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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謹弔]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林 山 2009. 5. 25. 12:40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오전 사저인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30m 아래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박연차 리스트로 인해 전직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후 63세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던 전직 대통령이 명예로운 죽음 대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한국 정치사의 큰 오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인권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5공청문회 스타를 거쳐, 온몸으로 지역주의를 타파하려 했던 한 정치인에서 일국의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그의 일생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무기로 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지를 받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선에서 승리하여 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낙향하여 고향을 위해 헌신하는 소박하고 모범적인 전직 대통령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재임시절 막강한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직을 이용한 가족과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는 노 전 대통령도 비껴가지 못했다.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는 그의 상징이었던 도덕성과 청렴성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가했다. 이 사건은 노 전 대통령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거나 의혹을 받았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 주었다. 

 

검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실추된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고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결국 모든 책임을 홀로 지고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다만 검찰의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직 대통령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못내 아쉬운 측면이 있다.   

 

권력을 이용해서 비리를 저지른 가족과 측근들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일차적 책임이 있다. 전직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어 치부를 드러내고 난도질한 검찰의 수사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한몫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의 투신자살은 전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사에 있어서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는 작은사랑실천운동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작은사랑실천운동연합 회원들은 대한민국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인권 변호사로서 힘없는 많은 서민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고,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부패한 언론에 맞서 싸웠으며, 기득권에 굴하지 않고 저항하였던 그 순수한 외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부터 소외받고 어려운 아이들이 생활하는 지역아동센터 법제화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예산 지원을 하기 시작하였고, 아동 복지를 위한 많은 지원을 시작한 대통령이었기에  2009년 5월 23일 아침 접한 슬픈 비보에 그 원통함과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작은사랑실천운동연합 회원 모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서민들을 위한 위민정신과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사랑이 싹틀 수 있게 그 힘을 모아 나갈 것을 천명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면과 명복을 기원합니다.

 

 

2009년 5월23일

작은사랑실천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