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백두산 야생화] 어리곤달비

林 山 2024. 12. 31. 17:11

2024년 7월 19일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방문 이틀째 되는 날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 북파(北坡) 천문봉(天文峰, 2,620m)에 올랐다. 신령한 하늘연못(천지, 天池) 북쪽에 우뚝 솟은 천문봉 기슭에 끝없이 펼쳐진 천상(天上)의 화원(花園)에는 두메양귀비, 좁은잎돌꽃, 천지괭이눈, 바위구절초, 구름송이풀, 두메자운, 구름범의귀, 호범꼬리, 나도개미자리, 하늘매발톱, 두메분취, 나도황기, 씨범꼬리, 바위솜나물, 바위돌꽃, 노랑만병초, 담자리꽃나무, 구름국화, 좀참꽃, 둥근범꼬리, 고산봄맞이 등 온갖 뫼꽃 들꽃들이 피어나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산봄맞이를 마지막으로 천문봉 정상부에서 조금 내려와 헤이펑커우(黑風口)로 자리를 옮겼다. 한자어로 '흑풍구(黑風口)'라 불리는 곳이다. '헤이펑(黑風)'은 '폭풍(暴風), 광풍(狂風)', '펑커우(風口)'는 '바람받이, 바람이 통하는 곳, 바람구멍'을 뜻한다. 곧 '강풍 또는 미친 바람이 부는 바람받이'라는 뜻이다. 지명처럼 헤이펑커우에는 사람을 날려버릴 듯한 강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헤이펑커우에서 바라보는 비룡폭포(飛龍瀑布, 白頭瀑布)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선경(仙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중국인들은 비룡폭포를 창바이푸부(長白瀑布)라고 부른다. 

헤이펑커우에는 천문봉 정상부와는 또 다른 야생화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헤어펑커우에서는 고본(藁本), 가는다리장구채, 오랑캐장구채, 긴개싱아 등을 만났다. 긴개싱아를 마지막으로 헤이펑커우를 떠나 비룡폭포 대협곡과 소천지(小天池)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이르렀다. 전망대 근처에서 설령쥐오줌풀에 이어 선명한 붉은색 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패랭이꽃도 만났다.    

천문봉 기슭에서 자라는 들꽃 뫼꽃들을 보고 창바이산(長白山) 북파 산문(山門)으로 내려왔다. 천문봉을 오르는 관문인 북파 산문에는 창바이산빙설훈련기지(長白山高原氷雪訓鍊基地)가 있다. 이 기지는 말하자면 중국 국가대표팀 동계 훈련 선수촌이다. 선수촌 주변에는 천문봉 북파와는 또 다른 들꽃 뫼꽃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북파 산문에서 큰오이풀과 꿩의다리, 금매화(金梅花), 미역취, 나래박쥐나물, 귀박쥐나물에 이어 어리곤달비를 만났다. 이파리가 곤달비와 비슷한 어리곤달비는 총상꽃차례(總狀花序, raceme)에 노란색 낱꽃을 조발조발 달고 있었다. 어리곤달비는 백두산 등 한강토 북부 지방 고산 지대 습지에서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기에 남한에서는 볼 수가 없다. 필자는 지리산이나 설악산을 다니면서 어리곤달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 어리곤달비를 머나먼 백두산까지 와서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왔다.    

백두산에 오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상황에 치미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남한과 북한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통해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못난 민족이다. 남북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악(惡)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사명이다.  

 

장백산빙설훈련기지간개석(長白山高原氷雪訓鍊基地簡介石, 2024. 7. 19.)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어리곤달비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 > 국화목(菊花目, Asterales) >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 > 곰취속(Ligularia)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네이버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어리곤달비가 쌍자엽식물강(雙子葉植物綱, 쌍떡잎식물강, Dicotyledoneae) > 초롱꽃목(Campanulales)으로 분류되어 있다.  

