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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후레자식 - 이동순

林 山 2023. 9. 10. 16:59

한 집안 망하려면
꼭 이런 부류가 나타나서
온통 가문을 거덜내고 먹칠하지
아무리 빛나는 집안이라도
그런 망나니 때문에
몰락하는 건 순식간이지

나라가 망하는 것도
집안 기우는 것과 마찬가지
피땀 흘려 지켜온
이 나라 사직과 존엄을
어찌 제 손으로 망가뜨리며
짓밟고 침 뱉고 오물까지 끼얹는가

그분들 돌아가셨지만
겨레 가슴 속에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그 어른들 끼친 뜨거운 얼로
우리가 하루 하루 버티어가는데
분단과 식민지의 상처가
아직도 채 아물지 못했는데

누가 감히
이 나라 독.립.운.동.사.를 
비웃고 모욕하고 훼손하는가
함경도 봉.오.동 청.산.리의 승전을
무시 외면하고 비난하니
그는 필시 왜.적.의. 피.를 가졌으리라

바다 건너 일.본.은
제 대신 옛 원수 갚아주는
후.레.자.식.이 너무도 고마우리라
함경도와 만주에서
홍.범.도. 장군에게 당했던 
놈들의 치욕을 앞장 서 갚아주는 자여

1923년 가을
일.본. 간토대지진 때
그토록 많은 동포가 학살된 게
수천 명이 자경단 죽.창.에 찔려 죽은 게
모두 봉오동 청산리에서 당한
왜.적.들의 분풀이였다지

한 집안 망하는 것도
한 나라 거덜나는 것도
모두 순식간의 일이라 하는데
우리는 어찌 팔짱만 끼고
저 망.나.니의 미친 칼.춤. 보고만 있는가
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