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우당 이회영 선생 손자, 전 국정원장)은 평생 의문을 품고 있었다. 1936년 상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항일투사였던 가족들로부터 국사를 배웠다. 하지만 그가 배운 역사와 현재 한국에서 가르치는 역사는 왜 이렇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계속 남아 있었다. 그 해답은 명백했다. 1945년 광복 이후 발행된 모든 《역사(국사)교과서》는 국정과 검인정을 막론하고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발간한 《일본서교과서》 내의 조선사 부분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곡된 시간과 공간
모든 역사 서술은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는 이 두 가지가 크게 왜곡되어 있다. 현재의 교과서는 단군을 지움으로써 우리 역사의 시간을 축소했다. 시간을 축소한 역사가 공간을 축소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은 만주는 물론 북한 강역도 고대 중국 땅이라는 주장이다. 북한 유사시에 중국이 북한을 차지하고 동북4성으로 만들 것이라는 정보도 있다. 중국의 핵심 논리는 낙랑군을 비롯한 중국의 군현(한사군)이 평양을 비롯한 북한 강역에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하는 검인정 교과서들은 낙랑군이 평양에 있었다고 표기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 강역을 차지하고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인정한 한국사 교과서에 북한 땅이 우리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은 북한 강역이 아니라 지금의 중국 하북성 및 요녕성 서부에 있었음에도 한국사 교과서들은 조선총독부의 지침을 따라서 우리 역사 공간을 팔아먹고 있다.
2천여 리 잘라먹은 고려 북방 강역
현행 한국사 교과서는 고려의 강역을 압록강에서 현재의 원산만까지 사선(斜線)으로 그려놓고 ‘천리장성’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고려는 한반도의 2/3밖에 차지하지 못한 볼품없는 나라가 된다. 조선의 세종이 4군 6진을 개척해 압록강두만강까지 국경을 확대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1909년 일본이 간도협약으로 두만강 북쪽 ‘간도’를 청에 넘겼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고려가 한반도의 2/3밖에 차지하지 못했고, 조선 세종 때 압록강두만강까지 확장한 것이 최대 국경이라면 간도는 우리 땅이 아니다. 원래 ‘남의 땅’인 간도를 일본이 청에 팔아먹었다는 말인가?
고려 북방 강역은 지금의 요녕성 심양 남쪽의 ‘철령’부터 두만강 북쪽 700리 ‘공험진’까지였다. 이 ‘철령~공험진’ 국경선은 명 태조 주원장을 비롯해 명의 여러 군주들이 인정한 국경선이고, 이런 사실은 우리 측의 《고려사》, 《태종·세종실록》와 중국의 《원사(元史)》, 《명사(明史)》 등에 명확히 나와 있다.
그러나 이병도가 존경할만한 인격자라고 높였던 일본인 식민사학자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와 역사 조작의 달인 이마니시 류(今西龍) 등이 한국사를 ‘반도사관’의 틀로 조작한 고려·조선사를 지금까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 등이 여순감옥에서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조선상고사》 등을 집필했다.
하지만 이케우치 히로시와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 등의 지원과 사랑에 우리 역사를 왜곡 조작하던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출신의 이병도·신석호는 광복 후에도 대한민국의 모든 역사 관련 국가기관과 모든 대학의 사학과를 장악해 조선총독부 황국사관을 하나뿐인 정설로 격상시켰다. 이 분야는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보수, 진보의 구분도 없이 황국사관 카르텔 하나로 뭉쳐 있다. 그 결과가 지금 사용하는 한국사 교과서다.
고대사 말살, 기계적인 독립운동사 서술
현행 한국사 교과서는 한국사 말살 교과서다. 현행 교과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고려 때까지의 100만 년의 장구한 역사를 1/10 분량으로 축소시켰다. 조선총독부의 지침대로 단군을 말살했고, 고조선, 부여, 고구려, 대진(발해)의 역사도 눈을 크게 뜨고 찾지 않으면 찾기 힘들 정도로 사실상 삭제했다.
물론 대륙백제 및 가야의 일본 열도 진출사도 모두 삭제했다. 9/10 분량의 나머지는 어떤가? 수많은 내용을 분절적으로 서술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어렵게 서술했으며, 노론일당 독재에서 노론 몇몇 가문이 정권을 독차지하는 세도정치를 정조의 책임인 것처럼 서술했다.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는 애국계몽운동이나 외교독립론보다 무장투쟁론을 중시하면서 최초로 노선별 독립전쟁사를 서술해 민족주의 독립전쟁사는 물론 그간 교과서에서 소외되었던 사회주의와 아나키즘 독립전쟁사도 생생하게 서술했다. 또한 일제의 역사 침략과 그에 맞선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과 역사 투쟁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대일항전기와 역사전쟁
대일항전기는 한편으로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한 ‘영토전쟁’의 시기이자 빼앗긴 역사를 되찾기 위한 ‘역사전쟁’의 시기였다. 1945년 8·15 광복으로 영토를 일부 되찾았지만, 역사는 여전히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역사 교과서는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관통하는 사관이 필요하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를 관통하는 사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조선총독부 황국사관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 후기 노론사관이다. 이 사이에 독립운동사, 민주화 과정 등이 끼어들어가 있으니 혼란스럽다. 앞의 설명과 뒤의 설명이 맞지 않으니 외우는 수밖에 없다.
또한 역사는 재미와 의미가 동시에 있는 분야인데, 현행 교과서는 너무 재미가 없다. 학생들은 혐오 과목으로 여긴다. “이래도 한국사를 공부할래?”라면서 선조들의 역사를 혐오하게 만든 조선총독부의 계략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는 구석기부터 현대까지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서술했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 잡다한 지식 외우기가 아니라 역사의 흐름과 의미를 익힌다. 또한 근거 사료를 풍부하게 제시해 사실에 입각했음을 밝혔다.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100만 년, 단군조선 수립부터 현재까지 반만 년의 역사를 서술한 《한국사사전》이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뿐만 아니라 각종 역사 사전들은 조선총독부 황국사관과 조선 후기 노론사관이 뒤섞인 편향된 사전(斜典)이자 거짓을 써놓은 사전(詐典)이라면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는 진정한 《사전(史典)》으로서 우리 역사의 전 분야에 대한 표준 역할을 할 것이다. 그간 한국사에 대해 의문이 있거나 앞뒤가 맞지 않아 이상한 점을 느꼈다면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보면 해결될 것이다.
새로운 역사 교사 양성 과정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에서는 ‘《대한민국 역사교과서》 역사 교사 양성과정(전 11주)’을 진행하고 있는데, 책이 발간되기도 전에 소문을 듣고 수강 신청한 사람들로 강의실이 비좁을 정도다. 강사는 《대한민국 역사교과서》의 집필진 및 감수진들이다.
수강자들은 30여 년 경력의 역사 교사부터 전·현직 구청장과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고위 공직자 출신 및 대학교수들과 기업인들,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일반 시민들로 다양하다. 바른 역사에 대한 희구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대한민국 역사교과서》 역사 교사 양성과정’을 수강자들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서 각종 강좌에 강사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수의 식민사학자들이 거의 100% 장악하고 있는 한국 역사학계의 카르텔을 집단지성으로 무너뜨려 한국사를 한국 국민들의 품에 돌려보내는 시초가 될 것이다. 이것이 광복 80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이 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30만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의 영령 앞에 부끄럽지 않게 되는 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전문에 부합하는 자유발행제 《대한민국 역사교과서》가 광복 80년을 앞두고 최초로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규용 기자 kgystar@gmail.com
기사 원문=> https://jinkorea.kr/news/view.php?no=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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