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상리마을에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다.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 때문에 걷기가 힘이 든다. 눈을 하얗게 뒤집어 쓴 달음산 정상이 저만치 올려다 보인다.
▲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본 달음산 정상
날씨는 포근해서 눈녹은 물이 자그마한 계곡에 폭포수가 되어 흘러 내리고.....
▲ 달음산 기슭의 작은 계곡을 흐르는 폭포
달음산 기슭에 있는 옥정사 입구 주차장에도 눈천지.....
▲ 옥정사 입구
한동안 땀을 흘린 끝에 병풍바위에 올라 달음산 정상을 바라보니 벌써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몇 보인다.
▲ 병풍바위에서 바라본 달음산 정상
마침내 달음산 정상에 서다. 서쪽으로는 멀리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산맥들이 아스라하게 보이고, 바로 앞에는 지율스님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도룡룡으로 유명한 천성산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낙동정맥의 끝자락인 금정산이 산맥을 이루면서 달려가고..... 동쪽으로는 아, 끝없이 펼쳐진 검푸른 동해바다..... 가없는 수평선..... 인생무상.....
▲ 달음산 정상 표지석
북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병풍바위가 아찔한 모습으로 서 있고, 그 너머로 끝없이 나타나는 눈덮힌 산들.......
▲ 달음산 정상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한없이 푸르른 동해바다를 등에 지고 달음산 정상에 서다. 달음산이 곧 나요, 나는 곧 달음산이 된다.
▲ 달음산 정상에서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모든 생명은 바다로부터 왔으니....... 생명의 시원인 저 바다...... 곧 나의 태고적 고향이다.......
▲ 아,푸르른 동해바다
보라, 억겁의 세월을 무언으로 지내온 저 바위봉우리를........ 나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인 것을..........
▲ 하산길에 아쉬움이 남아서 달음산 암봉을 뒤돌아보니
바닷가 아늑한 곳에는 어김없이 인간들이 깃들어 살고........ 바다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엄마의 젖줄과도 같은 존재라.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그마한 어항을 이루니.
▲ 기장군 대변항 원경
산길은 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는 법. 인간 세상사 모든 이치도 이와 같으니..... 오늘 슬픈 일이 있다고 해서 슬퍼할 것도 없고, 또 기쁜 일이 있다고 해서 기뻐할 것도 없으리니....... 그러나 인간사 고진감래라 했던가!
부산 기장에 왔으니 대변항을 보지않고 간다면 몹시 서운할 터.......땅위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대변항 앞바다를 바라보다.
▲ 부산 기장군에 있는 대변항 전경
멀리 충주에서 내가 내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 무리의 지기들이 부산으로부터 달려왔다. '민지네' 부산 경남지역 회원들......... 이토록 반가울 수가....... 산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이면 산도반이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뜻도반이라.......... 반가운 사람들끼리 만났으니 어찌 곡차 한 잔 없어서야 되겠는가!
▲ 부산에서 대변항까지 달려온 '민지네' 부산.경남 회원들
산도반 뜻도반 님들과 함께 장어구이와 멸치회를 안주로 곡차를 나누다.
▲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러운 장어구이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는 법........ 그렇게 또 훗날을 기약하며 귀로에 오르다.
2005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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