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백두산 야생화] 무릇 '인내(忍耐)'

林 山 2025. 2. 27. 17:40

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차오양촨(朝阳川)에서 처음 만난 야생화(野生花)는 황금색 꽃이 인상적인 금혼초였다. 금혼초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만나기가 힘든 야생화다. 금혼초, 애기우산나물, 도라지, 좁은잎사위질빵, 가는금불초, 딱지꽃, 가는장대, 너삼(苦蔘, 너삼), 짚신나물, 꼬리풀, 가는쑥부쟁이, 용머리, 참시호, 꽃층층이꽃, 큰뱀무, 까치수염, 박주가리, 메꽃, 솔체꽃, 둥근잎삽주, 원지(遠志)에 이어 이제 막 꽃이 지기 시작하는 무릇을 만났다. 무릇은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 전역의 산과 들 어디서나 흔하게 자라는 낯익은 식물이다. 하지만 이웃나라 중국까지 와서 만난 무릇은 어딘가 모르게 좀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릇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무릇은 필자의 고향 충주 산척에서는 물곳이라고 했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큰집에서 무릇으로 만든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양식이 부족해서 무릇을 구황(救荒) 음식으로 먹곤 했다. 음식 형태는 감자 푸딩 비스무리했다. 맛에 대한 기억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아릿하면서 감자 맛도 나고, 토란 맛도 나는 그런 음식이었다. 하여간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그런 맛이었다. 이후 다시는 무릇 푸딩을 먹지 않았다. 요즘은 무릇 푸딩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처럼 무릇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는 식물이라 만나면 늘 반갑다.  

백두산(白頭山)으로 가는 머나먼 만주(满洲) 옌볜까지 와서 무릇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백두산에 오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한강토의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중국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픔을 금할 수 없었다.  

남한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통해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부끄러운 나라, 못난 민족이다. 남북한 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악(惡)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민족사의 최대 사명이 아닌가 한다. 

 

무릇(중국 지린성 옌볜 차오양촨, 2024. 7. 17)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무릇이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속씨식물문, Magnoliophyta) > 백합강(百合綱, Liliopsida) > 백합아강(百合亞綱, Liliidae) > 백합목(百合目, Liliales) > 백합과(百合科, Liliaceae) > 무릇속(Barnardia)의 관속식물(管束植物, 관다발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登載) 무릇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바르나르디아 자포니카 (툰베리) 슐츠.f[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f.]이다. 국생관, 왕립식물원 큐(Kew) 등재 학명은 바르나르디아 자포니카 (툰베리) 슐츠 & 슐츠.f[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 & Schult.f.]이다. 국제식물명색인(IPNI) 등재학명은 바르나르디아 자포니카 슐츠.f(Barnardia japonica Schult.f.)이다.  

국표 등재 학명 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Ornithogalum japonicum Thunb.(1784년), Ornithogalum sinense Lour., Barnardia scilloides Lindl.,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 Scilla sinensis (Lour.) Merr., Scilla thunbergii Miyabe & Kudô, Scilla bispatha Hand.-Mazz., Scilla thunbergii Miyabe & Kudô var. pulchella Kitag.,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 var. pulchella (Kitag.) Kitag. 등이 있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바르나르디아(Barnardia)'는 1826년 잉글랜드의 식물학자이자 정원사 존 린들리(John Lindley FRS, 1799~1865)가 단일종 Barnardia scilloides와 함께 처음 명명한 것이다. 속명은 식물학자 에드워드 바너드(Edward Barnard)를 기리기 위해 붙였다. 에드워드 바너드가 누구인지는 불명(不明)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자포니카(japonica)'는 라틴어 형용사 '자포니쿠스(japonicus, 영어 of Japan, 일본의)'의 주격/호격/여성 단수형이다. 최초(最初) 발견지(發見地) 또는 자생지(自生地)가 일본(日本)임을 나타낸다. 

원명명자(原命名者)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괄호 안의 인명(人名)은 원명명자다. 린네가 창안한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에서는 식물의 학명이나 속명이 바뀌는 경우 먼저 학명을 출판한 원명명자를 괄호 안에 기재한 뒤 신명명자(新命名者)를 기재해야 한다.  