쌍자엽식물강은 속씨식물 중 떡잎이 두 장 나는 식물 분류군으로서 목련강과 같은 개념이다. 초롱꽃목은 크론퀴스트 분류 체계에서 쌍떡잎식물강 국화아강에 속했던 목 분류군이다. APG II 분류 체계에서는 목으로 인정하지 않고, 가지목(Solanales)으로 분류하는 스페노클레아과(Sphenocleaceae)를 제외하고 모든 과를 국화목으로 분류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제식물명색인(IPNI), 큐(KEW) 등재 어리곤달비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리굴라리아 인테르메디아 나카이(Ligularia intermedia Nakai)다. 국표 등재 학명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Ligularia intermedia Nakai var. stenopetala Nakai, Ligularia sinica Kitag., Senecillis intermedia (Nakai) Kitam. 등이 있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리굴라리아(Ligularia)'는 프랑스 식물학자 알렉상드르 앙리 가브리엘 드 카시니(Alexandre Henri Gabriel de Cassini, 1781~1832)가 명명한 '끈, 줄, 띠(strap)'라는 뜻의 라틴어 '리굴라(ligula)'에서 유래한 다국어 고유명사다. '리굴라(ligula)'는 '혀 또는 혀 모양의 것(tongue or tongue-shaped thing)'을 뜻하는 라틴어 명사 '링굴라(lingula)'의 대체어다. 꽃잎이 혀를 닮은 설상화(舌狀花)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인테르메디아(intermedia)'는 '중간의(intermediate), 사이에 있는(which is between)'이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 '인테르메디우스(intermedius)'의 주격/호격/여성/단수형이다. '인테르메디우스(intermedius)'는 '사이에(between, among)'라는 뜻의 라틴어 전치사 '인테르(inter)'와 '중간의, 가운데의, 중앙의(middle, mid, central)'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메디우스(medius)'의 합성어다. 곰취와 곤달비의 '중간적(中间的)' 식물 또는 곰취속 '사이에 있는' 식물임을 표현한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명명자(命名者) '나카이(Nakai)'는 일본 식물분류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다. 그는 군국주의 일본의 조선 강제점령기에 조선총독부에서 근무하며 한강토의 식물을 정리하고 소개하였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 발견된 한강토 자생 식물의 학명에는 대부분 그의 성 'Nakai(中井, 나카이)'가 명명자(命名者)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특히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는 세계 1속 1종의 한강토 특산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인물이다. 나카이는 1917년 'Botanical Magazine. [Shokubutsu-gaku zasshi]. Tokyo'에서 어리곤달비의 학명을 최초로 출판했다.  

국표 등재 학명 Ligularia intermedia Nakai의 추천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은 어리곤달비(대한식물도감, 이창복, 1980), 국명이명(國名異名, synonymy)은 어리곰취(우리나라식물명감 박만규, 1949)다. '어리'는 '작다, 어리다, 비슷하다'는 뜻의 접두사이다. 곤달비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전북 남원 지리산 인근 마을에서는 '곰돌뵈'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곰'은 곤달비의 잎 모양이 곰의 발바닥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것이고, '돌뵈'는 산에서 나는 식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함경도 방언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국표 등재 어리곤달비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내로우-브랙트 래그워트(Narrow-bract ragwort,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국립수목원, 2022)이다. '포엽(苞葉)이 좁은(Narrow-bract) 금방망이(ragwort)'라는 뜻이다.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어리곤달비의 일본명(日本名, Japanese common name)은 고우라이메타카라코우(コウライメタカラコウ, 高麗雌宝香)다. '고려(高麗, 한강토)에 자생하는 곤달비(雌宝香)'라는 뜻이다. '메타카라코우(雌宝香)'는 비슷한 식물인 '오타카라코우(オタカラコウ, 雄宝香, 곰취)'보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타카라코우(雄宝香)'는 방충제(防虫剤)나 향료(香料)로 이용되는 '쇼우노우(樟脳, 宝香)'와 비슷한 냄새가 뿌리에 있고, 또 비슷한 식물인 '메타카라코우(雌宝香)'와 대비해서 '오(雄, 수컷)'를 붙인 것이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FRPS), FOM 등재 어리곤달비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common name)은 샤바오투어우(狭苞橐吾, 东北植物检索表)다. '포엽이 좁은(狭苞) 시베리아곰취(橐吾)'라는 뜻이다.  

