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KBS 아침마당 '37년만에 만난 첫사랑'

林 山 2013. 5. 31. 09:51

내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가운데 KBS 아침마당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출근하기 전 나의 아침 식사 시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매주 수요일 아침마당에서는 사별 또는 이혼으로 홀로된 사람들의 짝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수요일 아침이었다. 무심코 아침마당을 보고 있는데 한 여성 출연자가 가림막 뒤에서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그녀는 저리도 복받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사연인즉슨 37년 그녀는 첫사랑 남자가 있었지만 어찌할 수 없는 사정으로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야만 했다. 그런데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남편은 병으로 아이 하나만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50대 후반이 되도록 재혼을 하지 않았다. 첫사랑 때문이었을까?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외출을 하려다가 말고 마치 누가 잡아끌기라도 한 것처럼 TV를 보았다. TV에서는 마침 아침마당이 방영되고 있었다. 순간 그녀는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화면 속에는 오매불망 그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37년 전의 첫사랑 그 남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첫사랑은 4년 전 부인과 이혼하고 새로운 짝을 찾아 아침마당 중매 프로에 출연한 것이었다. 그녀는 다급한 마음으로 방송국에 연락해서 출연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첫사랑을 만났다.

 

첫사랑을 만나자 두 사람은 서로 끌어안고 두 손을 마주잡았다. 남자의 손을 잡은 그녀의 두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고, 두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흘러내렸다. 남자의 얼굴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수줍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사랑하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7년만에 만난 첫사랑이 꼭 맺어지기를 바란다. 이 얼마나 기막힌 사랑인가? 또 얼마나 애절한 사랑인가? 기나긴 세월의 뒤안길을 돌고 돌아 이제서야 만난 두 사람이 남은 여생을 함께 행복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팔자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고, 운명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가 보다. 인연이란.....

 

 

2013.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