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5년이란 세월의 강을 건너서 다시 만난 아이들

林 山 2008. 6. 18. 17:10

청주시 서청주우체국 근처에 있는 '알장군'이라는 식당에서 목도중학교 감물분교 제1회 졸업생 동창회에 초대를 받았다. 6시경 설레이는 마음은 안고 동창회 장소로 들어가자 30대 후반의 제자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그 자리엔 25년이란 세월의 강을 거슬러 올라 나의 청춘시절에 만났던 아이들이 있었다.

 

1983년 목도중학교 감물분교 봄소풍

감물면 유창리 강변에서 1학년 2반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나는 1983년 3월 1일 목도중학교 감물분교에 첫 발령을 받고 부임했다. 부임하자마자 1학년 2반 여학생반 담임을 맡았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나는 아이들 종아리를 참 많이도 때렸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뜻이었지만..... 매를 든 교육자는 실패한 교육자라는 사실을 나는 미처 몰랐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참 형편없는 선생이었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보다 좀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있으련만 후회해도 소용없다.

 

1984년 목도중학교 감물분교 수학여행 

한산도 대첩문 앞에서 2학년 2반

 

아이들에게 큰절을 받으면서 가슴 한 구석에는 부끄러움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제자들이 따라주는 술잔을 더 자주 비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때 아이들에게 진 빚을 갚을 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교단을 떠난 지 어언 20여년이 지났다. 한의사로서 제2의 인생길을 걷고 있다. 언제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삶이야말로 내가 걸어가고자 하는 길이다.

 

아이들아~! 내가 너희들의 스승이 아니라 너희들이 오히려 나의 스승이었다. 25년만에 만난 아이들아~! 눈물 나도록 반가왔다. 그리고, 고마왔다.

 

다음에 또 반갑게 만나도록 하자꾸나.

 

 

2008년 6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