 

장백산빙설훈련기지(長白山高原氷雪訓鍊基地, 2024. 7. 19.)

 

어리곤달비는 한강토, 중국, 러시아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의 심산(深山) 지역에서 자란다(국생정). 어리곤달비는 한강토 북부 평북, 함북 등에 자생하며, 중국에 분포한다. 높은 산지의 숲 안, 개울가, 초지 등에서 자란다(국생관). 

고우라이메타카라코우(高麗雌宝香)의 원산지는 조선(朝鮮, 한강토), 중국이다. 시냇가 둑, 풀이 우거진 비탈면, 숲 아래, 고산 목초지에 자란다(FOM). 샤바오투어우(狭苞橐吾)는 중국 윈난(云南) 서북부와 동북부, 쓰촨(四川), 구이저우(贵州),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허난(河南), 간쑤(甘肃), 샨시(陕西), 화베이(华北), 둥베이(东北) 지방에 난다. 해발 120~3400m의 물가나 산비탈, 숲 가장자리, 고산(高山) 풀밭에 자란다. 조선(朝鲜), 일본에도 분포한다(FRPS).  

어리곤달비의 키는 높이 40~70cm 정도이다. 줄기는 곧추서며 밑부분에 털이 없고 윗부분에 잔털이 있으며, 거미줄 같은 털로 덮여 있다. 근생엽(根生葉)은 꽃이 필 때까지 남아 있다. 엽병(葉柄)은 길이 22~55cm로서 날개가 없다. 엽신(葉身)은 콩팥 모양(腎臟形) 또는 심장형(心臟形)이며 때로는 길이 19cm, 폭 21cm이고 가장자리에 삼각형(三角形)의 치아상 톱니(歯牙状鋸齒)가 있다. 줄기잎은 보통 3개로서 엽병이 짧으며 잎도 작고 엽병 밑부분이 넓어져서 초상(鞘狀)으로 된다. 

꽃은 7~8월에 황색(黃色)으로 핀다. 머리 모양 꽃차례(頭狀花序)는 총상(總狀)으로 달리며 꽃이 필 때 밑으로 처진다. 화경(花梗)은 길이 5~10mm이며 포(苞)는 선형(線形)이고 화경보다 길다. 총포(総苞)는 길이 9~11mm, 폭 5~10mm로서 포편(苞片)보다 짧은 선상(線狀)의 잎이 있다. 포편은 8개로서 포개지고 끝에 털이 다소 있다. 혀 모양 꽃(舌狀花)이 5개 이상이다. 

열매는 수과(瘦果, achene)이다. 수과는 원주형(圓柱形)이며 털이 없고 세로로 홈줄이 있다. 관모(冠毛, 갓털, 우산털)는 길이 7mm로서 오갈색(汚褐色)이다. 수과는 속씨식물이 생산하는 열매의 한 종류로서 바람을 타고 가볍게 잘 날아가도록 수척한 씨앗이라는 뜻이다. 수과의 특징은 소형이고 건조하며, 과피(果皮)가 단단하고 열개(裂開)하지 않는다. 한 개의 종자(種子)를 가지고 있으며, 원래 한 개의 심피(心皮, carpel)로 된 과실(果實)이다. 익어도 터지지 않으며, 씨가 작다.   

어리곤달비는 관상용(觀賞用)이다. 어린잎은 귀중한 나물이다. 뿌리(根)와 근경(根莖)을 중국 동북 민간에서 자원으로 약용하며 감기, 기침, 기관지염, 백일해(百日咳). 폐농양(肺膿瘍, lung abscess), 혈뇨, 풍습통(風濕痛), 황달, 고혈압, 간염, 치질, 단독(丹毒)에 쓴다(네이버백과 국생정). 어린잎을 식용하고 전초를 약재로 쓴다(국생관). 

