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수줍음' 태양국(太陽菊, 가자니아)

林 山 2022. 4. 7. 16:44

4월 초가 되자 황금색 태양국(太陽菊, 가자니아)이 활짝 피었다. 태양국은 줄기나 잎에 비해 꽃이 상당히 큰 편이다. 꽃 생김새를 보면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는 형상이다. 또, 태양국은 햇볕이 없으면 꽃잎을 닫아버리는 특징이 있다. 꽃 모양이 태양을 닮았고, 또 태양을 봐야만 꽃잎이 열리는 특성 때문에 태양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태양국(太陽菊, 가자니아, 충주시 교현동 임종헌한의원, 2022. 4. 6)

태양국은 초롱꽃목 국화과 가자니아속(Gazania, 태양국속)의 여러해살이풀 전체를 통틀어서 일컫는 이름이다. 한반도에서는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가자니아 리겐스 (린네) 게르트너[Gazania rigens (L.) Gaertn.]이다. 영어명은 가자니아(gazania) 또는 트레저 플라워(treasure flower, 보물꽃), 메들 플라워(Medal Flower, 훈장꽃)이다. 일어명은 가자니아(ガザニア), 이명에는 쟈노메쿤쇼우기쿠(ジャノメクンショウギク, 蛇の目勲章菊), 군쇼우기쿠(クンショウギク, 勲章菊) 등이 있다. 중국명은 쉰장쥐(勋章菊)이다. 꽃말은 '수줍음'이다. 

 

태양국의 원산지는 남아프리카로 건조한 초원이나 모래 지역에서 자란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탄자니아, 앙골라 등 남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한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 귀화해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지중해,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도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원예가에서 재배한다.

 

태양국의 키는 20~30cm 정도이다. 50cm까지 자라는 종도 있으나 대부분 30cm를 넘지 않는다. 줄기는 약간 옆으로 기울어져 자라기에 넘어지기 쉽다. 기저부 잎은 로제트형이다. 잎은 길쭉한 타원형으로 흰 털이 난다. 잎 표면은 청회색이 난다. 여러 개의 소엽이 불규칙하게 달리는 종도 있다.  

 

꽃은 4~9월에 두상꽃차례로 핀다. 주황색이나 노란색 계통이 가장 많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색이 있다. 꽃 지름은 7~8cm 정도이다. 다른 국화과 꽃처럼 가운데 관상화(管狀花)를 긴 꽃잎의 설상화(舌狀花)가 둘러싼다. 관상화는 대개 노란색이지만, 분홍색이나 붉은색 등의 색을 가진 품종도 있다. 설상화 중앙에 갈색과 흰색의 진한 줄무늬가 선명하게 그려진 품종이 유명하다. 설상화 안쪽에 점박 무늬가 있거나 안쪽의 색만 진한 경우도 있다. 혹은 꽃잎 중앙에서부터 바깥쪽으로 갈수록 색이 옅어지는 경우도 있다. 관상화와 설상화의 경계선 기부에 종종 검은 반점이 있는 종도 있다. 

 

태양국은 태양을 닮은 선명한 색상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실내용 분화로도 많이 심는다. 한반도에서는 겨울철에 실내에서 재배해야 한다. 태양국 가운데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은 클럼핑 가자니아[Clumping gazania, 학명 Gazania rigens (L.) Gaertn. var. rigens]다. 클럼핑 가자니아는 꽃잎 중앙에 선명한 줄무늬가 있는 지름 약 4~8cm의 커다란 꽃이 핀다. 설상화의 안쪽 기저부에는 반점이 있다. 트레일링 가자니아[Trailing gazania, 학명 Gazania rigens (L.) Gaertn. var. leucolaena (DC.) Roessler]도 인기 있는 품종이다. 트레일링 가자니아는 관상화와 설상화가 모두 노란색 또는 등황색이다.

 

태양국 (太陽菊, 가자니아, 충주시 교현동 임종헌한의원, 2022. 4. 6)

태양국의 유사종에는 가자니아 크렙시아나, 가자니아 리네아리스(treasure flower, striped treasure flower), 가자니아 테르말리스 등이 있다. 

 

가자니아 크렙시아나(Gazania krebsiana)는 대서양 연안의 나마비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이어지는 건조 지역인 나마콰랜드(Namakwaland)의 대표적인 야생화다. 꽃은 흰색과 노란색 등 두 가지가 있다. 가자니아 리네아리스(Gazania linearis)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원산지로, 드라켄즈버그산맥의 경사진 초원과 절벽에 자생한다. 봄부터 여름까지 밝은 노란색, 오렌지색 등의 꽃이 핀다. 관상화는 짙은 주황색이나 갈색이다. 설상화 안쪽에는 어두운색의 반점이 있을 수 있다. 가자니아 테르말리스(Gazania thermalis)는 나미비아의 지열습지(Geothermal wetland)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다.

 

2022. 4. 7.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