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실새풀

林 山 2023. 5. 29. 12:49

2022년 9월 중순경 야생화 탐사를 위해 동호회원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남한산(南漢山, 522m)을 찾았다. 남한산성(南漢山城) 북문(北門)인 전승문(全勝門)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남한산 정상에 올랐다. 남한산 정상 기슭 성곽에서 꽃이 활짝 핀 백부자(白附子)를 만났다. 야생화 애호가들에게는 행운이었다. 백부자는 약초꾼에 의한 훼손이 심하여 야생에서 만나기 어려운 식물이기 때문이다. 

남한산을 내려오다가 길가에서 자라고 있는 실새풀을 만났다. 벼과 식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회원으로부터 실새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실새풀은 거의 잡초로 여겨지기에 다른 야생화들에 비해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한다.       

실새풀은 화본목(禾本目) 벼과 산새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다람쥐꼬리새풀, 메뛰기피, 북선메뚜기풀, 새풀, 자주메뛰기피 등의 이명이 실려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다람쥐꼬리새풀이 비추천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실새풀(경기도 광주 남한산, 2022. 9. 17)

국표와 국생정, 일문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실새풀의 학명은 칼라마그로스티스 아룬디나케아 (린네.) 로트[Calamagrostis arundinacea (L.) Roth]이다. 중문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등재 학명은 Deyeuxia pyramidalis (Host) Veldkamp, 중문판 위키백과(维基百科) 등재 학명은 Deyeuxia arundinacea (L.) Beauv.이다. 한중일 식물 분류학자들의 학문적 교류가 필요해 보인다.  

실새풀의 속명 '칼라마그로스티스(Calamagrostis)'는 프랑스 식물학자 미셸 아당송(Michel Adanson, 1727~1806)이 처음 발표했다. '풀(grass), 아마도 지네발새(Dactyloctenium aegyptium)'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칼라마그로스티스(kalamágrōstis)'에서 기원한 고유명사이다. '칼라마그로스티스(kalamágrōstis)'는 '갈대(reed)'라는 뜻의 '칼라마스(kálamos)'와 '풀(grass), 아마도 버뮤다그래스(bermudagrass)'라는 뜻을 가진 '아그로스티스(ágrōstis)'의 합성어이다. 지네발새, 버뮤다그래스와 비슷한 또는 같은 속 식물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아룬디나케아(arundinacea)'는 '아룬디나케우스(arundināceus)'에서 주격 여성 단수형으로 어미 변화가 일어난 라틴어 형용사이다. '아룬디나케우스(arundināceus)'는 '줄기(cane)'라는 뜻의 라틴어 명사 '아룬도(arundō)'에 '닮은(resembling), 형성하는(forming), 속하는(belonging to), ~성질을 가지고 있는(having the nature of)' 등의 뜻을 가진 형용사화 접미사 '-아케우스(-āceus)'가 붙은 라틴어 형용사이다. '-아케우스(-āceus)'는 '~경향이 있는(inclined to)'의 뜻을 가진 형용사화 접미사'-악스(-āx)'와 기원을 가리키는 접미사 '-에우스(-eus)'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줄기가 있는 풀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린네(L.)'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이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로트(Roth)'는 독일의 의사이자 식물학자 알브레히트 빌헬름 로트(Albrecht Wilhelm Roth, 1757~1834)이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실새풀의 영문명은 퍼플 리드그래스(Purple reedgrass)이다. '자주색 (꽃이 피는) 갈대'라는 뜻이다. FOM에 등재된 영문명은 코리언 페더 리그 그래스(Korean feather reed grass)이다. '한강토(조선반도)에 나는 털 갈대'라는 뜻이다.  

국표와 국생정 등재 실새풀의 일문명은 노가리야스(ノガリヤス, 野刈安)이다. '노(野)'는 '들'이다. '효용성이 없는, 쓸모없는'이라는 뜻도 있다. '가리야스(刈安)'는 '일본에서 황색 염료로 이용하기도 하는 억새의 일종(Miscanthus tinctorius)'이다. 국생정에는 사이토우가야(サイトウガヤ, 西塔茅)라는 이름도 실려 있다. 사이토우(西塔)는 교토시(京都市) 동북방 시가현(滋賀県)의 경계에 있는 히에이잔(比叡山)을 세 지역으로 구분한 것 중의 하나라고 한다. '가야(茅)'는 '새(풀)'이다. FOM에 등재된 일문명은 호다치노가리야스(ホダチノガリヤス, 広義)이다.   

