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시드의 강력한 우승 후보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1위, 20세)가 2023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5,652만 달러, 약 736억 원) 남자 단식 3회전을 통과 생애 첫 윔블던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이날 센터 코트 로열 박스에는 그랜드 슬램 여자 단식 12회와 복식 16회, 혼합 복식 11회 타이틀에 빛나는 레전드 오브 레전드 빌리 진 킹, 1976 롤랑 가로스 여자 단식 우승자 수 바커, 그랜드 슬램 남자 단식 6회 우승자 스테판 에드베리, 3회 우승자 얀 코데시 등 테니스계의 전설들이 입장해 세계 1위 알까라스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로열 박스에는 또 '그라운드 위의 신사'라는 명예로운 별명에 빛나는 UK 축구 전설 게리 리네커, 올림픽 조정 5연속 금메달리스트 스티브 레드그레이브, 잉글랜드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레아 윌리엄슨, 스코틀랜드 육상 중장거리 스타 에일리시 맥콜건 등의 모습도 보였다.
2023 윔블던 최대 관심사는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 36세)와 알까라스의 리턴 매치 성사 여부다. 조코비치는 먼저 16강전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알까라스는 직전 대회인 2023 프랑스 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1-3(3-6, 7-5, 1-6, 1-6)으로 패한 바 있다. 당시 알까라스는 3세트 초반부터 온몸에 경련과 쥐가 나면서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져 조코비치에게 무력하게 무너졌다.
'제 2의 라파엘 나달' 알까라스는 7월 8일 밤 9시 30분(한강토 시간) 런던 윔블던 처치 로드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메인 이벤트로 열린 경기에서 25번 시드의 니콜라스 제리(칠레, 28위, 27세)를 3시간 56분 만에 3-1(6-3, 6-7, 6-3, 7-5)로 격파하고 16강이 겨루는 4회전에 올라갔다.
1세트는 알까라스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두 선수는 서브 게임을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에 이어 3-3까지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알까라스는 제리를 3게임에 묶어놓은 채 내리 3게임을 이겨 1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상대의 기선(機先)을 제압했다. 제리는 8번째 게임을 브레이크당한 뒤 듀스로 이어진 9번째 게임에서 세트 포인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망치는 원인이 되었다.
2세트는 제리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반격에 나선 제리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알까라스의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게임 스코어 4-1로 앞서가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에 뒤질세라 알까라스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제리의 서브 게임 하나를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4-4로 따라붙었다. 이후 두 선수는 5-5에 이어 6-6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간 승부에서도 예측불허(豫測不許)의 접전이 이어졌다. 두 선수는 접전을 벌이며 1-1, 2-2, 3-3, 4-4, 5-5에 이어 6-6까지 초박빙(超薄氷)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제리는 알까라스의 포스드 에러(Forced Error) 2개에 힘입어 2세트를 7(8)-6(6)으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알까라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3세트는 1세트와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었다. 알까라스는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순식간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제리는 에이스 3개를 작렬시키며 8번째 게임을 지켜 3-5로 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알까라스는 트리플 세트 포인트를 잡은 9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여유있게 지켜 3세트를 6-3으로 따내고 다시 앞서갔다. 세트 스코어는 2-1.
제리의 선공으로 시작된 4세트는 2세트처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제리는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고 게임 스코어 4-1로 앞서가며 전세 역전(戰勢逆戰)을 시도했다. 하지만, 알까라스도 제리의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게임 스코어 4-4에 이어 5-5로 추격했다. 동점 만들기에 성공한 알까라스는 제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마지막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세트를 7-5로 따내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제리는 에이스(15-12)와 더블 폴트(3-7), 첫 서브 성공률(74%-62%), 위너(48-41)에서는 오히려 알까라스를 앞섰다. 반면에 알까라스는 첫 서브 득점률(77%-72%)과 리시브 포인트(56-49), 서비스 포인트(102-93), 브레이크 포인트 획득률(36%-29%)에서 앞서는 한편 두 번째 서브 득점률(59%-39%)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제리는 상대보다 무려 16개나 더 많은 46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알까라스의 4회전 상대는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38위, 27세)다. 베레티니는 3회전에서 차세대 주자로 일컬어지던 강호(強豪)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2위, 26세)를 3-0(6-3, 7-6, 7-6)으로 물리치고 올라왔다. 알까라스-베레티니의 4회전 경기는 7월 10일에 열린다.