신명명자(新命名者) '슐츠.f(Schult.f.)'는 비엔나 출신의 오스트리아 식물학자 율리우스 헤르만 슐츠(Julius Hermann Schultes, 1804~1840)이다. 식물학 표준 저자 약어는 'Schult.f.'이다. 오스트리아 식물학자 요제프 아우구스트 슐츠(Josef August Schultes, 1773~1831)의 아들이다. 요제프 슐츠의 식물학 표준 저자 약어는 'Schult.'이다. 요제프와 율리우스 슐츠는 'Systema Vegetabilium(식물의 체계)'를 함께 저술했다.  

율리우스 슐츠는 1829년 'Caroli a Linné ... Systema vegetabilium: secundum classes, ordines, genera, species. Cum characteribus differentiis et synonymis. Editio nova, speciebus inde ab editione XV. Detectis aucta et locupletata. Stuttgardtiae'에서 1784년 툰베리가 명명한 무릇의 속명 오르니토갈룸속(Ornithogalum, 虎眼万年青属)을 무릇속(Barnardia)으로 변경한 학명을 출판했다. 국생관과 큐(Kew)는 요제프 슐츠와 그의 아들 율리우스 슐츠를 공동 신명명자로 인정하고 있다. IPNI는 툰베리를 원명명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표 등재 학명 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f.의 추천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은 무릇(조선식물향명집, 정태현 등, 1937), 비추천명은 물구(한국농식물자원명감, 안학수 등, 1982), 물구지(식물원색도감 과학백과사전, 김현삼 등, 1988), 물굿(한국농식물자원명감, 안학수 등, 1982) 등이 있다.  

'무릇'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물웃'이라는 옛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물웃'은 샘처럼 물이 나는 땅위에서 자란다는 뜻의 '물윗'이 어원이라고 한다. 물윗-물웃-무릇, 물구, 물구지, 물굿, 물곳 등으로 음운 변화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의 고향 충주에서는 지금도 무릇을 물곳이라고 부른다. 사실 물곳이 국명 무릇보다 더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국명 이명은 야자고(野茨菰), 전도초(剪刀草), 흥거(興渠) 등이 있다. 야자고(野茨菰), 전도초(剪刀草)는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등재된 무릇의 본초명(本草名)이다. 중국에서 흥거(興渠, 梵语 हिङ्गु,罗马化 hiṅgu, 中药名 阿魏)는 마늘(大蒜), 염교(薤, 小根蒜), 파(葱), 부추(韭菜)와 함께 오신(五辛) 가운데 하나다. 한강토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 수행자(修行者)들에게 먹지 말라고 권장하는 오신채(五辛菜)는 마늘(大蒜), 파(革蔥), 부추(蘭蔥), 달래(慈蔥), 무릇(興蕖) 등 다섯 가지다. 오신채는 대부분 매운맛이 강하고 자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불교 율장(律藏)에 따르면 오신채를 먹으면 입 주위에 귀신(鬼神)이 달라붙는다고 한다.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嗔心)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사찰에서는 양파도 금기시한다. 반려동물에게 양파는 매우 위험한 음식이라고 한다.  

염교(薤, 小根蒜)는 '백합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 잎은 가늘고 길며 비늘줄기에서 모여 난다. 여름에 잎이 마른 다음 가을에 길이 40센티미터 정도의 꽃줄기가 나와 끝에 자주색 꽃이 핀다. 여름에 비늘줄기를 심어 다음해 여름에 수확하여 소금과 식초에 절여서 먹는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한강토와 일본에서도 재배한다. 학명은 Allium chinense이다.'라고 사전에 나온다. 국표 등재 학명 알리움 키넨세 G.돈(Allium chinense G.Don)의 추천 국명은 염교(조선식물향명집, 정태현 등, 1937), 비추천명은 염부추(염교, 염지, 조선식물지, 임록재, 1996+), 염(우리나라식물명감, 박만규, 1949) 등이 있다. 염교는 달래(학명 Allium monanthum Maxim.)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으로서 중국양파(Chinese onion)라고도 한다. 한강토에서는 돼지파라고도 하는데, 쪽파와 비슷하지만 잎과 뿌리가 훨씬 크다. 일본명은 랏쿄우(らっきょう, 辣韮·薤)이다. 일본과 한강토에서는 구근을 일식집 등에서 초절임으로 많이 이용한다. 한강토 불교에서는 염교에 해당하는 식물이 없으니까 달래(小蒜, 蒜, 慈蔥)라고 한 것이다.   