샤바오투어우(狭苞橐吾)는 뿌리와 근경을 약으로 쓴다. 주로 폐허노해(肺虚痨咳), 해담대혈(咳痰带血), 외감해수(外感咳嗽), 해담불상(咳痰不爽) 등을 치료한다. 내음관화숙근식물(耐阴观花宿根植物)로서 원림(园林) 보급 잠재력이 매우 큰 식물이다(百度百科). 

어리곤달비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本草學) 교과서에는 수재(收載)되지 않은 본초명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어리곤달비의 뿌리와 근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어리곤달비(백두산 북파 산문, 2024. 7. 19.)

 

국표 등재 어리곤달비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개담배[Ligularia schmidtii (Maxim.) Makino], 갯취[Ligularia taquetii (H.Lév. & Vaniot) Nakai], 곤달비[Ligularia stenocephala (Maxim.) Matsum. & Koidz.], 곰취[Ligularia fischeri (Ledeb.) Turcz.], 긴잎곰취(Ligularia jaluensis Kom.), 무산곰취[Ligularia japonica (Thunb.) Less.], 반들잎곰취(Ligularia euodon Miq.), 화살곰취[Ligularia jamesii (Hemsl.) Kom.] 등 8종이 있다.    

개담배(영 Schmidt's ragwort, 일 チョウセンヤブバコ, 朝鮮山煙草, 중 合苞橐吾)는 한강토 북부 지방에 나며, 러시아 극동, 중국 북동부에 분포한다. 높은 산 풀밭, 숲속의 습기 많은 곳에 자란다. 근경은 짧고 굵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1~2m, 털이 없고 회녹색(灰綠色)을 띤다. 뿌리잎은 1~2개, 잎자루는 길이 5~15cm다. 잎몸은 타원형(楕圓形) 또는 넓은 난형(廣卵形)으로 길이 10~30cm, 폭 5~20cm, 끝은 둔하고 밑은 흘러내려 잎자루의 날개가 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둔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잎자루가 짧거나 없으며 밑부분이 줄기를 감싼다. 꽃은 6~8월에 노란색 두상화(頭狀花)로 피며, 전체가 줄기 끝에서 길이 3~15cm인 총상꽃차례(總狀花序)를 이룬다. 총포는 종 모양, 길이 6~7mm, 조각들은 하나로 합쳐진다. 두상화는 노란색, 길이 2cm쯤이다. 열매는 수과, 기둥 모양, 길이 7~8mm다. 우산털은 붉은 갈색, 길이 3~5mm다. 산담배풀, 쇠곰취라고도 한다. 

갯취(영 Jejudo ragwort, 일 ハマタバコ, 중 全缘橐吾)는 전남 섬 지역, 제주도에 분포한다. 한강토 특산종이다. 섬이나 해안 지역을 따라 분포한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1~1.5m 정도이고 밑부분의 지름이 1cm 정도이다. 잎은 단엽(單葉), 어긋나기한다. 근생엽은 타원형 또는 장타원형(長楕圓形)으로 끝이 둥글고 가장자리는 물결형으로 거의 밋밋하다. 길이는 15~25cm, 너비 12~15cm이고 밑부분이 흘러 엽병의 날개로 되며 잎자루는 길이 25~30cm이다. 표면은 녹색, 뒷면은 회청색(灰靑色)이며 털은 없다. 줄기에 달린 잎은 5개 정도로 줄기 상부로 갈수록 엽병은 짧아져 없어진다. 꽃은 6~7월 줄기 끝에 총상화서로 달리며 두화(頭花)는 노란색으로 피고 화경은 길이 0.5~1cm이다. 포는 피침형(披針形)으로 길이 2~3mm, 총포는 밑에 포가 없고 통형(筒形)이며 길이 1~1.1cm, 중앙부의 지름이 6mm 정도로 털이 없고 포편은 5개가 서로 포개지고 끝이 둔하다. 소화(小花)는 8개, 길이 2.2~2.4cm, 설상화는 나비 4~5mm이다. 수과의 열매는 원추형(圓錐形)으로 관모는 길이 7mm 정도로 붉은 빛이 돈다. 