FOM과 바이두백과, 위키백과에 등재된 실새풀의 중문명은 예칭마오(野青茅)이다. 위키백과에는 헝리예칭마오(亨利野青茅), 똰셔예칭마오(短舌野青茅), 팡셴예칭마오(房县野青茅), 후베이예칭마오(湖北野青茅), 타이완예칭마오(台湾野青茅), 창쉬예칭마오(长序野青茅) 등의 이명이 실려 있다.  

실새풀은 아시아와 유럽의 온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평지의 풀밭이나 산지의 숲 가에서 흔하게 자란다(국생정). 호다치노가리야스(ホダチノガリヤス)는 일본, 뉴기니, 유라시아에 널리 분포한다(FOM). 예칭마오(野青茅)는 중국 둥베이(东北), 화베이(华北), 화중(华中) 및 샨시(陕西), 깐쑤(甘肃), 쓰촨(四川), 윈난(云南), 구이저우(贵州) 등지에 자란다. 유럽과 아시아 온대 지방에도 분포한다. 해발 360~4,200m 산지의 초원, 숲 가장자리, 관목 지대나 산골짜기의 냇가, 갯벌의 풀숲에 난다(百度百科).  

실새풀의 근경은 짧고, 기부(基部)에 딱딱한 인엽(鱗葉)으로 덮인 싹눈이 있다. 키는 60~150cm 정도이다. 줄기는 가늘고 곧추선다. 엽초(葉鞘)는 털이 있거나 없으며, 가장자리에 긴 털이 있다. 잎은 윗부분이 약간 안으로 말리거나 편평하며 길이 30~60cm, 너비 6~12mm로서 표면에 때로 엽초와 더불어 털이 있다. 잎혀(葉舌) 는 길이 2~9mm로서 막질(膜質)이다. 

꽃은 8~9월에 황록색 또는 자주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길이 10~50cm이고, 가지는 반윤생(半輪生)하며 곧추선다. 소수(小穗)는 넓은 피침형(披針形)에 예두(銳頭)이고, 길이 4~6mm로서 잔점이 있다. 2개의 포영(苞穎)은 길이가 같은 피침형으로 길이 4~6mm이며 뾰족하다. 첫째 것은 1맥, 둘째 것은 3맥이 있고, 맥 위에 잔돌기가 있다. 호영(護穎)은 길이 4~4.5mm로서 끝이 2개로 갈라지고, 길이 5~10mm의 까락은 기부에서 나오며 중간에서 약간 꺾인다. 기반(基盤) 양쪽의 속모(束毛)는 호영보다 길거나 같다. 내영(內穎)은 3맥이 있고, 길이 1.8mm이며, 백색의 막질이다. 수술은 3개이고, 꽃밥은 길이 2mm이다. 

실새풀은 사료 및 제지 원료로 쓰인다(국생정). 개화 전까지 소가 잘 먹어 목초로 쓰이고 퇴비로도 이용된다. 지붕 만드는 데 이용되기도 하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우리 주변 식물 생태도감). 예칭마오(野青茅)는 산간 지역에서 겨울 풀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다. 모든 종류의 가축이 즐겨 먹는 풀이다. 건초로 만들면 모든 종류의 가축이 더 즐겨 먹는다(百度百科). 

국표 등재 실새풀의 유사종 자생식물에는 낭림새풀(Calamagrostis subacrochaeta Nakai), 들새풀[Calamagrostis heterogluma (Nakai) Honda], 라프랜드새풀[Calamagrostis lapponica (Wahlenb.) Hartm.], 백산새풀(Calamagrostis angustifolia Kom.), 붕겐새풀(Calamagrostis bungeana Petrov), 사할린새풀(Calamagrostis sachalinensis F.Schmidt), 산새풀[Calamagrostis purpurea (Trin.) Trin.], 제주새풀[Calamagrostis arundinacea (L.) Roth var. inaequgta Hack.], 큰산새풀[Calamagrostis langsdorffii (Link) Trin. var. ramosa (Nakai) Nakai], 갯조풀[Calamagrostis pseudophragmites (Haller f.) Koeler], 북선메뛰기피(Calamagrostis monticola Petrov ex Kom.), 산조풀[Calamagrostis epigejos (L.) Roth], 야지피[Calamagrostis neglecta (Ehrh.) P.Gaertn. & B.Mey. & Schreb. var. aculeolata (Hack.) Miyabe & Kudô] 등 13종이 있다.   

