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백두산 야생화] 둥근잎삽주

林 山 2025. 2. 14. 15:52

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차오양촨(朝阳川)에서 처음 만난 야생화(野生花)는 황금색 꽃이 인상적인 금혼초였다. 금혼초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만나기가 힘든 야생화다. 금혼초, 애기우산나물, 도라지, 좁은잎사위질빵, 가는금불초, 딱지꽃, 가는장대, 너삼(苦蔘, 너삼), 짚신나물, 꼬리풀, 가는쑥부쟁이, 용머리, 참시호, 꽃층층이꽃, 큰뱀무, 까치수염, 박주가리, 메꽃, 하늘색 꽃이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 있는 솔체꽃에 이어 이제 막 꽃봉오리가 맺혀 있는 둥근잎삽주를 만났다.  

처음에는 무심코 삽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서 다시 잎과 잎자루(葉柄)를 자세히 살펴보니 둥근잎삽주였다. 순간 뛸 듯이 반가왔다. 왜냐면 둥근잎삽주는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과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 학명(學名, Scientific name),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 등만 등재(登載)되어 있고,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미등재종(未登載種)이었기 때문이다. 꽃이 피기 전이라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했다.  

삽주는 실 같은 것이 뭉쳐서 피는 꽃이 특이해서 어린 시절부터 알았던 산나물이자 약초였다. 봄철이 되면 할머니와 어머니가 산에서 뜯어온 나물 중에는 삽주싹도 섞여 있었다. 다른 산나물도 맛있었지만 삽주싹 나물은 유난히 더 맛이 좋았다. 삽주싹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짜낸 다음 갖은양념을 해서 무치면 정말 맛있는 산나물 반찬이 되었다. 지금도 가끔 어머니가 무쳐주시던 향그러운 삽주나물이 문뜩문뜩 그리워지곤 한다.  

삽주와의 인연은 그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필자가 한의원(韓醫院) 개원 이후 한약(韓藥)을 처방할 때 가장 많이 처방한 한약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삽주 뿌리다. 삽주는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本草學) 교과서에 기재된 보기약(補氣藥)인 백출(白朮)과 방향화습약(芳香化濕藥)인 창출(蒼朮)의 기원식물(起源植物)로 보익비위(補益脾胃), 조습건비(燥濕健脾) 등의 효능이 있어 비위(脾胃)를 보하거나 소화기 질환의 치료에 빠질 수 없는 아주 중요한 한약재다. 건강한 장수(長壽)는 위장(胃腸)이 튼튼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삽주에 '무병장수(無病長壽)'라는 꽃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에 전해오는 삽주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산 속 비구니 암자(尼姑庵)에 스승과 제자 비구니(尼姑)가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했다. 노비구니는 병을 치료하는 일을 맡았고, 젊은 비구니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는 일을 맡았다. 노비구니는 욕심이 많아서 가난한 사람에게는 거만하게 대하고, 부자에게는 친절하게 대했다. 젊은 비구니는 스승의 그런 이중적인 태도를 싫어했다. 어느 날, 팔과 다리가 마비된 가난한 사람이 약을 지어달라고 왔는데, 평소처럼 노비구니에게 거절당했다. 젊은 비구니는 매우 화가 났지만 약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 대로 약을 가져다가 가난한 사람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 그런데,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그 약은 바로 삽주였다. 가난한 사람은 삽주 뿌리를 복용하고 병이 깨끗이 나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젊은 비구니는 스승에게 작별을 고하고 약초를 연구하며 사람들에게 이로운 의술을 실천했다는 이야기다. 

백두산(白頭山)으로 가는 머나먼 만주(满洲) 옌볜까지 와서 둥근잎삽주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백두산에 오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한강토의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중국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픔을 금할 수 없었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통해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부끄러운 나라, 못난 민족이다. 남북한 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악(惡)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민족사의 최대 사명이 아닌가 한다. 

