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자주받침꽃 '자애(慈愛)'

林 山 2022. 11. 18. 12:21

2022년 6월 중순경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에서 이름도 특이한 자주받침꽃을 만났다. 자주받침꽃은 1957년 하버드대학 아놀드 수목원(The Arnold Arboretum of Harvard University)에서 처음 도입한 귀화식물(歸化植物, naturalized plant)이다. 아놀드 수목원은 USA 최초의 공립 수목원이자 보스톤의 유명한 무료 공원 중 하나다. 이곳은 동양 원산의 관상용 관목(灌木, shrub)과 교목(喬木, arbor)이 대량 수집되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식물표본실에는 주로 동아시아와 뉴기니로부터 온 100만 점 이상의 표본이 소장되어 있다.

 

자주받침꽃(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자주받침꽃은 목련목 받침꽃과 자주받침꽃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칼리칸투스 페르틸리스 월터(Calycanthus fertilis Walter)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Calycanthus floridus L. var. glaucus (Willd.) Torr. & A.Gray가 정명, Calycanthus fertilis Walter는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꽃이 자주색이고, 꽃받침과 꽃잎의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자주받침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꽃말은 '자애(慈愛)'이다. 

 

속명 '칼리칸투스(Calycanthus)'는 '꽃받침(萼)'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칼릭스(calyx)'와 '꽃(花)'의 뜻을 가진 '안토스(anthos)'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종소명 '페르틸리스(fertilis)'는 '다산(多産)의, 열매를 많이 맺는'의 뜻이다. '월터(Walter)'는 영국 태생의 US 식물학자 토머스 월터(Thomas Walter, 1740~1789)이다. 월터는 린네의 분류법을 이용한 북아메리카 최초의 식물학자로서 그의 저서 '플로라 카롤리니아나(Flora Caroliniana)'로 유명하다. 

 

자주받침꽃의 영어명은 스위트 슈럽(sweet shrub)이다. '방향성(芳香性) 관목'이라는 뜻이다. 캐롤라이나 올스파이스(Carolina allspice)라고도 한다. 일어명은 아메리카로우바이(アメリカロウバイ, 米國蠟梅)이다. '아메리카(アメリカ)'는 '미국(米國)', '로우바이(ロウバイ)'는 '납매(蠟梅, 臘梅)'이다. 구로바나로우바이(クロバナロウバイ, 黒花蠟梅), 니오이로우바이(ニオイロウバイ, 匂い蠟梅)라고도 한다. Calycanthus floridus L.의 중국명은 메이궈라메이(美国蜡梅)이다. '메이궈(美国)'는 'USA', '라메이(蜡梅)'는 '납매(蠟梅)'이다. 메이궈샤라메이(美国夏蜡梅)라고도 한다. Calycanthus floridus L. var. glaucus (Willd.) Torr. & A.Gray의 중국명은 꽝예홍(光叶红)이다.   

 

자주받침꽃의 원산지는 조지아 주 등 북아메리카 동부이다. 한강토(조선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에서는 귀화식물이다. 한강토에서는 국립수목원 등에서 재배한다. 중국에서는 쟝시성(江西省) 루샨식물원(庐山植物园)에서 재배하고 있다.

 

자주받침꽃(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자주받침꽃의 키는 2~3m 정도까지 자란다. 일년생 가지는 녹갈색으로서 잔털이 다소 있으며, 껍질눈이 산생(散生)한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난상 타원형이며, 점첨두(漸尖頭)에 예저(銳底) 또는 원저(圓底)이다. 잎 길이는 6~15cm, 너비 3~5cm로서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분백색(粉白色)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살에 투명한 세포가 많다. 엽병(葉柄)은 길이 13mm 정도로서 잔털이 다소 있다. 엽병 표면은 홈이 지고 밑부분이 동아(冬芽)를 둘러싸며, 떨어지면 두드러진 기부(基部)가 동아 밑부분을 둘러싼다.

 

자주받침꽃(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꽃은 5~6월에 녹자색 또는 적갈색으로 핀다. 꽃에서는 강한 향기가 난다. 꽃 지름은 3.5~5cm로서 넓은 편이다. 많은 화피열편(花被裂片)이 꽃받침통의 가장자리에 나선형으로 배열한다. 수술과 암술은 많다. 암술은 통 같은 꽃턱(花托) 안에 들어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 비슷한 거꿀달걀 모양이고, 길이 5~7cm로서 끝이 다소 좁다. 열매에는 많은 종자가 들어 있다.

 

자주받침꽃(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자주받침꽃의 적갈색 꽃은 소박하고 향기로우며, 녹색 잎 사이에서 활짝 피어 매우 아름답고 우수한 관상수로서 공원이나 정원의 큰 나무 아래 심기에 적합하다. 화분에 심어서 베란다나 정원에 배치하면 효과가 매우 좋다. 꽃이 필 무렵에는 적갈색 꽃과 푸른 잎이 향기롭고 환경을 아름답게 하는 동시에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자주받침꽃(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자주받침꽃의 유사종에는 같은 받침꽃과의 납매(蠟梅, 臘梅, 唐梅)가 있다. 납매(Chimonanthus praecox)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 보통 1~2월에 꽃이 피는데, 어떤 품종은 12월에도 핀다. 꽃은 노란색이다. 수술은 5~6개이다. 

 

2022. 11. 18.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