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 36세)가 2023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5,652만 달러, 약 736억 원) 남자 단식 3회전을 통과 타이틀 방어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톱 시드의 강력한 우승 후보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1위, 20세)도 2회전을 통과 생애 첫 윔블던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2023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하며 GOAT(Greatest Of All Times, 역대 최고)에 등극했던 조코비치는 6월 25일 영국 런던의 더 퀸스 클럽에서 열린 ATP 투어 신치 챔피언십서 우승한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20세)에게 다시 1위 자리를 내주고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7월 8일 오전 1시 25분(한강토 시간) 런던 윔블던 처치 로드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 88위, 38세)를 2시간 7분만에 3-0(6-3, 6-1, 7-6)으로 물리쳤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351번째 그랜드 슬램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센터 코트 10년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바브링카와 27번 대결한 바 있는 조코비치는 거의 4년 만에 이번 대회에서 다시 그를 만났다.
1세트는 조코비치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킨 뒤 상대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게임 스코어 5-2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바브링카는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따라붙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조코비치는 위너 두 개를 성공시키며 서브 게임을 지켜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機先)을 제압(制壓)했다.
바브링카의 선공으로 시작된 2세트에서는 챔피언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상대의 서브 게임 2개를 연달아 브레이크한 조코비치는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바브링카는 서브 게임을 하나 지켜 1-4로 추격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조코비치는 두 게임을 연달아 잡아 2세트를 6-1로 따내고 승기(勝機)를 잡았다.
챔피언의 선공으로 시작된 3세트에서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대접전이 벌어졌다. 두 선수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굳게 지키면서 게임 스코어 1-1, 2-2, 3-3, 4-4, 5-5에 이어 6-6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승부는 결국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1-1, 3-3에 이어 5-5까지 가는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챔피언 편이었다. 조코비치는 바브링카의 범실 하나에 힘입어 내리 2점을 따내 3세트를 7(7)-6(5)으로 힘겹게 이기고 4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으로 GOAT에 등극한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를 제패하면 윔블던 5연속 우승 기록과 함께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1년 동안 호주 오픈과 롤랑 가로스, 윔블던 챔피언쉽, US 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대기록이다. 조코비치가 올해 과연 54년 만에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자 단식에서는 1969년에 로드 레이버가 마지막으로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현재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로저 페더러(스위스, 은퇴, 41세)가 보유하고 있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총 8번 우승했으며, 2003년부터 2008년 대회까지 연속 5회 제패 기록을 갖고 있다. 비외른 보리(스웨덴, 은퇴, 67세)도 1976년부터 1980년 대회까지 5연속 우승했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보리, 페더러의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챔피언은 "스탄이 여러 번의 (무릎과 발) 수술을 받고도 그 나이에 여전히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우리는 둘 다 노장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과 싸우는 것은 놀랍고, 영감을 준다. 앤디 머리와 마찬가지로 스탄은 지난 몇 년 동안 재활을 위해 노력하면서 순위가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선수로서 스탄을 많이 존경하고, 그를 정말 사랑한다. 스탄은 매우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가 남은 시즌 동안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바브링카를 칭찬했다.
잔디 코트에서 30연승을 달성한 조코비치의 4회전 상대는 17번 시드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 18위, 26세)이다. 후르카츠는 3회전에서 14번 시드 로렌초 무세티(이탈리아, 16위, 21세)를 3-0(7-6, 6-4, 6-4)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조코비치-후르카츠 전은 7월 9일에 열린다.
후르카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조코비치는 "이제 다음 경기를 위해 체력과 정신력을 모두 집중해야 한다. 후비(Hubie, 후베르트)는 엄청나게 강력한 서브를 가지고 있으며, 큰 경기에서 매우 강하다. 내 생각은 오직 그에게만 향하고 있다. 나는 항상 더 잘 경기할 수 있다. 나는 항상 더 높이 올라가 더 나은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몇 가지 장기(長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바브링카 전에 앞서 밤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는 톱 시드의 강력한 우승 후보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1위, 20세)가 2시간 33분 만에 알렉상드르 뮐러(프랑스, 84위, 26세)를 3-0(6-4, 7-6, 6-3)으로 제압하고 뒤늦게 3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제 2의 라파엘 나달' 알까라스의 3회전 상대는 25번 시드의 니콜라스 제리(칠레, 28위, 27세)다. 제리는 2회전에서 제이슨 쿠블러(호주, 77위, 30세)를 3-1(7-5, 5-7, 6-3, 6-4)로 이기고 올라왔다. 알까라스-제리 전은 7월 8일 밤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 메인 이벤트로 열린다.