 

둥근잎삽주(중국 지린성 옌볜 차오양촨, 2024. 7. 17)

 

국생관에는 둥근잎삽주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 > 국화목(菊花目, Asterales) > 국화과(菊花科, Asteraceae) > 삽주속(Atractylodes)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되어 있다.  

국표 등재(登載) 둥근잎삽주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아트락틸로데스 아무렌수스 (프레인 엑스 코마로프) H.S.박[Atractylodes amurensus (Freyn ex Kom.) H.S.Pak]이다. 국생관, 국제식물명색인(IPNI), 큐(Kew) 등재 학명은 아트락틸로데스 아무렌시스 (프레인 엑스 코마로프) H.S.박[Atractylodes amurensis (Freyn ex Kom.) H.S.Pak]이다. 국표의 종명(種名, specific name) 'amurensus'는 'amurensis'의 오기(誤記)이다. Kew 등재 학명 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아트락틸로데스 란케아(Atractylodes lancea)이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아트락틸로데스(Atractylodes)'는 고대 그리스어 명사 '아트락토스(átraktos, 영어 spindle, 방추, 방추체)'에서 유래한 '아트락틸리스(Atractylis, 영어 saffron thistle, 학명 Carthamus lanatus, 새프런 엉겅퀴)'에 라틴어 접미사 '-오데스(-odes, 영어 -like, -oid, -같은, -와 비슷한, -와 닮은)'가 붙어서 이루어진 횡단언어(橫斷言語, Translingual)이다. 중국 중부가 원산지이며 약초의 원료가 되는 국화과(Asteraceae)의 하위 분류학적 속명이다. 새프런 엉겅퀴와 비슷하면서 방추(紡錘)를 닮은 꽃받침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명 '아무렌시스(amurensis)'는 '아무르(Amur)의'라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다. 처음 발견된 곳 또는 자생지가 극동 아시아의 아무르(Amur) 강 유역임을 나타낸다. 아무르 강은 러시아와 중국의 경계를 이루는 강으로 러시아, 중국, 몽골에 걸쳐 있다. 중국에서는 헤이룽쟝(黑龙江)이라고 부른다.   

원명명자(原命名者) '프레인(Freyn)'은 오스트리아의 토목공학자이자 식물학자 요제프 프란츠 프레인(Josef Franz Freyn, 1845~1903)이다. '엑스(ex)'는 원명명자가 유효출판(有效出版)을 하지 못하고, 다음 사람이 유효 출판을 했다는 뜻이다. 유효출판자(有效出版者) '코마로프(Kom.)'는 제정 러시아와 옛 소련 식물학자 블라디미르 레온티에비치 코마로프(Vladimir Leontyevich Komarov, 1869~1945)이다. 코마로프는 소련 과학 아카데미 회장을 지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 코마로보(Komarovo)라는 지명은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괄호 안의 인명(人名)은 원명명자다. 린네가 창안한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에서는 식물의 학명이나 속명이 바뀌는 경우 먼저 학명을 출판한 원명명자를 괄호 안에 기재한 뒤 신명명자(新命名者)를 기재해야 한다. 

신명명자 'H.S.박(H.S.Pak)'은 북한 식물학자 박형손(Pak, Hyong Son)이다. 박형손은 1987년 김현삼, 한운환과 함께 북한 식물 유전자원 수집 활동에 참여했다. 박형손은 1999년 'Flora Coreana'에서 둥근잎삽주의 종명을 'ovata'에서 'amurensis'로 변경한 학명을 출판했다.   

국표 등재 학명 Atractylodes amurensis (Freyn ex Kom.) H.S.Pak의 추천(推薦) 국명은 둥근잎삽주(조선식물지, 임록재, 1996+)이다. 둥근잎삽주는 둥그런 잎을 가지고 있는 삽주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삽주의 이름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삽주라는 이름은 1236년경으로 추정되는 고려(高麗) 말엽에 편찬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사읍채(沙邑菜)'라는 향명(鄕名)으로 기재되어 있다. 사읍채-삽채-삽재-삽주로 음운변화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에는 '삽됴'라는 기록이 있다. 삽됴-삽도-삽조->삽주로 음운변화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   