흥거(兴渠, xīng qú)는 아위(阿魏, ēwèi, 학명 Ferula assafoetida)를 말한다. 흥거는 원래 중국에서 나는 식물이 아니다. 원산지는 이란 사막과 아프가니스탄 산악 지대이고, 남부 유럽, 북부 아프리카, 서아시아, 남아시아에 분포한다. 주로 아프가니스탄의 인도와 가까운 지역에서 재배한다. 중국에는 흥거가 윈타이(芸薹, 油菜), 여우차이(油菜), 샹차이(香菜, 胡荽), 츄츄뤄샹(求求罗香)으로 잘못 알려졌다. 흥거는 뿌리로 즙을 내어 향신료(香辛料)로 쓰인다고 한다. 한강토에서는 흥거 또는 아위와 비슷한 식물이 없으니 무릇 또는 양파를 집어넣은 것이다. 따라서, 무릇의 국명 이명을 흥거(興渠)라고 한 것은 오류(誤謬)다.  

흥거 또는 아위는 국표, 국생정, 국생관 미등재종이다. 아위의 성질은 따뜻하고[溫](열(熱)하다고도 한다) 맛은 매우며[辛] 독이 없다. 노채[傳尸]를 낫게 하며 사귀(邪鬼)를 없앤다. 징가[癥]와 적취[積]를 삭이며 학질[瘧]을 낫게 하고 여러 가지 잔 벌레를 죽인다. 자체에서 냄새가 몹시 나면서 나쁜 냄새를 없애는 묘한 약이다. ○ 파사국(波斯國, Persia)에서 나는데 그 나뭇가지를 끊으면 엿과 같은 진이 나온다. 오래면 단단히 굳어진다. 이것을 아위라 하며 모양이 복숭아나무진(桃膠)과 같다. 색이 검은 것은 쓰지 못하며 누르고 부서지는 것[黃散]이 좋은 것이다. 먼저 분(粉)처럼 간 것을 뜨거운 술그릇 위에서 김을 쏘인 다음에 쓴다. ○ 품질을 감별하는 방법은 아위 0.8g을 쓰던 구리그릇 속에 담아 두었다가 그 이튿날 본다. 그러면 아위를 묻었던 곳이 은이나 수은처럼 희어지고 붉은색이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좋은 것이다[본초](東醫寶鑑). 다음백과 국생정 국명 이명으로 등재된 흥거 때문에 글이 길어졌다.  

국표 등재 무릇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이스트 에이션 스퀼(East Asian squill,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국립수목원, 2022)이다. '동아시아(East Asian)에 나는 해총(海蔥) 또는 실러(scilla, squill)'라는 뜻이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영문영은 차이니즈 스퀼라(Chinese squilla)이다. '중국(Chinese)에 나는 갯가재(squilla)'라는 뜻인데, 무릇의 이런 영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이니즈 스퀼(Chinese squill)의 오기(誤記)다.  

국표 등재 무릇,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학명 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 et Schult.f., 학명 이명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의 추천 일본명(日本名, Japanese common name)은 츠루보(ツルボ, 蔓穂)이다.   

츠루보(蔓穂)라는 이름은 군생(群生)하여 꽃이삭(穂)이 이어서 연달아 피는 모습으로부터 츠레보(つれぼ, 連穂)라고 했는데, 이것이 전와(転訛)된 것이다. 또, 흑갈색(黒褐色) 구근(球根)의 껍질을 벗겨서 반들반들한 모습이 보우주아타마(ぼうずあたま, 坊主頭, 스님의 머리)처럼 보여 츠룬보우(つるんぼう, つるん坊, 빡빡머리 스님)라고 했는데, 이것이 전와(転訛)되어 츠루보(蔓穂)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전와(転訛)는 말의 본래 음(音)이 발음 편의상 다른 음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FOM 등재 별명(別名, synonymy)은 산다이가사(サンダイガサ, 参内傘)이다. 일본 무가(武家) 시대 조정에 출사(出仕)한 사람(公家)이 산다이(さんだい, 参内, 參朝, 詣闕, 예궐)할 때 하인이 들고 있는 손잡이 자루가 긴 가사(傘, 우산)를 접은 형태와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FRPS, 1980) 등재 학명 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 & Schult. f., 학명 이명 Scilla scilloides, Scilla japonica, Scilla chinensis, Scilla sinensis, Scilla bispatha, Scilla alboviridis, Scilla thunbergii, Scilla borealijaponica, Ornithogalum sinense, Ornithogalum japonicum, Barnardia borealijaponica, Barnardia bispatha, Barnardia alboviridis, Barnardia scilloides, Barnardia pulchella, Scilla scilloides var. pulchella, Scilla chinensis var. mounsei, Scilla scilloides var. mounsei, Scilla scilloides var. alboviridis, Scilla scilloides f. albida, Scilla thunbergii var. pulchella, Scilla sinensis var. pulchella, Barnardia sinensis, Scilla scilloides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common name)은 몐자올(绵枣儿)이다.  

