Sanguisorba officinalis var. globularis (Nakai) W.T.Lee]은 지리산, 황해, 평남, 함남 등지에 분포한다. 꽃은 자색이며, 줄기 끝에 길이 1~2cm의 구형의 이삭꽃차례로 달린다. 오이풀에 비해 꽃이삭이 약간 둥글어서 구슬오이풀이라고 한다. 큰오이풀(Sanguisorba stipulata Raf.)은 함북 백두산 고원에 난다. 꽃이 흰색이다. 흰오이풀[Sanguisorba stipulata f. alba (Trautv. & Mey.) Kitam.]은 강원도 설악산, 동강의 강가에 분포한다. 키가 1.5m 내외이다.

 

2022. 1. 10.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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