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낙상홍(落霜紅) '명랑(明朗)'

林 山 2022. 11. 19. 21:54

2022년 6월 중순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國立樹木園)을 찾았다. 국립수목원에서 따로 조성한 관목원(灌木園)에는 때마침 흰색과 연분홍색의 낙상홍(落霜紅) 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낙상홍의 꽃은 아주 작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자칫 지나치기 쉽다. 낙상홍은 원산지가 일본(日本)이라서 한강토(韓疆土, 조선반도)에서는 귀화식물(歸化植物, naturalized plant)이다.    

 

낙상홍(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낙상홍(落霜紅)은 노박덩굴목 감탕나무과 감탕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이렉스 세라타 툰베리(Ilex serrata Thunb.)이다. 속명 '이렉스(Ilex)'는 '털가시나무(holm oak)'라는 뜻의 라틴어다. '감탕나무속'을 뜻한다. 종소명 '세라타(serrata)'는 '톱니가 있는' 또는 '개곽향속의 식물(germander)'을 뜻하는 라틴어다. 'serrata'에서 'serra'는 라틴어로 '톱'이라는 뜻이다.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나가사키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낙상홍의 영어명은 재퍼니즈 윈터베리(Japanese winterberry) 또는 파인투쓰 홀리(Finetooth Holly)이다. '재퍼니즈(Japanese)'는 '일본의', '윈터베리(winterberry)'는 '북미산(産) 감탕나무'다. '파인-투쓰(fine-tooth)'는 '미세한 톱니가 촘촘하게 있는 것', '홀리(holly)'는 '잎가에 뾰족한 가시가 돋아 있고, 새빨간 열매가 달리는 나무로 흔히 크리스마스 때 장식용으로 쓰이는 호랑가시나무(西洋柊)'이다. 

 

낙상홍의 일어명은 우메모도키(ウメモドキ, 梅擬き, 梅擬)이다. 잎은 매화잎을 닮고, 꽃도 매화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오바우메모도키(オオバウメモドキ, 大葉梅擬き, 大葉梅擬)는 이명이다. 큰 잎을 가진 우메모도키라는 뜻이다. 꽃과 열매가 흰색인 낙상홍을 시로우메모도키(シロウメモドキ, 白梅擬き, 白梅擬)라고 한다. 

 

낙상홍의 중국명은 뤄샹홍(落霜红)이다. '잎이 떨어지고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붉은 열매가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명에는 잉마오동칭(硬毛冬青), 마오츄즈차오(猫秋子草), 샹홍동칭(霜红冬青), 시치동칭(细齿冬青), 마오즈슈(毛仔树) 등이 있다. 본초명은 뤄샹홍(落霜红) 또는 시예동칭(细叶冬青), 샤오예동칭(小叶冬青), 시마오취안동(细毛全冬, 江西草药), 마오츄즈차오(猫秋子草), 촹차오(疮草, 福建中草药) 등이 있다. 꽃말은 '명랑(明朗)', 일본에서의 꽃말은 '지혜(知恵)'이다. 

 

낙상홍의 원산지는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에서는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는 쩌쟝(浙江)의 칭위안(庆元)과 진윈(缙云), 쟝시(江西), 푸졘(福建)의 난핑(南平), 후난(湖南)의 창샤(长沙), 쓰촨(四川)의 홍야(洪雅), 밍샨(名山), 러샨(乐山), 어메이(峨眉), 싀주(石柱) 등지에 자란다. 한강토에서는 국립수목원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심는다. 

 

낙상홍(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낙상홍의 키는 2~3m 정도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 타원형 또는 난상 타원형이다. 잎 길이는 4~8cm, 너비는 3~4cm 정도이다. 잎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짧은 털이 있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6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핀다. 꽃 지름은 3~4mm이다. 작은 꽃이 산형상(傘形狀)으로 모여 핀다. 꽃잎은 4~5개이다. 열매는 작은 구슬모양으로 지름이 5mm이고 붉은색이다. 종자는 백색으로 6~8개씩 들어 있고, 10월에 성숙한다.

 

낙상홍(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낙상홍은 늦가을에 생기는 앵두처럼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서 수목원이나 공원, 정원 등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분재나 꽃꽂이 재료로도 이용된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에는 뤄샹홍(落霜红)에 대해 '청열해독, 양혈지혈의 효능이 있다. 화상이나 창상출혈, 종기, 궤양, 폐옹의 치료에 쓴다.(清热解毒, 凉血止血.用于烧烫伤, 创伤出血, 疮疖溃疡, 肺痈.)'고 나와 있다. 뤄샹홍은 잎을 쓴다. 

 

2022. 11. 19.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