'몐자올(绵枣儿)'이라는 이름은 타원형(椭圆形) 또는 거의 구형(球形)인 구근이 '자올(枣儿, 대추)'과 비슷하고, 구근을 으깨면 실크나 '몐(绵, 면, 솜)' 같은 점액이 생겨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무릇(중국 지린성 옌볜 차오양촨, 2024. 7. 17)

 

무릇은 일본 오키나와, 타이완, 중국, 만주,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지에 야생한다(국생정). 무릇은 한강토 전역에 나며 일본, 중국, 타이완,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국생관).  

츠루보(蔓穂)의 원산지는 일본 전토, 조선(朝鮮, 조선반도, 한반도, 한강토), 중국, 타이완, 러시아이다(FOM). 몐자올(绵枣儿)은 중국 똥베이(东北), 화베이(华北), 화쫑(华中) 서부와 쓰촨(四川)의 무리(木里), 윈난(云南)의 얼위안(洱源)과 쫑뎬(中甸), 광똥(广东) 북부, 쟝시(江西), 쟝쑤(江苏), 쩌쟝(浙江)의 해발 2600m 이하 지대 언덕, 초원, 길가 또는 숲 가장자리에 자란다. 조선(朝鲜), 일본, 타이완, 러시아에도 분포한다(FRPS). 

뿌리는 비늘줄기(鱗莖)이다. 비늘줄기는 난상 구형(卵狀球形)이며 길이 2~3cm이고, 외피(外皮)는 흑갈색이다. 수염뿌리가 내린다. 꽃대는 높이 20~50cm이다. 잎은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2개씩 나오고 길이 15~30cm, 폭 4~6cm로서 약간 두꺼우며 표면은 수채처럼 파지고 끝이 뾰족하며 털이 없다. 여러 잎이 근생(根生)한다. 

꽃은 7~9월에 연보라색으로 핀다. 꽃대 끝에 길이 4~7cm의 총상꽃차례(總狀花序, raceme)가 달리며, 꽃차례는 길이 12cm 정도이다. 포(苞)는 길이 1~2mm로서 좁은 피침형(狭披針形)이다. 꽃자루는 길이 5~12mm이며, 화피열편(花被裂片)은 6개이고 거꿀피침 모양(倒披針形)으로 길이 약 3mm이다. 수술은 6개이고 수술대는 가늘지만 밑부분이 넓으며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암술은 1개이며 씨방은 타원형(椭圆形)으로서 잔털이 3줄로 돋는다. 

열매는 삭과(蒴果, capsule)이다. 삭과는 길이 5mm로서 도란상 구형(倒卵狀球形)이고 종자(種子)는 넓은 피침형(廣披針形)이다. 삭과는 열개과(裂開果)에 속하는 열매의 한 종류이다. 열매가 익어서 성숙하면 위에서 아래로 향해 껍질이 갈라지며(裂開) 종자(種子)가 밖으로 나온다. 

무릇의 어린 잎은 끓는 물에 데쳐서 아린 맛을 우려낸 뒤 나물로 이용한다(다음백과 국생정). 몐자올(绵枣儿)은 꽃 색깔이 밝고 오래 지속되며, 병충해가 적어서 관상 가치가 높다. 또한 토양과 물을 고정하는 능력이 있다(百度百科). 무릇은 봄철에 잎과 비늘줄기, 뿌리 등을 캐서 나물로 먹으며, 비늘줄기는 둥굴레나 참쑥과 함께 고아서 물엿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에는 구황식물로 죽을 끓여 먹기도 했다(다음백과). 무릇은 전초를 양념하여 나물로 먹거나 죽을 만들어 먹는다. 머리에 창진이 생겼을 때 전초를 찧어 붙인다(민속특산식물사전). 무릇의 어린잎과 비늘줄기는 삶아서 나물로 먹는다. 특히 비늘줄기를 삶아 먹으면 회충 등이 떨어져 나온다고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무릇은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줄기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인다.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엿처럼 오랫동안 조려서 먹으며, 뿌리는 구충제로도 사용되었다. 옛날에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구황식물로도 이용되었다. 또 줄기가 매우 단단해 대나무 대신 복조리를 만드는 데에 사용하기도 했다(야생화 백과사전). 