알까라스는 지난 2월에 열린 리우 오픈에서도 제리를 2-1(6-7, 7-5, 6-0)로 이긴 바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알까라스는 "정말 정말 힘들었다. 니코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그는 정말 잘 경기를 잘한다. 우리는 전에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경기도 매우 힘들었다. 그는 대회에서 우승을 할 자격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3회전을 통과하기 위해 뛰었던 경기력 수준에 정말 만족한다. 그리고 우리 둘 다 관중들로부터 받은 뜨거운 응원에 대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 알까라스는 "핵심은 항상 집중하는 것이었다. 기회가 있을 줄 알았다. 3세트에서 그는 쉬운 공을 놓쳤고, 나는 그 덕분에 이겼다. 그것은 정말 아슬아슬했다. 그는 대단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을 항상 믿고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1 US 오픈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3위, 27세)는 7월 8일 밤 9시 1번 코트에서 열린 3회전에서 보디빌더 테니스 스타 마르톤 퍼소비치스(헝가리, 67위, 31세)를 3-1(4-6, 6-3, 6-4, 6-4)로 물리치고 16강이 겨루는 4회전에 올라갔다. 메드베데프도 알까라스, 조코비치와 함께 이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메드베데프의 별명은 '문어(Octopus)'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198cm의 장신에서 터져나오는 날카롭고 빠른 서브를 구사하는 카운터펀처에 디펜시브 베이스라이너다. 그는 큰 키에 팔이 길어서 스트로크로 커버하는 범위가 매우 넓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문어'다.
메드베데프에게는 '불쉿 러시안(Bullshit Russian)'이라는 별명이 하나 더 있다. 직역하면 '지랄 러시아인'이라는 뜻이다. 2018년 3월 메드베데프와의 대결에서 패한 '스몰 3'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 24세)가 분풀이로 상대에게 '불쉿 러시안'이라고 도발했다. 이에 메드베데프가 카메라 앞에서 온갖 험한 말로 항의하면서 '불쉿 러시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메드베데프는 "힘든 경기였다. 마르톤은 잔디 코트에서 경기를 잘 한다. 그는 윔블던에서 8강전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나는 아직 여기서 8강전에 오르지 못했다. 잘 해내야 할 큰 동기가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의 4회전 상대는 이르지 레헤치카(체코, 37위, 21세)다. 레헤치카는 3회전에서 16번 시드의 토미 폴(US, 15위, 26세)을 풀 세트 접전 끝에 3-2(6-2, 7-6, 6-7, 6-7, 6-2)로 힘겹게 물리치고 올라왔다. 메드베데프-레헤치카의 16강전은 7월 10일에 열린다.
5번 시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는 7월 8일 밤 9시 2번 코트에서 열린 3회전에서 라슬로 제레(세르비아, 60위, 28세)를 3-0(6-4, 7-6, 6-4)으로 완파하고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치치파스의 4회전 상대는 크리스토퍼 유뱅크스(US, 43위, 27세)다. 유뱅크스는 3회전에서 크리스토퍼 오코넬(호주, 73위, 29세)을 3-0(7-6, 7-6, 7-6)으로 격파하고 올라왔다. 치치파스-유뱅크스의 4회전 경기는 7월 10일에 열린다.
6번 시드 홀게르 루네(덴마크, 6위, 20세)는 풀 세트 접전 끝에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에스빠냐, 34위, 24세)를 3-2(6-3, 4-6, 3-6, 6-4, 7-6)로 물리치고 4회전에 올라갔다.
7월 8일 늦은 밤 11시 2번 코트에서 열린 10번 시드 프랜시스 티아포(US, 10위, 25세) 대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24위, 32세)의 3회전 경기는 디미트로프가 세트 스코어 2-0(5-2, 6-3), 3세트 게임 스코어 1-2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야간통행 금지 규칙에 따라 순연되었다. 2023 윔블던은 야간통행 금지 규칙으로 인해 경기 일정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7월 9일부터는 남자 단식 16강전이 벌어진다. 밤 9시 5분 2번 코트에서는 26번 시드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 27위, 24세) 대 로만 사피울린(러시아, 92위, 26세),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는 7번 시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7위, 25세) 대 23번 시드 알렉산드르 부블리크(카자흐스탄, 26위, 26세), 10시 15분 1번 코트에서는 8번 시드 야닉 시너(이탈리아, 8위, 21세) 대 다니엘 일라히 갈란(콜롬비아, 85위, 27세)의 16강전이 열린다. 7월 10일 오전 12시 15분 센터 코트에서는 메인 이벤트 2번 시드 노박 조코비치 대 17번 시드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 18위, 26세)의 16강전이 열린다.
#윔블던 #알까라스 #메드베데프 #조코비치 #치치파스 #즈베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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