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항일의병대장 유곡 최구현 선생 유족이 보내온 선물

林 山 2013. 5. 27. 15:35

사랑하는 어머님이 지난 3월 15일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나셨다. 친척과 지인, 동료, 선후배 등 많은 분들이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했다. 정성이 담긴 조위금도 넉넉하게 보내왔다. 조위금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도 좀 남았다.

 

나는 남은 조위금을 어떻게 쓰는 것이 어머니의 뜻에 맞을까 생각했다. 어머님은 분명 우리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남은 돈을 보내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나는 그것이 어머니의 유지라고 굳게 믿었다.

 

나는 세 곳을 정해 어머니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먼저 충주의 모 여자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여고는 장학금을 기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안타깝다는 말을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동의 주민센터에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소정의 성금을 기탁했다. 생활이 어려운 동민들에게 쌀 한 포대씩 보내줄 것을 동장에게 특별히 부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당진군의 항일의병대장 유곡 최구현 선생 유족장학회의 안타까운 소식을 풍문으로 듣게 되었다. 유족장학회가 유가족들의 기금 출연만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다 보니 재정 상태가 어렵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오늘날 사라져가는 민족정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유족장학회에 소정의 장학금을 보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 최구현 선생의 증손녀 명의로 택배 하나가 배달되어 왔다. 포장을 뜯어보니 손수 쓴 편지와 함께 마오타이(茅台酒, Maotai-jiu), 쉬징팡((水井坊, Shui Jing Fang)과 더불어 중국 3대 명주 가운데 하나인 우량예(五粮液, Wu Liang Ye) 한 병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회사 업무차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최구현 선생 증손녀의 남동생이 내가 애주가라는 것을 알고 우량예 한 병을 보내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우량예

 

이런 것을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고마운 마음 한량없다. 선물을 보내준 최구현 선생의 증손녀와 남동생에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항일의병대장 유곡 최구현 선생 유족장학회는 민족정기 함양 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의병제를 열고, 당진군 관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올해는 6월 1일 소난지도 의병의 날 행사에서 송산중학교 2학년 김수연, 박하림 학생과 석문중학교 1학년 조동현, 2학년 이재현, 3학년 곽규미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유족장학회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뜻있는 강호제현들의 성원을 기다린다. 연락처 : 최미경(019-527-8972).        

 

2013.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