곤달비(영 Narrow-head ragwort, 일 メタカラコウ, 雌宝香, 중 窄头橐吾)는 한강토 북부 지방 및 전남 흑산도 일대에 나며,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한다. 깊은 산 습지에 자란다. 근경은 짧고 굵으며 수염뿌리가 많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40~100cm, 가지가 갈라지지 않고 털이 없다. 뿌리잎은 2~3개가 모여나며, 엽병은 길이 20~75cm다. 잎은 심장 모양, 드물게 화살 모양이며 길이 10~20cm, 폭 10~30cm, 끝은 갑자기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털이 없다. 줄기잎은 엽병이 짧거나 없으며 잎몸은 뿌리잎과 비슷한 모양으로 보다 작다. 꽃은 8~9월에 노란색 두상화로 피며, 줄기 끝에서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총포는 종 모양(鐘形), 길이 8~12mm, 조각은 보통 5개로 1줄로 붙는다. 열매는 수과, 도피침형(倒披針形), 길이 5~7mm다. 우산털은 흰색, 연한 노란색, 드물게 갈색이다. 곰취에 비해 총포편이 5개, 설상화가 1~3개로 적으므로 구분된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뿌리는 부인병 치료에 쓴다. 

곰취(영 Fischer's ragwort, 일 オタカラコウ, 雄宝香, 중 蹄叶橐吾)는 한강토 전역에 나며,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한다. 비교적 높은 산지의 습한 곳에 자란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1~2m다. 뿌리잎은 신장상 심장형(腎臟狀心臟形)이고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가 길다. 줄기잎은 3장쯤, 작고, 잎자루 밑이 넓어져 줄기를 감싼다.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돈다. 꽃은 7~10월에 줄기 끝에서 두상화가 총상꽃차례로 달리며, 노란색이다. 꽃차례는 길이 30cm쯤이다. 두상화는 설상화가 5~9개 달린다. 총포는 종 모양, 8~9개의 조각이 1줄로 붙는다. 열매는 수과이며, 우산털은 갈색이다. 곤달비에 비해 잎은 밑이 창 모양(槍形)이 아니라 심장 모양이며, 잎끝이 갑자기 뾰족해지지 않고, 두상화는 5~9개로서 많으므로 구분된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 황달, 성홍열, 류머티즘성 관절염, 간질환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긴잎곰취(영 Jalu ragwort, 일 국표 ナガバオタカラコウ, FOM チョウセンタカラコウ, 朝鮮宝香, 중 复序橐吾)는 한강토 북부 지방에 나며, 러시아,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산기슭이나 산골짜기에 자란다. 근경은 굵고 짧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2m에 이르고, 털이 없거나 짧은 갈색 털과 흰 털이 나기도 한다. 뿌리잎의 잎자루는 길이 50cm에 이르고 날개가 있으며 줄기를 감싼다. 잎은 삼각형(三角形) 또는 난상 삼각형(卵狀三角形)으로 길이 8~37cm, 폭 7~35cm, 끝은 뾰족하고 밑은 심장 모양 또는 잘린 모양(截底),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1~2개, 엽병은 짧다. 두화는 줄기 끝에서 길이 50cm쯤인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총포는 종 모양, 길이 1cm쯤, 8~12개의 조각은 1줄로 붙으나 어긋나 붙어 2줄로 보인다. 두화 가장자리에 설상화가 15~20개 있으며, 길이 2cm쯤, 노란색이다. 가운데에는 관상화(管狀花)가 있고, 길이 7~9mm다. 열매는 수과, 길이 4~6mm, 우산털은 흰색이고, 10월에 익는다. 곰취에 비해 줄기의 엽병에 날개가 있고 우산털이 흰색이므로 구분된다. 또한 화살곰취는 잎의 밑부분이 길게 뾰족하거나 2갈래로 갈라지며, 두화가 1개만 달리므로 구분된다. 어린순은 식용하고, 잎으로 쌈을 싸 먹는다. 조선곰취라고도 한다. 

