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홀아비바람꽃

林 山 2014. 6. 10. 20:18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Anemone koraiensis)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조선은연화(朝鮮銀蓮花), 홑바람꽃이라고도 한다. 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며 경북의 금오산을 비롯해서 경기도와 강원도, 충북의 소백산 등 주로 중부 이북지방의 높은 산 깊은 숲 속에서 자란다. 1997년 환경부 특정식물종 4등급이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봄철 개화기에 무분별한 남획이 이루어지고 있어 자생지에 대한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 


홀아비바람꽃은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이 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짝 잃은 홀아비는 몹시 외로울 것이다. 그래서 바람이 나기 쉽다. 홀아비바람꽃은 천남성(첫남성)과 함께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은 야생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홀아비바람꽃에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으니..... 아주 먼 옛날 금슬이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내는 오랫동안 중병을 앓고 있었다. 어느 날 죽음을 앞둔 아내는 흰 모시저고리를 남편에게 주면서 '제가 보고 싶거나 외로울 때는 이 저고리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도록 하세요. 만약 당신이 새 장가를 든다면 우물가에 이 저고리를 묻어 주세요'라는 유언을 남기고는 숨을 거두었다. 홀로 남겨진 남편은 밤마다 외로움을 느낄 때면 아내의 저고리를 꼭 끌어안고 자곤 했다. 그러나 아내의 저고리만으로는 긴긴날 홀아비의 외로운 빈가슴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홀아비는 결국 아름다운 낭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 새 장가를 들었고, 아내의 유언에 따라 모시저고리를 우물가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봄이 되자 그 자리에는 흰 꽃이 여러 송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이 꽃들을 보고 홀아비바람꽃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럴까? 꽃말은 '덧없는 사랑,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누가 홀아비의 소용돌이 바람을 막을 수 있으랴.

연인산 깊은 숲속 외로이 홀로 핀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의 키는 20~50㎝까지 자란다. 뿌리줄기(根莖)는 옆으로 뻗으며, 끝에 몇 개의 갈색 비늘 조각이 있다. 뿌리잎은 높이 3~7㎝로 1~2개가 난다. 잎은 표면과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뒷면에는 털이 없다. 잎몸은 손바닥 모양으로 5개로 갈라진다. 꽃은 4~6월경 원줄기에서 꽃줄기가 한 개 나와 끝에서 한 개의 흰색 꽃이 하늘을 향해 피어난다. 수술은 많고 꽃밥은 황색이다. 꽃줄기에는 긴 털이 있다. 꽃잎은 퇴화되어 없고, 꽃받침조각은 5개로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다른 바람꽃속 식물과는 달리 수술대가 짧고 꽃받침이 튼실하다. 열매는 7~8월경에 납작한 타원형으로 달린다. 지상부는 5~6월경 말라죽고, 지하부의 작은 덩이줄기(塊莖)만 남게 된다. 


홀아비바람꽃은 꽃이 예뻐서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으면 특이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 초물분재로 이용해도 좋다. 홀아비바람꽃의 전초를 말린 것을 한약명 죽절향부(竹節香附)라고 한다. 거풍(祛風), 소염(消炎)의 효능이 있어 민간에서 요통, 골절통, 종통 등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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