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후배의 내장산복분자주 선물

林 山 2014. 4. 10. 10:31

내장산복분자주


학군장교 출신으로 예비군 동대장을 하고 있는 후배가 내장산복분자주 한 병을 들고 내원했다. 내가 복분자술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후배의 마음 씀씀이가 선물을 통해서 진하게 전해져 온다.  


복분자(覆盆子)는 한의학의 본초학에서 수삽약(收澁藥) 중 삽정축뇨지대약(澁精縮尿止帶藥)으로 분류된다. 간경(肝經)과 신경(腎經), 방광경(膀胱經)으로 들어간다. 익신(益腎), 고정(固精), 축뇨(縮尿)의 효능이 있어 신허유뇨(腎虛遺尿), 소변빈삭(小便頻數), 양위조설(陽萎早泄), 유정활정(遺精滑精) 등을 치료한다. 


 이것을 먹으면 소변 줄기에 요강(盆)이 뒤집어진다(覆)고 해서 복분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래서 복분자가 거시기에 거시기하게 좋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효능과 주치(主治)를 봐도 복분자가 강정제(强精劑)임을 알 수 있다.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창시한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 선생은 복분자를 소양인(少陽人) 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복분자가 들어가는 소양인 처방에는 리증(裏症) 음허오열(陰虛惡熱)을 주치하는 십이미지황탕(十二味地黃湯, 十二味歸腎湯), 복통과 설사와 중소(中消)를 주치하는 인동등지골피탕(忍冬藤地骨皮湯), 망음증(亡陰症)으로 인한 발열과 설사와 오뇌(懊惱, 헛소리)를 주치하는 지황현무탕(地黃玄武湯)이 있다. 또, 음허화동(陰虛火動)으로 인한 발열과 소갈(消渴) 초기와 안면의 옹저(癰疽)를 주치하는 수화기제탕(水火旣濟湯), 음허화동으로 인한 골증열(骨蒸熱)을 주치하는 칠미저령탕(七味猪苓湯), 일체 음증(陰症)과 리증을 주치하는 팔미고삼탕(八味苦參湯), 모든 병에 두루 쓸 수 있는 통치방인 지황탕(地黃湯), 일명 한약 비아그라인 천금연수단(千金延壽團)도 복분자가 들어가는 처방이다.


마음에서 우러난 과하지 않은 선물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고 행복하게 한다. 복분자술은 장어구이와 궁합이 잘 맞는 술이다. 언제 날을 잡아서 후배와 함께 이 술을 들고 장어구이를 먹으러 가야겠다.  


2014.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