고려사(高麗史) 기록에 의하면 과거(科擧)를 볼 때 시험 도구로 삽주(揷籌)라고 하는 기구를 사용했다고 한다. 삽주는 시험문제가 적힌 종이를 돌돌 말아서 꽂아 놓는 작은 항아리를 말한다. 시험지 두루마리가 꽂혀 있는 작은 항아리가 삽주 꽃 모양을 닮아서 그런 이름을 얻은 것이 아닌가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1527년에 편찬된 훈몽자회(訓蒙字會)는 '출(朮)'에 대해 '삽듀'로 표기하고 있다. 1820년대에 저술된 물명고(物名攷)에는 '삽쥬(朮)에는 창출(蒼朮)과 백출(白朮) 두 종류가 있다.(朮有蒼白二種)'라고 설명하고 있다. 1527년까지는 '삽듀', 1820년대까지는 '삽쥬'로 불리다가 그 이후 '삽주'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백출과 창출의 기원 식물(起源植物)이 같다고 보는 학자도 있고, 다르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같다고 보는 사람들은 약재로 사용할 때 껍질이 있는 그대로를 창출(蒼朮), 껍질을 벗긴 것을 백출(白朮)이라고 주장한다. 또, 신근(新根)을 백출, 구근(久根)을 창출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삽주를 처음으로 기록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도 백출과 창출을 구분하지 않고 출(朮)이라 하였고, 도홍경(陶弘景)의 명의별록(名医别录)에서 처음으로 백출과 창출을 구분하였다. 결론은? 백출과 창출은 다른 식물이다.  

백출에 대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백출(白朮)이라는 이름에서 백(白)은 뿌리의 색이 희다는 뜻이고 출(朮)은 탁(濁)하다는 뜻이다. 즉, 백출은 뿌리의 빛이 희고 형상이 혼탁(混濁)해 보인다는 의미를 갖는 약재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朮'의 본음(本音)은 '술(중국어 zhú)'인데, 손에 쌀이 붙어있는 모양의 상형(象形)이다. 실제 삽주뿌리를 보면 좁쌀 같은 것들이 오돌도돌 흩어져 있다. 창출은 뿌리가 검은색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蒼'은 '푸르다', '어슴푸레하다'의 뜻이지만, '검다'라는 뜻도 있다. 태양에서 먼 우주의 하늘은 칠흑 같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은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보기약에 속하는 백출(본초 이명 山薊, 朮, 山芥, 天薊, 山薑)은 백출(큰꽃삽주, Atractylodes macrocephala Koidz.) 또는 삽주( Atractylodes japonica Koidz.)의 뿌리줄기를 건조한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방향화습약에 속하는 창출(본초 이명 仙朮, 赤朮, 山精, 山薊, 天精)은 삽주(Atractylodes japonica Koidz.)의 근경을 건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모창출[矛蒼朮, Atractylodes lancea (Thunb.) DC.]과 북창출[北蒼朮, Atractylodes chinensis (DC.) Koidz.]의 근경을 창출로 사용한다고 나와 있다. 삽주가 백출도 되고 창출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본초학 교과서가 혼동을 키우는 결과를 불러왔다. 

