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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윔블던] 女 우승 후보 이가 슈피온텍 준준결승 진출, 벤치치 2-1 격파

林 山 2023. 7. 10. 07:36

우승 후보 0순위 이가 슈피온텍(폴란드, 세계 1위, 22세)이 2023 윔블던 챔피언쉽(총상금 5,652만 달러, 약 736억 원) 여자 단식 16강전을 통과해 이 대회 첫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   

2020, 2022 롤랑 가로스, 2022 US 오픈, 2023 롤랑 가로스 챔피언 슈피온텍은 이번 대회에서도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다. 2018 윔블던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슈피온텍은 프로 입문 이후 윔블던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슈피온텍이 윔블던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은 2021 대회 4회전 진출이다. 이번 대회에서 슈피온텍이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네트로 달려들며 포핸드 스트로크 공격을 퍼붓는 세계 1위 이가 슈피온텍

슈피온텍은 7월 10일 오전 12시 15분경(한강토 시간) 센터 코트에서 열린 4회전에서 3시간 3분에 걸친 혈투(血鬪) 끝에 벨린다 벤치치(스위스, 14위, 26세)에게 2-1(6-7, 7-6, 6-3) 역전승을 거두고 8강이 겨루는 준준결승에 올라갔다.  

1세트는 슈피온텍의 선공(先攻, 서브 게임)으로 시작됐다. 슈피온텍과 벤치치는 경기 초반부터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接戰)을 벌였다. 두 선수는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키며 게임 스코어 1-1, 2-2, 3-3, 4-4, 5-5에 이어 6-6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벤치치는 위너 하나와 에이스 하나를 작렬시키며 순식간에 6-1로 달아났다. 슈피온텍도 위너 하나를 성공시키며 4-6까지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벤치치는 상대의 범실로 1세트를 7(7)-6(4)으로 따냈다.   

벤치치의 선공으로 시작된 2세트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슈피온텍은 상대의 첫 서브 게임을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벤치치도 상대 서브 게임을 하나 잡은 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두 선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4-4, 5-5에 이어 6-6까지 초박빙(超薄氷) 승부를 벌였다. 승부는 또다시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벤치치의 선공으로 시작된 타이브레이크에서도 두 선수는 1-1, 2-2까지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슈피온텍은 위너 두 개에 힘입어 상대를 2점에 묶어놓은 채 내리 5점을 따내는 괴력(怪力)을 발휘하며 2세트를 7(7)-6(2)으로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벤치치는 자신의 마지막 서브에서 통한(痛恨)의 더블 폴트를 범해 추격의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슈피온텍의 선공으로 시작된 3세트에서는 세계 1위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슈피온텍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킨 뒤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벤치치의 서브 게임 하나를 잡고 순식간(瞬息間)에 게임 스코어 5-2로 달아났다. 벤치치는 8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따라붙으며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슈피온텍은 매치 포인트에서 포핸드 위너를 작렬(炸裂)시켜 3세트를 6-3으로 따내고 생애 처음 이 대회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최근 에스빠냐의 지중해 섬 마요르카 소재 라파엘 나달의 테니스 아카데미 졸업식에 초청된 슈피온텍은 졸업생들에게 한 기조연설에서 '끈기'를 강조했다. 슈피온텍이 3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벤치치를 격파한 것도 끈기의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인터뷰에서 슈피온텍은 "분명히 쉽지 않았다. 난 내 경력에서 역전승을 거둔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기쁘다. 잔디 코트에서 내 자신을 조금 더 믿으려면 승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기대하고 있었고 후회 없이 경기를 했다는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피온텍은 벤치치와의 경기에서 가졌던 마음가짐에 대해 "실제로 조금 더 쉽게 생각했다. 어쨌든 그녀가 리드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샷을 날릴 수 있었다.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놀고 싶었다. 신경을 안 쓴 그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슈피온텍은 미소를 지으며 "매일 내 사랑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잔디 코트에서 거둔 내 최고의 해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날들을 이곳에 머물며 이 코트에서 경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여러분이 100% 느끼지 못할 때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정말로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나는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여기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코트에 주저앉아 감격의 울음을 터뜨린 엘리나 스비톨리나

7월 10일 오전 12시 15분 1번 코트에서 열린 4회전에서 아기 엄마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인, 75위, 28세)는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 20위, 33세)에게 2-1(2-6, 6-4, 7-6) 역전승을 거두고 8강 대열에 합류했다. 스비톨리나의 준준결승 상대는 슈피온텍이다. 스비톨리나-슈피온텍의 준준결승전은 7월 11일에 열린다.  

스비톨리나에 대해 슈피온텍은 "나는 그녀가 인내심이 많은 그런 종류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수비와 공격을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번 시드 제시카 페굴라(US, 5위, 29세)는 레시아 추렌코(우크라인, 60위, 34세)를 2-0, 마르케타 본드루소바(체코, 43위, 24세)는 32번 시드 마리 부즈코바(체코, 33위, 24세)를 2-1(2-6, 6-4, 6-3)로 각각 물리치고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두 선수는 8강전에서 맞붙는다. 페굴라-본드루소바의 준준결승전은 7월 11일에 열린다.       

7월 10일에는 여자 단식 16강전이 이어진다. 오후 7시 2번 코트에서는 25번 시드 매디슨 키스(US, 24위, 28세) 대 10대 돌풍의 주인공 미라 안드리바(러시아, 102위, 16세)의 경기, 밤 9시 30분 센터 코트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3위, 24세) 대 13번 시드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브라질, 13위, 27세)의 메인 이벤트가 열린다.   

밤 10시 45분 센터 코트에서는 '튀니지 특급' 온스 자베르(튀니지, 6위, 28세) 대 9번 시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9위, 33세)의 경기, 늦은 밤 11시 1번 코트에서는 2023 호주 오픈 챔피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세계 2위, 25세) 대 21번 시드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러시아, 22위, 28세)의 16강전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