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40대 후반의 남성이 종아리에 경련이 자주 일어나서 고통스럽다고 내원했다. 다리에 힘이 없고, 피곤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피곤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은 바로 기허증(氣虛症)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기허증으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하기로 했다. 기허증에는 한약과 침법의 명방이 있다. 한약을 쓴다면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침(鍼)을 쓴다면 사암침법(舍岩鍼法) 중 비정격(脾正格)이다. 먼저 침술로 치료해보자고 하고 비정격 침법을 시술했다. 침 시술을 받고 그 사람은 돌아갔다.
일주일쯤 지난 뒤 그 남성이 다시 내원했다. 침 치료를 받고 가자마자 증상이 씻은듯이 사라졌다고 좋아하면서 식사 대접을 하겠단다. 환자가 빨리 좋아지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 정중하게 식사 대접을 사양했다.
나의 작은 의술로 환자들이 좋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의자(醫者)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곤 한다. 오늘도 그런 하루다.
201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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