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특별법 제정하라!
윤석열 정부는 전교조 해직교사 명예 당장 원상회복시켜라!
윤석열 정부는 국가폭력 희생 해직교사 원상회복 시켜라!!!!
박순애 장관은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특별법 앞장서라!
전교조 해직교사는 모두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받았다!!!
해직교사 원상회복 위한 특별법 제정 33년 이상 기다렸다!!!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외면한 문재인정권 규탄한다!
전교조 해직교사 원상회복 나몰라라 민주당은 각성하라!
[1인 시위 225 일차 단상] 봄을 기다리며! - 1989년 전교조 해직교사 양운신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도로가 회색이 아니라 검은색이다. 비가 왔다는 뜻이다. 우산 장수에겐 비 오는 날이 좋은 날이리라. 농부에게도 적당한 비는 당연히 반가운 비일 것이다. 생명을 싹틔우고 자라게 하는 비가 아닌가? 인간의 몸도 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오죽하면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말했으랴. ‘비’를 소재로 한 사랑 노래도 많다. 그러고 보면 비는 좋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비’가 반갑지 않다. 수요시위하러 가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해직교사 원상회복을 위해 하는 수요일 시위, 일주일의 기다림 끝에 하는 시위를 비가 방해한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다. 정해진 시위,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비는 더 세차게 내린다. ‘이래도 시위 할래?’, ‘오늘은 쉬어!’하고 내 마음속의 악마가 나에게 속삭이듯 온갖 핑계를 말해주며 유혹한다. 고통 없이 영광 없다. 씨도 뿌리지 않고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를 본 적이 없다. 씨를 뿌리고 열심히 물 주고, 수없이 허리 숙여 풀을 뽑고 햇빛을 기다리고 칠흑의 밤을 보내기를 수없이 반복해도 기대대로 결실을 거두기 어려운 법이거늘! 그게 자연의 섭리이거늘! 그게 세상 이치이거늘! 나는 교육청 앞에 가서 한 시간 서 있기만 하면 되는 일을 피할 순 없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이란 시에서 말한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게다. //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 대추야 /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
여기서 ‘저’를 ‘원상회복’으로 바꿔 본다. <원상회복이 저절로 될 리는 없다. / 원상회복 안에 태풍 몇 개 / 원상회복 안에 천둥 몇 개 / 원상회복 안에 벼락 몇 개 / 원상회복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가서 완성되는 것일게다.~ >
우리에게 아직 원상회복의 봄은 오지 않았다. 얼마일지 모르지만 더 많은 태풍, 더 많은 천둥, 더 많은 벼락, 더 많은 번개가 번쩍이고 다시 칠흑의 밤을 보내고 원상회복이라는 옥동자가 올 것이 틀림 없다.
그 만나본 적도 없는, 얼굴도 모르는 옥동자가 오기 전에 그 옥동자를 맞을 동지들이 먼저 식탁에 은쟁반과 하이얀 모시 수건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기다린다면 옥동자도 설렘에 조금은 더 빨리 달려오지 않을까? 그러면 그때야말로 진정 우리가 기다리는 봄이 아닐까!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 그의 과거와 / 현재와 / 그리고 /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부서지기 쉬운 /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 마음, /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作 <방문객>
혼자 집을 나서서, 빗속을 뚫고 시위 장소인 경기도 고양교육지원청으로 가는 데 자동차에서 나오는 음악은 ‘민들레처럼’이었다. 언제 적 노래인가? 박노해의 시에 곡을 붙인, 지금은 대중 집회에서도 거의 사라진 민중가요다. 그게 귓전에 울리고 있었다.
민들레꽃처럼 살아야한다 / 내 가슴에 새긴 불타는 투혼 / 무수한 발길에 짓밟힌대도 / 민들레처럼 / 모질고 모진 이 생존의 땅에 / 내가 가야 할 저 투쟁의 길에 / 온 몸 부딪히며 살아야한다 / 민들레처럼 //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 / 아 민들레 뜨거운 가슴 // 수천수백의 꽃씨가 되어 / 아 해방의 봄을 부른다 / 민들레의 투혼으로. //
1인 시위하며 젊은 행인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빗속이라 상당히 귀찮은 부탁이었을 텐데 기꺼이 부탁을 들어주었다. 정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를 외쳤다. 집에 와 사진을 유심히 보니 비가 오던 여느 날과는 달리 사진 속 검은 우산에 낙서처럼 하얀 빗금이 그어져 있다. 사선으로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이 우산의 검은 바탕에 하얗게 찍힌 것이다. 폭우에도 차들은 질주하고, 행인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바삐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렇다. 각자의 방향으로! 우리는 우리의 방향으로! 원상회복의 방향으로~. 빗속에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아직도 봄은 오지 않았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투쟁!
2022. 7. 13. 수요일. 교육민주화동지회(교민동) 양운신 올림
2022년 7월 13일 수요일
교육민주화동지회/참교육동지회/전교조 해직교사원상회복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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