조선(朝鮮, 조선반도, 한반도, 한강토)이나 일본의 본초학은 중국에서 들어왔다. 따라서 기원 식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때는 중국 본초학이나 중국 식물지(FRPS, FOC)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FRPS, 1987) 등재 학명 Atractylodes lancea (Thunb.) DC., 학명 이명 Atractylodes ovata, Atractylodes chinensis, Atractylodes japonica, Atractylis ovata, Giraldia stapfii, Atractylis japonica, Atractylodes lyrata, Atractylis separata, Atractylodes errosodentata, Atractylis chinensis, Atractylis lancea, Atractylis pinnatifolia, Acarna chinensis, Atractylis chinensis var. liaotungensis, Atractylodes lancea var. simplicifolia, Atractylodes lancea var. chinensis, Atractylis lyrata f. ternata, Atractylis ovata f. amurensis, Atractylis ovata var. simplicifolia, Atractylis chinensis var. simplicifolia, Atractylis chinensis var. quinqueloba, Atractylis chinensis var. loeseneri, Atractylis chinensis f. stapfii, Atractylis chinensis f. simplicifolia, Atractylodes lyrata var. ternata, Atractylodes chinensis var. simplicifolia, Atractylis chinensis f. erossodentata, Atractylis ovata var. ternata, Atractylis ovata f. simplicifolia, Atractylis ovata f. pinnatifolia, Atractylis ovata f. lyratifolia, Atractylodes erosodentata, Atractylis ovata f. ternata, Atractylodes ovata var. ternata의 중국명은 창주(苍术, 江苏南部种子植物手册), 속명(俗名)은 치주(赤术, 名医别录), 주(术, 江苏南部种子植物手册), 마오슈(茅术), 난창주(南苍术), 셴주(仙术), 허바이주(和白术), 꽌창주(关苍术) 등이 있다.    

FRPS(1987) 등재 학명 Atractylodes macrocephala Koidz., 학명 이명 Atractylis macrocephala, Atractylis macrocephala var. hunanensis의 중국명은 바이주(白术, 中国药用植物志)이다. 국표 등재 국명 큰꽃삽주만 백출이다. 재배식물 큰꽃삽주를 제외한 삽주속 식물은 모두 창출이라고 보면 되겠다. 따라서, 국표 등재 국명 둥근잎삽주, 삽주, 당삽주,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 등재된 모창출, 북창출 등은 모두 창출이다.   

껍질이 있는 그대로를 창출(蒼朮), 껍질을 벗긴 것을 백출(白朮)이라고 한다느니, 또, 신근(新根)을 백출, 구근(久根)을 창출이라고 한다느니 하는 논쟁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삽주의 이름 유래, 백출과 창출 구별법에 대해 논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국표 등재 둥근잎삽주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아무어 애트랙틸로즈(Amur atractylodes,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국립수목원, 2022)이다. 아무르(Amur)에 나는 삽주속(atractylodes) 식물이라는 뜻이다.  

둥근잎삽주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학명을 붙인 사람이 북한 식물학자이고, 구글에도 자료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둥근잎삽주는 한강토 특산식물로 추정된다. 네이처링에는 2023년 10월 12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에서 발견한 둥근잎삽주 사진이 올라와 있다. 티스토리에는 2021년 9월 6일 올린 게시판에 남한 중부 지방에서 찍었다는 둥근잎삽주 사진이 한 장 실려 있다. 구글에서 검색되는 남한 둥근잎삽주에 대한 이미지 자료는 이 두 가지가 전부다.   

둥근잎삽주의 줄기는 단생(單生)하고, 경질(硬質)이며, 아래 부분은 진한 황갈색(黃褐色)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색이 점점 옅어진다. 줄기 상부에서 가지가 2~3개 정도 갈라진다.  

하부와 중앙부 줄기잎은 긴 타원형(長楕圓形), 도란상 긴 타원형(倒卵狀長楕圓形) 또는 타원형(楕圓形)이고, 둔두(鈍頭) 또는 원두(圓頭)에 둔저(鈍底) 또는 원저(圓底)이며, 줄기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엽병(葉柄)은 없거나 아주 짧다. 엽병이 줄기를 반쯤 감싸는 당삽주, 엽병이 3~8cm에 이르는 삽주와 대조적이다. 잎 표면은 윤채(潤彩)가 있다. 잎 가장자리는 잔 톱니가 무수하게 나 있고, 톱니 끝에는 바늘 같은 짧은 가시가 있다. 잎은 갈라지지 않는다. 전체 잎이 갈라지지 않는 특징이 당삽주와 비슷하지만, 3~5열(裂)하는 삽주와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줄기와 가지 끝에 화뢰(花蕾, 꽃봉오리)가 하나씩 달린다. 꽃봉오리는 방추형(紡錘形) 또는 타원체형(楕圓體形)이고, 겉에는 바늘 같은 가시들이 무수하게 둘러싸고 있다. 

