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순례기

100대 명산 도봉산 포토기행

林 山 2004. 11. 30. 15:32

2004년 11월 27일. 오후 6시 경. 도봉산 등반을 위해 한우사랑과 함께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쌍문역에 내리다. 근처 갈비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 소주도 한 잔 하다.

택시로 우이동 들머리 '대한산장'으로 향하다. 늦은 밤 대한산장에 도착 뭉개구름, 산사랑, 크로네를 만나다. 산장은 활엽수림이 우거진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나무들은 죄다 잎을 떨구고 있다. 밤공기가 싸늘하다. 밤 12시 경 잠자리에 들다.


 

*우이동 대한사장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왼쪽부터 한우사랑,뭉개구름,필자,심지,모모,우빠,산사랑


*대한산장 들마루에서 필자


이튿날 10시 경 도봉산 등반을 시작하다. 우회로를 버리고 험한 바위길을 선택하다. 처음 바위코스는 무난하게 통과하다.


 

*첫번째 암봉 릿지를 마치고 잠시 휴식중.왼쪽부터 한우사랑, 필자, 뭉게구름 님 


두 번째 암봉을 만나 릿지를 해서 오르다. 오랜만에 하는 릿지라 다리가 후들거리다. 암봉의 정상에 오르니 전망이 참 좋다. 암봉에서 사방을 바라보다. 왼쪽으로는 오봉이 오른쪽으로는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이 펼쳐지다.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을 축소해 놓은 듯 한 느낌이 들다.


 

*두번째 암봉에서 릿지등반을 하는 모습.

왼쪽에서 세번째 빨간배낭이 필자


*릿지등반을 해서 오른 암봉의 정상에서

자운봉과 만장봉,선인봉을 무심히 바라보다

*암봉의 정상에서.

왼쪽부터 모모,필자,심지,한우,뭉개구름,크로네 님 


암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바위절벽을 만나다. 이리저리 루트를 찾아보았으나 내려갈 도리가 없다. 마침 가져간 로프도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다. 그 때 같은 루트를 타던 산악인들이 때맞추어 나타나다. 그들의 로프를 빌려서 무사히 암벽을 내려오다. 산악인으로서 몹시 부끄러움을 느끼다. 준비도 없이 무모하게 바위를 탄 것을.......................


 


*로프를 타고 암벽을 내려오고 있다.

맨 왼쪽 바위위에 있는 사람이 필자

*소귀를 꼭 빼닮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우이암.

까마귀 두 마리가 맴돌고 있다.


암봉이 나타나면 우회로를 타기로 하다. 늦가을이라 나무들은 잎들을 죄다 떨구고 있다. 주능선 음지쪽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희끗희끗 보이다.


 

*우이암을 지나 어느 이름없는 봉우리에서


바위길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다친 여성등반객을 만나서 침을 놓아 주다. 산을 내려가거든 꼭 진단방사선과에 들러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볼 것을 권하다. 오늘도 좋은 일 한 가지를 하다.


 

*바위길에서 미끄러져 다친 여성에게 침시술


자운봉 앞에 서다. 봉우리 이름답게 서슬퍼런 기운을 느끼다. 자운봉의 기가 그대로 내 몸속으로 전해지다. 몸의 기운이 서늘해짐을 뼛속 깊이 느끼다. 해는 어느덧 서산에 기울고 있다. 서녘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다. 마들너머 불암산과 수락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다.


 

*선인봉 아래에서


시간이 부족해서 포대능선을 포기하다. 민초샘을 지나 원도봉 계곡길 쪽으로 내려오다. 망월사 역에서 전철을 타고 인사동으로 가다. 인사동에서 지리산을 만나다. 또 길거리에서 우연히 도예가인 건국대 곽태영 교수를 만나다. 미국 뉴욕갤러리에서 그의 도예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란다. 인사동길 한가운데서 곽교수와 사진 한 판을 박다.

한식집 '칠갑산'에 들르다. 불고기 정식과 동동주 한 동이를 시키다. 동동주 맛이 달착지근하다. 거푸 석 잔을 마시다.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리다.

도봉산을 가슴에 안고 귀로에 오르다.

 

 

2004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