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2년 전 감물중학교 3학년 2반 담임 시절

林 山 2008. 7. 1. 12:24

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학군장교로 임관되어 군에 입대하였다. 광주 육군보병학교에서 4개월간 초군반 교육과정을 마치고 특전사에 배치되어 제7공수특전여단에서 2년간 복무한 뒤 1981년 6월 소집해제되었다. 

 

소집해제가 되고 나서 중등교사로 발령이 나기를 기다린지 2년..... 마침내 1983년 3월 내가 첫 발령을 받아서 부임한 학교는 충북 괴산군 감물면 감물초등학교에 갓 신설된 목도중학교 감물분교였다. 나는 당시 28세의 청년 햇병아리 교사였다. 

 

 

목도중학교 감물분교장이 있던 감물초등학교

 

1983년 3월 2일이던가? 발령장을 들고 괴산군 불정면에 있는 목도중학교로 가서 교장선생님께 신고를 하고 곧바로 감물분교장으로 배치되었다. 당시 감물분교는 교실이 없어 감물초등학교에서 더부살이로 출발하였다.

 

 

감물중학교의 봄 풍경

 

 

 

감물중학교의 여름 풍경

 

 

 

감물중학교의 가을 풍경

 

 

 

감물중학교의 겨울 풍경

 

그로부터 3년이 지났던가? 감물분교는 목도중학교로부터 독립을 해서 감물중학교로 정식 인가를 받고 새 건물로 이사를 하였다. 분교에서 어엿한 독립 중학교로 인가가 나던 날 아이들과 함께 얼마나 기뻐했던가!  지금도 그날의 정경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

 

 

담임을 맡았던 3학년 2반

 

감물중학교는 학년당 두 학급 규모의 아주 작은 학교였다. 1986년에 나는 3학년 2반 여학생반 담임을 맡았다. 이 아이들이 감물중학교 제1회 졸업생이다. 나는 이 아이들과 함께 나의 20대를 마감했다. 이들은 내가 첫 발령을 받은 신설 학교에서 처음으로 배출한 졸업생들이라는 점에서 내 인생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국어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매를 많이 들기로 유명한 선생이었다. 당시 나는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몹시 안타까왔다. 내 자신이 너무 가난해서 내가 가고 싶었던 학교를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더 안타까왔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이 다음에 성장해서 '학교 다닐 때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가!' 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회초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며칠 전 졸업생 중 한 사람에게서 다음 카페에 1회 졸업생들의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카페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아이들의 옛날 모습들을 하나하나 살펴 보았다. 거기에는 강산이 두 번 변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나의 모습이 있었다. 또 그리운 아이들의 모습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하염없이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감회에 젖어 갔다.

 

아이들은 이제 30대 후반의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있었으며, 다들 시집 장가도 가서 가정을 이루고 학부모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나에게 언제까지나 영원히 아이들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세월이 아무리 흐른다 해도......

 

 

2008년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