낭림새풀(Nangrim reedgrass)의 원산지는 한강토이다. 낭림산에서 자란다. 키는 70cm~1.5m이다. 줄기는 마디 근처에 자줏빛이 돌고, 마디 밑에는 밑을 향한 털이 있다. 잎은 길이 25㎝, 너비 5㎜이다. 소수는 길이 3㎜로서 자줏빛이 돈다. 들새풀(Heteroglumous reedgrass, チョウセンノガリヤス)은 제주, 경남(지리산), 전남(백운산), 강원(금강산, 설악산), 평북(묘향산), 함북에 난다. 중국 동북 지방에도 분포한다. 키는 40~65cm이다. 줄기는 모여 나고 곧추 선다. 잎은 선형으로 길이 3~30cm, 너비 1.5~7mm이며 끝은 점차 좁아져 뾰족하다. 꽃은 8~9월에 흰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로 달리며, 꽃차례는 길이 6~18cm이다. 라프랜드새풀(Lapland reedgrass, Calamagrostide de lapponie, コガリヤス, 小刈安, 欧野青茅)의 원산지는 중국, 몽골, 러시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US, 캐나다, 그린란드 등이다. 한강토에서는 북부의 건조한 산지의 경사면에 난다. 키는 30cm~1m이다. 줄기는 밀생한다. 잎몸은 납작하고 길이 30㎝, 너비 3~5㎜이다. 꽃은 7~8월 원뿔 모양 꽃차례에 달리고, 길이 5~15㎝로서 밀착하며, 소수는 피침형이고 길이 5㎜이며, 자갈색 또는 연두색이다. 백산새풀(Narrow-leaf reedgrass, ハクトウイワガリヤス)의 원산지는 한강토, 몽골, 러시아이다. 한강토에서는 함북 백두산 지역에 난다. 키는 65cm~1m이다. 잎은 선형으로 길이 30cm, 너비 2~5mm이고, 양쪽 맥 위에 잔돌기가 있다. 꽃은 8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로 달리며, 꽃차례는 길이 10cm 이상이고, 가지에 잔 돌기가 있다. 소수는 길이 3~3.2mm의 좁은 피침형으로 밀착한다. 붕겐새풀(Bunge's reedgrass)는 한강토 북부에 자란다. 키는 40~50㎝이다. 줄기는 가냘프고, 가지를 치지 않는다. 잎몸은 폭 2mm로 접히고, 잎혀는 길이 4.5mm 가량으로 막질이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타원형으로 밀착하고, 낱꽃은 다수이다. 소수는 길이 4.5mm로 광택이 나고 황적색이다.   

