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외손녀와 망중한을 보내다

林 山 2011. 6. 8. 19:33

 

 

 

양력 2011년 정월 초하루를 가족과 함께 서울 노보텔앰배서더독산에서 보냈다. 노보텔엠배서더독산을 선택한 이유는 실내수영장이 있어서 네살박이 외손녀와의 추억만들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물이 무서웠던지 외손녀는 풀에 들어오지 않으려 했다. 살살 구슬려 고무보트에 태우자 재미가 있었던지 저 혼자서도 잘 놀았다. 외손녀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망중한을 즐겼다. 이 녀석이 얼마나 귀여운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나는 좋은 아비가 되지 못했다. 전교협과 그 후신인 전교조에 가입해서 교육민주화 운동이니 뭐니 한다고 돌아다니느라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에게 내가 절실히 필요할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나에 대한 원망이 얼마나 컸을까! 아이들에게 아비 노릇을 제대로 못한 것을 돌이켜 볼 때마다 두고두고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에게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때문에 외손녀에게 그만큼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 내리사랑이다.  

 

201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