2023 윔블던 최대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조코비치-알까라스의 리턴 매치 성사 여부다. 알까라스는 직전 대회인 2023 프랑스 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1-3(3-6, 7-5, 1-6, 1-6)으로 패한 바 있다. 당시 알까라스는 3세트 초반부터 온몸에 경련과 쥐가 나면서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져 조코비치에게 무력하게 무너졌다. 조코비치-알까라스의 리턴 매치가 이루어질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알까라스는 2022 윔블던 센터 코트 데뷔전에서 야닉 시너(이탈리아, 8위, 21세)에게 패한 것을 두고 "여기서 이번에는 승리를 거두며 다시 뛸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면서 "멋진 감정을 가지고 대회를 잘 시작하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하다. 잔디 코트에서 정말 정말 잘 경기하고 있다. 나는 다른 선수들처럼 경험이 풍부한 선수는 아니지만 잔디 코트에서 뛰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알까라스는 이어 "나는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면서 "오늘 나는 잔디 코트에서 최고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다. 나는 항상 내 자신에게 '완벽한 경기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너는 항상 더 잘할 수 있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밤 9시 3번 코트에서 벌어진 3회전에서는 8번 시드 야닉 시너(이탈리아, 8위, 21세)가 캉탱 알리스(프랑스, 79위, 26세)를 3-1(3-6, 6-2, 6-3, 6-4)로 격파하고 4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시너의 4회전 상대는 다니엘 일라히 갈란(콜롬비아, 85위, 27세)이다. 갈란은 3회전에서 미카엘 이메르(스웨덴, 59위, 24세)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6-2, 6-7, 7-6, 3-6, 6-1)로 힘겹게 이기고 올라왔다. 시너-갈란 4회전 경기는 7월 9일에 열린다.
7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7위, 25세)도 다비드 고팽(벨기에, 126위, 32세)을 3-1(6-3, 6-7, 7-6, 6-2)로 격파하고 4회전에 올라갔다. 루블레프의 4회전 상대는 23번 시드 알렉산드르 부블리크(카자흐스탄, 26위, 26세)이다. 루블레프-부블리크의 4회전 경기는 7월 9일 열린다.
2021 US 오픈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3위, 27세)는 2번 코트에서 열린 2회전에서 아드리앙 마나리노(프랑스, 35위, 35세)를 3-0(6-3, 6-3, 7-6)으로 제압하고 3회전에 진출했다. 메드베데프의 3회전 상대는 마르톤 퍼소비치스(헝가리, 67위, 31세)다. 퍼소비치스는 2회전에서 마르코스 기론(US, 65위, 29세)을 3-1(7-6, 6-3, 4-6, 6-4)로 누르고 올라왔다. 메드베데프-퍼소비치스의 3회전 경기는 7월 8일 밤 9시 1번 코트에서 열린다.
5번 시드 '스몰 3'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 24세)는 센터 코트에서 열린 2회전에서 왕년의 '빅4' 앤디 머리(UK, 40위, 36세)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7-6, 6-7, 4-6, 7-6, 6-4)로 힘겹게 물리치고 3회전에 올라갔다. 치치파스의 3회전 상대는 라슬로 제레(세르비아, 60위, 28세)다. 치치파스-쉘튼의 3회전 경기는 7월 8일 밤 9시 2번 코트에서 열린다.
2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는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2위, 26세)가 와타누키 요스케(綿貫陽介, 일본, 115위, 25세)를 3-1(6-4, 5-7, 6-2, 6-2)로 꺾고 3회전에 올라갔다. 즈베레프의 3회전 상대는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38위, 27세)다. 베레티니는 2회전에서 알렉스 드 미노(호주, 17위, 24세)를 3-0(6-3, 6-4, 6-4)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즈베레프-베레티니의 3회전 경기는 7월 9일 오전 12시 15분 1번 코트에서 열린다.
6번 시드 홀게르 루네(덴마크, 6위, 20세)는 로베르토 카르바예스 바에나(에스빠냐, 57위, 30세)를 3-0(6-3, 7-6, 6-4)으로 제압하고 3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루네의 3회전 상대는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에스빠냐, 34위, 24세)이다. 루네-포키나의 3회전 경기는 7월 8일 오후 8시 15분 3번 코트에서 열린다.
7월 8일 늦은 밤 11시 2번 코트에서는 10번 시드 프랜시스 티아포(US, 10위, 25세) 대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24위, 32세)의 3회전 경기가 열린다. 2023 윔블던은 야간통행 금지 규칙으로 인해 경기 일정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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