사할린새풀(Sakhalin reedgrass, タカネノガリヤス, 高嶺野刈安, オノエガリヤス)의 원산지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북부~중부, 시코쿠(四国) 이시즈치산계(石鎚山系), 쿠릴열도(千島列島), 사할린, 캄차카, 하바로프스크 등이다. 한강토에서는 북부 고산 지대의 풀밭에 난다. 키는 30~60㎝이다. 줄기는 밀생한다. 잎몸은 길이 10~30㎝, 너비 3~6㎜이고 양면에 털이 없다. 원뿔 모양 꽃차례의 길이는 5~10㎝이고, 소수는 피침형으로 길이 3.5~5㎜이다. 산새풀(Langsdorf’s reedgrass, イワノガリヤス, 大叶章)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 중국, 몽골, 러시아, 유럽, 북아메리카이다. 한강토에서는 강원도 이북의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80cm~1.5m이다. 줄기는 군생하고 곧추서며 털이 없다. 가지는 가늘고 끝이 처지며 거의 돌려 붙는다. 잎은 분록색으로 납작하고 길이 20~35cm, 너비 3~8mm로서 털이 없거나 껄끄럽다. 꽃은 8월에 자주색 또는 녹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길이 10~25cm로서 끝이 처지고, 달걀 모양 또는 피침형이며, 가지가 반윤생하고 거칠다. 소수는 적자갈색 또는 연한 녹색이다. 제주새풀(Jeju purple reedgrass)은 한강토 전국 산지에 분포한다. 키는 60cm~1.5cm이다. 잎은 약간 말리거나 편평하며 길이 30~60cm, 너비 6`12mm로서 표면에 때로 엽초와 더불어 털이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원뿔 모양 꽃차례는 길이 10~50cm이고, 가지는 반윤생한다. 화경이 가늘고 꽃차례가 연한 녹색이며, 첫째 포영의 끝이 꼬리처럼 길어진다. 큰산새풀(Branching reedgrass)은 강원도 오대산, 금강산, 설악산 일대에서 자란다. 키는 80cm~1.5m 정도이다. 가지가 많이 있다. 꽃대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분녹색이며 길이 20~35㎝, 너비 3~8㎜로서 편평하다. 잎혀는 달걀 모양이며 길이 4~10mm로서 둔두이다. 꽃은 8월에 피고, 꽃차례는 길이 10~25cm로서 끝이 처지며, 달걀 모양 또는 피침형이고, 가지가 반윤생하며 거칠다. 소수는 적자갈색 간혹 연한 녹색이다.   

갯조풀(Coastal small reedgrass, ホッスガヤ, 払子茅, 假苇拂子茅)의 원산지는 한강토, 일본(홋카이도, 혼슈 긴키 지방 이동, 규슈), 중국, 몽골, 러시아, 부탄, 인도(다질린),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크스탄, 우즈베키스탄, 남서아시아, 유럽이다. 키는 1~1.5m이다. 잎은 회록색으로서 길이 10~30㎝, 너비 3~7㎜이다. 꽃은 7~8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끝이 처지고 길이 20~30cm로서 달걀 모양 또는 피침형이고 가지가 반윤생한다. 북선메뛰기피(Alpine reedgrass)의 줄기는 가늘고 부드러우며 하나 혹은 두개의 마디를 가지고 직립한다. 키는 40~60cm이다. 칼날 같은 소엽(小葉)은 가늘고 푸른빛을 띤 회녹색이며, 선형으로 편평하거나 말리고, 폭 3~5m로 거칠다. 원뿔 모양 꽃차례는 길이 8~10cm, 너비 15~15mm이고 직립하며 퍼진다. 꽃은 푸른빛을 띤 자주색이다. 가지는 반윤생하고, 짧고 거칠며, 2~10개의 낱꽃이 달린다. 산조풀(Wood small reed, chee reedgrass, feather reed grass, ヤマアワ, 山粟, 拂子茅)은 일본, 중국, 러시아, 아시아 서남부, 유럽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에 분포한다. 키는 60cm~1.5m이다. 잎은 납작하며 안쪽으로 말리고, 길이 20~40cm, 너비 3~4mm이며, 표면과 가장자리는 거칠고, 뒷면은 밋밋하다. 꽃은 6~7월에 피고, 원뿔 모양 꽃차례는 길이 15~20cm로서 짧은 가지들이 갈라져 소수가 밀착하기 때문에 원주형에 가까우며, 연한 녹색에 자줏빛이 돈다. 야지피(Slim-stem reedgrass, チシマガリヤス)는 한강토 북부 고산 지대에서 자란다.  40cm~1m이다. 잎은 녹색이며, 안으로 말리고 길이 10~20㎝, 너비 2~5㎜로서 양면이 꺼칠꺼칠하다. 꽃은 7~8월에 피고, 원뿔 모양 꽃차례는 좁은 달걀 모양으로 밀착되며, 길이 7~15㎝이고 곧게 선다. 가지는 반윤생하고 털이 있으며, 소수는 연한 녹색으로서 대개 자줏빛이이 돈다. 

 

국표 등재 실새풀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바늘새풀 '오버댐'(Calamagrostis × acutiflora 'Overdam'), 실새풀 '칼 포에스터'(Calamagrostis × acutiflora 'Karl Foerster') 등 2종이 있다. 설명은 생략한다. 

2023. 5. 29.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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