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을 곡함 - 고 은
내 뒷 스승 김성동을 곡하나니
앞스승 결코 두지 않은
오직 한 분이신
술에 지는
술에 지는 김성동을 곡하나니
내 고어古語
내 향어鄕語
내 근대어 하나하나
새삼 익히는
저 내포의 느리고 빠른 선천先天으로
혹은 동이東夷 비운으로
개울 삼아
내 90년의 허공으로 곡하나니
보름 터울로
달포 터울로
명작 '국수' 전 5권 무궁무진 속
알딸딸하여라
벽초 임거정의 넉넉한 말살이 넘어
김학철의 꼬장꼬장한 말살이 넘어
시시콜콜히
층층층의 말 다 휘저어
저 난바다 파도 소리에 이르도록
오랜 강물 사연으로 떠내려가노니
곡하나니
곡하나니
곡하나니
살아 있는 듯 복 받쳐
빈 잔 들어
곡하나니
(실천문학 202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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