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 순례기

속세를 떠나는 산 속리산(俗離山)

林 山 2013. 4. 30. 19:25

2013년 4월 28일 '속세를 떠나는 산' 속리산(俗離山, 1,058 m)을 찾았다. 이선희 충북대 ROTC 총동문회장과 전홍묵 충북대 ROTC 17기 동기회장, 정봉용 사무총장, 박윤재 등반대장, 김주회, 신완식, 이은창 동기 등 충북대학교 123산악회와 함께.....

 

 법주사 입구 개울가의 벚꽃

 

법주사 입구 개울가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산길 나그네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산악지대라 그런지 계절이 좀 늦은 듯하다.

 

법주사 부도전

 

속리산 법주사 맞은편에는 부도전이 있다. 부도전에는 진공당(眞空堂) 탄성(呑星) 대종사(大宗師, 左)와 월산(月山) 대종사(大宗師, 右)의 부도가 세워져 있다. 탄성 스님이 남기신 임종게(臨終揭)를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긴다.

 

山色人我相 流水是非聲.
山色水聲離 聾啞居平生.

 

산빛도 우리네 사람들 모습이요, 흐르는 물도 시비 소리일세.
산빛도 물소리도 떠난 곳에서 귀머거리와 벙어리로 살리라.

 

목욕소

 

법주사 바로 위에는 상수원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 끝머리의 태평교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목욕소가 나온다.

 

전설에 따르면..... 조선조 세조가 법주사에서 왕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법회를 연 뒤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이 곳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이 때 약사여래(藥師如來)의 명을 받고 온 월광태자라는 미소년이 나타나 세조의 피부병이 곧 완쾌될 것이라 하고 사라졌다. 세조가 목욕을 마치고 나자 신기하게도 몸의 종기가 깨끗이 없어졌다. 그 후 이 곳을 목욕소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개별꽃

 

용바위골 휴게소를 지나 산길을 오르다가 바위틈에서 피어난 큰개별꽃을 만났다. 척박한 돌틈바구니에서 어찌도 저리 앙증맞은 꽃을 피웠을까!

 

세심정휴게소와 복천암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 용바위골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나는 산에 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산벗들의 권유로 조껍데기 막걸리로 목도 축였다. 파전 하나를 시키자 주인 아주머니가 장떡 한 장을 덤으로 내왔다. 주인장 보기가 미안해서 막걸리 한 병을 더 주문했다.

 

땀을 식힌 다음 다시 냉천휴게소를 향해서 출발했다.

 

문장대

 

문장대 표지석에서 필자

 

냉천 휴게소부터는 가파른 깔딱고개였다. 그런데, 아침을 안먹고 올라온 것이 탈이었다. 깔딱고개를 오르다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현기증이 나는 것이 아닌가! 잠시 안정을 취하자 정신이 다시 돌아왔다. 문장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동안 땀을 흘린 끝에 문장대 안부에 올랐다. 문장대 휴게소는 언제 철거되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문장대 안부는 주말을 맞아 속리산을 찾은 등반객들로 몹시 붐볐다.

 

문장대 서쪽의 충북알프스

 

드디어 문장대 정상에 오르자 속리산맥의 웅장한 경치가 일망무제로 펼쳐졌다. 문장대 서쪽의 충북알프스 능선에는 관음봉, 두루봉, 묘봉, 상학봉, 매봉, 미남봉이 차례로 솟아 있다. 미남봉 끝자락에는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와 충북 보은군 산외면 대원리를 잇는 활목고개가 있다. 

 

청화산에서 문장대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백두산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은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지나 바로 앞에 보이는 청화산에 이른 다음 밤티재를 넘어 문장대를 향해 사나운 기세로 뻗어 내려온다.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문장대에 이른 백두대간은 동남쪽으로 문수봉, 비로봉을 지나 천황봉을 향해 장엄한 모습으로 치달려간다. 속리산 일대의 산맥은 스위스의 알프스처럼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하여 충북알프스라 일컫는다. 충북 보은군 외속리면 서원리가 시발점인 충북알프스는 구병산, 신선대를 지나 장고개를 넘은 다음 백두대간과 합류한다. 백두대간과 합류한 충북알프스는 서북쪽으로 형제봉을 지나 피앗재를 넘은 다음 천황봉, 비로봉, 문수봉으로 이어지다가 문장대에 이른다. 문장대에서 백두대간과 이별한 충북알프스는 서쪽으로 관음봉, 두루봉, 묘봉, 상학봉, 매봉, 미남봉을 지나 활목고개로 내려앉는다.

 

문장대 바로 밑 안부로 내려와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산벗들이 가져온 딸기와 방울토마토, 메론도 나눠 먹고..... 막걸리와 맥주로 정상주도 한 잔씩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하산길에 올랐다. 다음에 다시 만나자 속리산아.....  

 

2013.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