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인문사회대와 베트남어 강좌 개설 관련 MOU를 체결하는 신현명 하노이한국학교 교장(우)
신현명 하노이한국학교 교장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2011년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충주에서 열리는 알천회(알오티시 16, 17, 18기 천마부대 장교회) 모임에 참석할 수 없으니 좋은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메일에는 신 교장이 하노이인문사회대와 베트남어 강좌 개설 관련 MOU를 체결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한 장도 들어 있었다.
사진을 바라보다가..... 시간여행을 떠나 3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1979년 나는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알오티시 17기 육군 소위로 임관되었다. 육군보병학교에 입교하여 초군반 군사교육 4개월을 마친 뒤 특전사에 배속되었다.
특전사령부 특수전교육대에서 3개월 동안 공수교육과 특수전교육을 받았다. 특수전교육을 수료하고..... 나는 제7공수특전여단 32대대 1중대 1지대장 보직을 받았다. 당시 7여단장은 신우식 준장, 32대대장은 알오티시 3기 하정원 중령이었고, 지역대장과 중대장 이름은 가물가물하다. 3사 출신이었는데..... 2지대장은 3사 15기 이중훈 소위, 3지대장은 알오티시 16기 이기연 중위였다.
광주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 4월인가 나는 소위에서 중위로 진급했고, 두 달 뒤인 6월 말에 16기 선배들은 소집해제 특명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10월 초 공수교육과 특수전교육을 막 마치고 신참티를 팍팍 풍기는 18기 후배들이 천마부대로 전입되어 왔다.
신입장교들 가운데 충북대 사범대 후배이자 알오티시 직속후배인 신현명 소위와 김영조 소위도 들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왔던지..... 신 소위와 김 소위의 인사를 받고 나는 이들과 선후배간의 뜨거운 악수를 나누었다. 나는 국어교육과, 신 소위는 과학교육과, 김 소위는 체육교육과 출신이었다.
신, 김 두 소위는 내가 바라던 대로 모두 32대대에 배속되었다. 김 소위는 이기연 중위의 제대로 공석이던 1중대 3지대장에 임명되어 나와 같은 중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신 소위는 5지역대에 배속되어 자주 만날 수는 없었다. 나는 선배로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잘 해주려고 노력했다. 가끔 BOQ에서 술자리를 가질 때면 대학 다닐 때의 이야기며 후보생 시절의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추억을 나누곤 했다.
1년이 또 가고..... 신, 김 두 소위는 중위 계급장을 달았다. 1981년 6월 17기들이 소집해제 특명을 받자 18기 후배들은 우리에게 조촐한 송별식을 열어 주었다. 그 날은 참 많이도 마셨다. 소집해제일인 6월 30일 나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신, 김 두 후배와 작별했다.
그리고 30여년이 흘렀다. 알천회 모임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른다. 2008년 우연히 연락을 받고 16기 김종린 선배가 주최한 알천회 무주 모임에 참석했다. 신, 김 두 중위를 만나리라는 기대를 안고..... 그러나 두 후배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1년 후..... 2009년 17기 이철문 동기가 주최한 알천회 구미 모임에서도 두 후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2010년 여름 이기연 선배가 주최하는 알천회 모임이 경주에서 열렸을 때 비로소 신현명 중위를 30여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나는 20대 젊은 청년 장교 신현명 중위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공수부대 청년 장교 신현명의 모습은 간 곳 없고 50대 장년의 교장선생님이 내 앞에 서 있었다. 세월이 부린 서글픈 마술이었다. 그 날도 참 많이 마신 것 같다.
또 다시 1년 후..... 6월 25~26일 내가 주최하는 알천회 모임이 충주에서 열린다. 아쉽게도 이번 충주 모임에서 신 교장의 모습은 볼 수 없으리라.
나에게는 언제나 영원한 후배 신현명 중위..... 하노이한국학교 신현명 교장의 건강과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20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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