무산곰취(영 Musan ragwort, 일 ハンカイソウ, 樊噲草, 중 大頭橐吾, 大吳風草)는 한강토 북부 지방에 나며,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북아메리카에서는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산기슭이나 산골짜기에 자란다. 근경은 짧고 굵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50~100cm, 세로 주름이 있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며 줄기를 감싸고, 잎은 심장상 원형(心臟狀圓形)으로 길이와 폭이 30cm에 달하며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줄기잎은 2~4개가 달리며, 잎자루는 짧다. 꽃은 6~8월에 지름 10cm쯤인 두상화로 2~8개가 피며, 전체가 산방꽃차례(繖房花序)를 이룬다. 총포는 넓은 종 모양으로, 길이 1.0~2.5cm, 폭 1.5~2.5cm, 조각은 9~12개로 한 줄로 붙는다. 설상화는 노란색, 15~20개다. 통꽃은 길이 1cm쯤이다. 열매는 수과, 길이 7~16mm, 8~9월에 익는다. 우산털은 붉은 갈색이다. 국내 분포 곰취속 다른 식물보다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지므로 구분된다. 가새곰취, 살곰취, 큰단풍잎곰취라고도 한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관상용으로 심는다. 

반들잎곰취(영 Shiny-leaf ragwort, 일 オタカラコウ, 雄宝香, 중 蹄叶橐吾)는 국표에 학명, 국명, 영문명 등만 기재되어 있다. 국생정 미등재종이다. 반들잎곰취는 FOM에 Ligularia fischeri (Ledeb.) Turcz.(곰취)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2024년 4월 18일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해발 1135m 지점에서 반들잎곰취를 발견했다고 한다(네이처링). 사진상으로는 곰취와의 구분이 애매하다.   

화살곰취(영 Arrowhead-leaf ragwort, 일 ヤノネツワブキ, 矢の根石蕗·槖吾, 중 长白山橐吾)는 한강토 북부 지방에 자생하며, 중국 동북부에도 분포한다. 높은 산의 풀밭이나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근경은 짧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30~50cm, 가지가 갈라지지 않는다. 뿌리잎은 모여나며, 잎자루는 길이 10~20cm, 밑부분이 넓어져서 줄기를 감싸고 잎집을 만든다. 잎은 화살 모양 삼각형(箭狀三角形)으로 길이 5~15cm, 폭 3.5~12.0cm, 끝은 뾰족하고 밑은 길게 뾰족해지거나 2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2~3개, 엽병 밑부분이 넓어져서 줄기를 감싼다. 꽃은 7~8월 줄기 끝에 두상화가 1개가 달리며, 지름 5~7cm다. 총포는 넓은 종 모양(廣鐘形), 13개의 조각이 1줄로 붙는다. 설상화는 노란색, 길이 2.5~3.5cm, 폭 4mm, 끝은 3갈래로 갈라진다. 관상화는 길이 1cm쯤이고 끝이 5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수과, 어두운 갈색, 길이 5~7mm, 10월에 익는다. 우산털은 연한 노란색이다. 곰취속의 유사종보다 잎자루의 밑부분이 넓어져서 줄기를 감싸고 잎이 화살 모양이며 줄기 끝에 두화가 1개씩 달리므로 구분된다. 어린잎을 식용한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어리곤달비(백두산 북파 산문, 2024. 7. 19.)

 

국표 등재 어리곤달비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보로비에프곰취(Ligularia vorobievii Vorosch.), 비치곰취[Ligularia veitchiana (Hemsl.) Greenm.], 사할린곰취(Ligularia sachalinensis Nakai), 시베리아곰취[Ligularia sibirica (L.) Cass.], 여름곰취[Ligularia dentata (A.Gray) H.Hara], 오소리곰취(Ligularia calthifolia Maxim.), 윌슨곰취[Ligularia wilsoniana (Hemsl.) Greenm.], 중국곰취[Ligularia tangutica (Maxim.) Bergmans], 프셰발스키곰취[Ligularia przewalskii (Maxim.) Diels], 호지슨곰취(Ligularia hodgsonii Hook.f.) 등이 있다.  

2025. 1.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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