삽주속 식물은 어린순을 나물로 해먹는다. 여름철에는 덩이줄기를 태운 연기로 옷장이나 쌀 창고를 훈증(熏蒸)하면 곰팡이가 끼지 않는다(네이버 식물백과 국생정). 어린순은 튀김 등에 이용하고, 쌈으로 먹거나 겉절이를 하기도 한다. 다른 산나물과 무쳐 먹기도 한다. 어린싹은 맛과 향이 매우 우수한 산나물로서 보리고개가 있던 시절 구황식품이기도 했다. 뿌리를 술에 담가 마시기도 한다.  

둥근잎삽주, 삽주, 당삽주의 근경(根莖)을 창출(蒼朮)이라 하며 약용한다. 조습건비(燥濕健脾), 거풍(祛風), 발한(發汗), 해울(解鬱), 벽예(辟穢)의 효능이 있다. 습성곤비(濕盛困脾, 습이 성하여 소화기가 쇠약해지는 증상), 권태기와(倦怠嗜臥, 권태감이 있고 바로 눕고 싶은 증상), 식욕부진, 구토, 수양성 하리(水樣性下痢), 이질, 말라리아, 담음(痰飮), 수종(水腫), 계절성 감기, 풍한(風寒)으로 인한 습비(濕痺), 족위(足萎), 야맹증(夜盲症)을 치료한다(네이버 식물백과 국생정). 

백출(白朮)을 불에 구워 건조한 것은 홍출(烘朮), 햇볕에 건조한 것은 생쇄출(生晒朮)이라 한다. 보비익위(補脾益胃), 조습(燥濕), 고표지한(固表止汗), 안태(安胎)의 효능이 있다. 비위기약(脾胃氣弱), 식욕부진, 권태소기(倦怠少氣), 허창(虛脹, 腹脹滿), 하리(下痢), 담음, 수종, 황달(黃疸, Jaundice), 관절염, 각기(脚氣), 소변곤란(小便困難), 현훈(眩暈), 도한(盜汗), 자한(自汗), 태기불안(胎氣不安, 태동불안), 임신부의 면목부종(面目浮腫), 사지수종(四肢水腫)을 치료한다(네이버 식물백과 국생정). 

창출(蒼朮, 삽주)의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이 쓰고[苦] 매우며[辛] 독이 없다. 윗도리, 중간, 아랫도리의 습을 치료하며 속을 시원하게 하고 땀이 나게 하며 고여 있는 담음(痰飮), 현벽(痃癖), 기괴(氣塊), 산람장기(山嵐쎫氣) 등을 헤치며 풍, 한, 습으로 생긴 비증(痺證)과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것이 멎지 않는 것을 낫게 하며 수종과 창만(脹滿)을 없앤다. ○ 삽주의 길이는 엄지손가락이나 새끼손가락만하며 살찌고 실한 것은 구슬을 꿴 것 같으며 껍질의 빛은 갈색이고 냄새와 맛이 몹시 맵다. 반드시 쌀 씻은 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다시 그 물을 갈아붙여 하루동안 담가 두었다가 겉껍질을 벗기고 노랗게 볶아 써야 한다[본초]. ○ 일명 산정(山精)이라고 하는데 캐는 방법은 흰삽주와 같다[본초]. ○ 족양명과 족태음경에 들어가며 위(胃)를 든든하게[健] 하고 비(脾)를 편안하게 한다[입문]. ○ 삽주는 웅장하여 올라가는 힘이 세고 습을 잘 없애며 비를 안정시킨다[역로](東醫寶鑑 湯液編). 