어린 시절 무릇의 비늘줄기로 만든 음식은 먹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어린잎을 나물로 먹어본 적은 없다. 필자의 고향인 충주에서도 무릇의 싹을 나물로 먹는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 했다.  

무릇의 비늘줄기 또는 전초(全草)를 면조아(綿棗兒)라 하며 약용한다. 활혈해독(活血解毒), 소종지통(消腫止痛)의 효능이 있다. 유옹(乳癰, 유선염), 장옹(腸癰, 충수염), 타박상, 요퇴통(腰腿痛), 근골통(筋骨痛), 옹저(癰疽)를 치료한다(국생정). 

몐자올(绵枣儿)은 활혈지통(活血止痛), 해독소종(解毒消肿), 강심이뇨(强心利尿)의 효능이 있다. 질타손상(跌打损伤, 타박상, 염좌), 근골동통(筋骨疼痛), 창통종통(疮痛肿痛), 유통(乳痛), 심원성 수종(心源性水肿) 등을 치료한다(百度百科). 
  
야자고(野茨菰, 무릇)의 성질은 냉(冷)하고 맛은 쓰며[苦] 독이 없다. 석림(石淋)을 낫게 하고 옹종을 삭이며 소갈을 멎게 한다. 몸푼 뒤의 혈민(血悶, 몸푼 뒤에 혈허나 혈어로 인해 정신이 혼미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태민(胎悶)이 나오지 않는 것을 나오게 한다. ○ 들과 밭에서 자라는데 곳곳에 있다. 흉년에 사람들이 그 뿌리를 캐서 삶아 먹는데 맛이 아주 좋다[속방]. ○ 전도초(剪刀草, 무릇)의 뿌리가 즉 야자고이다[단심]. ○ 정창치료[疔瘡治]에 전도초를 쓴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정전](東醫寶鑑).  

야자고는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本草學) 교과서에는 수재(收載)되지 않은 본초명(本草名)이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야자고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필자도 야자고를 방제(方劑)에 처방해본 적이 없다. 

 

무릇(중국 지린성 옌볜 차오양촨, 2024. 7. 17)

 

국표 등재 무릇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흰무릇[Barnardia japonica (Thunb.) Schult.f. f. albiflora (Satake) Yonek.] 1종이 있다. 국표 등재 무릇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없다.   

흰무릇(영 White-flower squill, 일 シロバナツルボ)은 한강토 전역에 자라며, 러시아 우수리,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50cm 정도까지 자란다. 비늘줄기는 난형(卵形)이고, 길이 2~3cm이며, 겉껍질은 검은색이고, 밑에 가는 뿌리가 나온다. 꽃줄기는 곧게 선다. 여러 장의 잎이 밑동에서 나오고, 보통 2장씩 마주나며, 선형이고 끝이 날카롭고 부드러우며, 길이 15~30cm, 너비 4~6mm이다. 꽃은 7~9월 총상꽃차례에 흰색으로 핀다. 꽃자루는 가늘고 짧으며, 꽃싸개잎은 작고, 선형이다. 화피(花被, perianth)는 6장이고 피침형이며, 길이 3mm쯤이다. 수술은 6개이고, 화피와 거의 같은 길이이며 실 모양이고, 아랫부분이 넓다. 암술은 1개이며, 씨방은 타원형이고, 암술대는 짧은 기둥 모양이다. 열매는 삭과이며, 난형이고, 길이 5mm쯤이다. 삭과는 9~11월에 익으며 벌어져 검은색의 가는 씨를 낸다. 흰색 꽃이 피는 무릇이다. 비늘줄기는 식용하며, 이뇨제, 가래약 등의 약재로 쓴다. 

2025. 3. 18.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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