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초순경 국립수목원을 찾았을 때 정문 근처 화단에 자라는 산조팝나무 꽃이 끝물로 피어 있었다. 조팝나무속 식물은 그 종류가 하도 많아서 구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산조팝나무는 이파리만 잘 관찰하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산조팝나무 이파리가 은행나무 잎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산조팝나무는 장미목 장미과 조팝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스파이리어 블루메이 조지 돈(Spiraea blumei G.Don)이다. 속명 'Spiraea’는 ‘나선(螺旋)’을 뜻하는 그리스어 ‘스페이라(speira)'에서 유래했다. 종소명 'blumei'는 독일계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카를 루트비히 폰 블루메(Karl Ludwig von Blume, 1796~1862)를 기리는 것이다.
산조팝나무의 영어명은 만테인 스파이리어(Montane spirea)이다. 'Montane'은 '산의, 산간 지대의'라는 뜻이다. 일어명은 이와가사(イワガサ, いわがさ, 岩傘)이다. 중국명은 슈츄슈셴쥐(绣球绣线菊)이다. 이명에는 젠주슈셴쥐(珍珠绣线菊), 부싀슈셴쥐(补氏绣线菊) 등이 있다. 산조팝나무를 진주수구(珍珠绣球)라고도 한다. 열매는 산수과(山綉果)라고 한다. 꽃말은 '노련함'이다.
산조팝나무는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남에 주로 자란다. 울릉도에도 분포한다. 산지의 능선 바위 겉에서 때로 작은 군집을 형성하며 자란다. 석회암 지대에도 잘 자란다.
산조팝나무의 키는 1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의 가지에는 털이 없으며, 전년지는 적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달걀꼴에 둔두이고, 원저 또는 넓은 예저이다. 잎 상반부에는 얕은 결각이 있다. 잎 길이는 2~3.5(4)cm, 나비는 2.5~3cm이다. 잎 양면에는 털이 없으며, 잎맥이 돌출하였다. 잎자루에는 털이 없다.
꽃은 5월 중순~7월 말에 흰색으로 핀다. 꽃의 지름은 8mm 정도이다. 산형상 편평꽃차례에 흰색 꽃이 15~20개씩 달린다. 작은 꽃대의 길이는 10mm이다. 꽃받침조각은 끝이 뾰족하고, 길이는 2mm이다. 꽃잎은 둥글고, 길이보다 너비가 넓다. 수술은 꽃잎보다 짧다. 열매는 골돌과이다. 골돌과는 길이 1.5~2mm이며, 복면이 돌출하였다. 종자는 10월에 중순에 성숙한다.
산조팝나무는 잎이 특이하고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 등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새순은 나물로 먹는다. 어린잎을 데친 다음 갖은양념을 해서 무쳐서 먹는다. 다소 생소한 나물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산조팝나무의 뿌리와 뿌리껍질은 마엽수구근(麻葉繡球根), 과실은 마엽수구(麻葉繡球)이라 하며 약용한다. 마엽수구근은 진통(鎭痛), 양혈(凉血), 소종(消腫)의 효능이 있다. 인후종통(咽喉腫痛), 타박에 의한 내상(內傷), 백대(白帶), 창독(瘡毒)을 치료한다. 마엽수구는 복창통(腹脹痛)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나 동의보감에는 마엽수수근이나 마엽수구가 등재되어 있지 않다.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중국의 빠이두백과(百度百科)에는 '뿌리와 과실을 약용한다. 이기진통(理气镇痛), 거어생신(去瘀生新), 해독(解毒)의 효능이 있다. 뿌리 마예슈치우(麻叶绣球)는 조기지통(调气止痛), 산어(散瘀), 이습(利湿)의 효능이 있어 어혈(瘀血), 복창통(腹胀满), 대하병(带下病), 질타내상(跌打内伤), 창독(疮毒) 등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2022. 6. 24.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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