백출(白朮, 흰삽주)의 성질은 따뜻하고[溫] 맛이 쓰며[苦] 달고[甘] 독이 없다. 비위를 든든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고 습을 없앤다. 또한 소화를 시키고 땀을 걷우며 명치 밑이 몹시 그득한 것과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것이 멎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허리와 배꼽 사이의 혈을 잘 돌게 하며 위(胃)가 허랭(虛冷)하여 생긴 이질을 낫게 한다. ○ 산에서 자라는데 어느 곳에나 다 있다. 그 뿌리의 겉모양이 거칠며 둥근 마디로 되어 있다. 빛은 연한 갈색이다. 맛은 맵고 쓰나[辛苦] 심하지 않다. 일명 걸력가(乞力伽)라고 하는 것이 즉 흰삽주이다[본초]. ○ 『신농본초경』에는 삽주와 흰삽주의 이름이 없었는데 근래 와서 흰삽주를 많이 쓴다. 흰삽주는 피부 속에 있는 풍을 없애며 땀을 걷우고 트직한 것을 없애며 위(胃)를 보하고 중초를 고르게 한다. 허리와 배꼽 사이의 혈을 잘 돌게 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위[上]로는 피모(皮毛), 중간으로는 심과 위, 아래로는 허리와 배꼽의 병을 치료한다. 기병(氣病)이 있으면 기를 치료하고 혈병(血病)이 있으면 혈을 치료한다[탕액]. ○ 수태양과 수소음, 족양명과 족태음의 4경에 들어간다. 비(脾)를 완화시키며[緩] 진액을 생기게 하고 습을 말리며 갈증을 멎게 한다. 쌀 씻은 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노두를 버리고 빛이 희고 기름기가 없는 것을 쓴다[입문]. ○ 위화(胃火)를 사하는 데는 생것으로 쓰고 위허를 보할 때에는 누른 흙과 같이 닦아 쓴다[입문](東醫寶鑑 湯液編) .

창주(苍术)는 근상경(根状茎)을 약으로 쓴다. 운비약(运脾药)이다. 성미(性味)는 쓰고 따뜻하며(苦温), 매운맛이 강렬하다(辛烈). 조습화탁(燥湿化浊),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다. 창주의 약재 상품 명칭은 한창주(汉苍术), 마오주(矛术), 마오창주(矛苍术) 등이 있다. 하지만 크게 북방(北方)에서 나는 뻬이창주(北苍术)와 남방(南方)에서 나는 난창주(南苍术)로 나뉜다. 난창주는 장쑤(江苏) 쥐룽현(句容县)에서 나는 마오주(矛术)의 품질이 가장 좋다. 다만 뻬이창주는 창주를 총칭(总称)하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본종(本种)뿐만 아니라 북방에서 나는 꽌창주(关苍术) 등 창주속(苍术属) 식물을 포함한다(中國植物志, FRPS).  

창출은 방향화습약(芳香化濕藥)으로 분류된다. 창출의 성질(性)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溫無毒). 맛(味)은 맵고 쓰다(辛苦). 비(脾), 위(胃), 간경(肝經)으로 들어간다. 조습건비(燥濕健脾), 거풍산한(祛風散寒), 명목(明目)의 효능이 있다. 완복창만(脘腹脹滿), 설사, 수종(水腫), 각기위벽(脚氣痿躄), 풍습비통(風濕痺痛), 풍한감모(風寒感冒), 작목야맹(雀目夜盲) 등을 치료한다(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  

백출은 보익약(補益藥) 중에서도 보기약(補氣藥)으로 분류된다. 백출의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맛은 쓰면서도 단맛이 난다(苦甘). 비, 위경으로 들어간다. 보비익위(補脾益胃), 조습화중(燥濕和中)의 효능이 있다. 비위기약(脾胃氣弱), 불사음식(不思飮食), 권태소기(倦怠少氣), 허창(虛脹), 설사, 담음, 수종, 황달, 습비(濕痺), 소변불리(小便不利), 두훈자한(頭暈自汗), 태기불안(胎氣不安) 등을 치료한다(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  

국표 등재 둥근잎삽주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삽주[Atractylodes ovata (Thunb.) DC.], 당삽주[Atractylodes koreana (Nakai) Kitam.] 등 2종이 있다.  

