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를 51.6%(15,773,116표) 대 48.0%(14,692,625표)로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거라던 예상은 빗나가 박근혜 후보의 낙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이 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18대 대선을 통해서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종세력에 대해서 엄중하게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렸다. 유권자들은 이미 지난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친노 세력에 대한 심판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외면하고 또 다시 친노 후보를 내세움으로써 패배를 자초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패배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국민들 사이에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가운데 친노 인물을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친노 세력이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면서 노무현 정권 때 강행했던 새만금 사업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었었다. 또, 수년 동안 끌어온 쌍용자동차 노사 분규에 대해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던 친노 세력은 정작 아무런 문제가 없던 쌍용자동차를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팔아먹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노동탄압에 항거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이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노무현 정권 때 가장 많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가 신장되었다고는 하지만 빈부격차는 더욱 더 벌어졌다. 정치적 자유는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노무현 정권은 입으로만 개혁을 외쳤을 뿐 검찰 개혁이나 언론 개혁, 경제민주화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이 없었다. 노동환경은 더욱 악화되었고 국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국민들은 이런 사실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둘째, 친노 세력은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과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치졸한 정치적 행태를 보여 주었다. 친노 세력은 노무현의 적자인 문재인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모바일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등 경선을 묻지마 식으로 몰고 갔다. 지지율에서 문재인 후보를 월등하게 앞지르던 무소속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친노 세력은 비열한 언론 플레이를 자행했으며, 후보 사퇴를 강요하는 듯한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과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친노 세력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분노했다.
세째, 선거전략에 있어서도 문재인 캠프는 박근혜 캠프보다 한 수 아래였다. 문재인 후보가 시종일관 유신타령을 하면서 노무현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동안 박근혜 후보는 오로지 민생과 국민통합을 외치고 다녔다.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 사람은 문재인이 아니라 오히려 박근혜였다. 박정희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는 노무현에 대한 향수를 압도했다. 50, 60대 장노년층의 선거행렬은 바로 박정희에 대한 향수의 행렬이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유리한 정치 환경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후보를 잘못 선출함으로써 18대 대선에서 참패했다. 그 여파로 경상남도 도지사 선거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국민들은 여론을 무시한 민주당과 친노 세력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당락이 확정된 직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이루지 못한 것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낙선 인사를 했다. 정치개혁과 정권교체의 열망으로 그를 지지한 1400만 명 이상의 국민들 앞에서 '저는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는 후보다운 발언이 아니었다.
그가 진정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죄송했다면 무릎을 꿇고 백배사죄하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했다. 미안한 표정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던 문재인 후보는 그 스스로 역사의식과 책임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문재인 후보는 '사흘만 더 있었더라면.....' 하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사흘이 아니라 석달이 더 있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을 시간의 부족에서 찾는다면 문재인 후보와 친노 세력은 아직도 국민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또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시간은 문제가 아니었다. 국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후보에게 어느 유권자가 표를 주겠는가! 호남의 몰표도 문재인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역사를 되돌릴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아야 한다.
문재인 대세론을 전파하기에 바빴던 오마이뉴스 등 자칭 진보 언론과 친노 언론도 문제였다. 이들 언론은 조중동 뺨치게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뉴스만을 보도하고 불리한 뉴스는 차단함으로써 여론을 왜곡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극히 편향적 보도는 많은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한편, 국회 의석수 127석을 가진 대한민국의 제1야당 대선 후보였음에도 문재인 후보는 일개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표를 구걸하는 듯한 이런 모습은 대통령 그릇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문재인 후보는 원칙과 신뢰를 저버림으로써 안철수 지지자들의 마음을 떠나게 했다.
문재인 캠프와 민주당 선대위가 이번 대선의 승패가 투표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 것은 결정적 실수였다. 이들은 이번 대선을 단순한 숫자 싸움으로 오판했다. 그러나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당에 유리하다는 신화는 이번에 여지없이 깨졌다. 투표율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한 50, 60대 장노년층이 끌어 올렸던 것이다. 문재인 캠프와 민주당 선대위는 이번 대선에서 왜 참패했는지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라!
민심을 얻으려면 국민들이 무엇을 간절하게 원하고 바라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포퓰리즘과 네거티브에 입각한 선거운동에만 몰두했을 뿐 고달픈 현실에서 희망을 잃고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외면했다. 문재인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그동안의 불신을 일소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 주었어야만 했다. 지금까지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서민들에게 부의 공평한 분배와 경제정의를 약속했어야 했다.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정책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시대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편이었지만 그들은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친노 세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철수 교수에게 떠넘기지 말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나는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자는 공약한 대로 민생을 살리는 정치를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아가 검찰 개혁, 언론 개혁, 경제민주화 없이는 민생도 국민통합도 없다는 사실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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