삽주(영 Ovate-leaf atractylodes, 일 オケラ, 朮, 古名 ウケラ, 중 关苍术, 苍术)는 한강토, 러시아 동부, 일본,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는 굵다. 줄기는 높이 30~100cm이다. 뿌리잎은 꽃이 필 때 시든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아래쪽 잎은 긴 타원형으로 길이 8~11cm, 3~5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잎 가장자리에 바늘 모양의 가시가 있다. 꽃은 7~10월에 피는데, 암꽃만 달리거나 양성꽃이 달린다. 머리 모양 꽃은 1개씩 달리며, 흰색이고, 지름 1.5~2.0cm이다. 뿌리를 창출이라고 하며 약용한다. 어린잎을 식용한다. 

당삽주(영 Korean atractylodes, 일 국표 ショウソウジュツ, FOM チョウセンオケラ, 朝鮮朮, 별명 ショソウジュツ, ナンマンオケラ, ホクセンソウジュツ, 北鮮蒼朮, 중 朝鲜苍术)는 한강토 평안도에 난다. 중국 랴오닝성, 산둥성에도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는 굵고 가로로 벋는다. 줄기는 곧추서며 높이 30~50cm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없다. 잎몸은 타원형, 길이 3~8cm, 가장자리는 갈라지지 않는다. 꽃은 9월에 줄기 끝에서 지름 1cm 정도의 머리 모양 꽃으로 피며,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이다. 열매는 수과, 10월에 익는다. 삽주에 비해 잎이 갈라지지 않으므로 구분된다.  

국표 등재 삽주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큰꽃삽주(Atractylodes macrocephala Koidz.) 1종이 있다. 큰꽃삽주의 근경이 바로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약재 백출이다. 백출은 특히 비위병(脾胃病)이나 습병(濕病)에 빠질 수 없는 아주 중요한 한약재이다.    

큰꽃삽주(일 オオバナオケラ, 大花朮, 생약명 ビャクジュツ, 白朮, 별명 トウビャクジュツ, 唐白朮, 중 白术)국표, 국생정에 학명, 국명 등만 등재되어 있다. 국생관 미등재종이다. 중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특유의 향기가 있다. 초원, 숲에서 자란다. 키는 높이 20~60㎝이다. 뿌리줄기는 굵다. 줄기는 기부(基部)에서 분지(分枝)하며, 털이 없다(無毛). 잎은 지질(地質)이고, 털이 없다. 중간의 줄기잎은 옆병이 있고 잎자루는 길이 3~6㎝이다. 잎몸은 거의 기부(基部)까지 3~5편으로 갈라지고, 측열편(側裂片)은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2심렬(二深裂)하며 도피침형(倒披針形) 또는 협타원형(狭楕圓形), 길이 4.5~7㎝, 폭 1.5~2㎝이다. 정렬편(頂裂片)이 가장 크다. 윗부분의 줄기잎은 비슷하지만 작다. 외측포(外側苞)는 자루가 없고 타원형 또는 협타원형에 가장자리는 매끄럽다. 내측포(内側苞)는 우상전열(羽状全裂)한다. 총포는 광종형(広鐘形), 지름 3~4㎝이다. 총포편(総苞片)은 다수이고, 복와상(覆瓦状), 가장자리에는 흰색의 거미털(蜘蛛毛)이 있고 끝은 둔형(鈍形)이다. 바깥쪽 총포편은 난형 또는 삼각형(三角形), 길이 6~8㎜, 폭 3~4㎜이다. 가장 안쪽의 총포편은 피침형 또는 광선형(広線形), 길이 11~20mm, 폭 2~3㎜이다. 두화(頭花)가 오케라(朮, 삽주)보다 크다. 화관(花冠)은 진한 붉은 보라색(濃赤紫色) 또는 자적색(紫赤色), 길이 약 1.7㎝이다. 수과는 도원추형(倒圓錐形), 길이 약 7.5㎜, 흰색 털이 있다. 관모는 오백색(汚白色), 길이 약 1.7㎝이다. 화기(花期)와 과기(果期)는 8~10월이다. 

2025. 3.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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