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받은 치즈
내원한 환자로부터 치즈 두 갑을 선물로 받았다. 매일유업 상하치즈의 '한입에 고다 치즈'와 '한입에 레몬크림 치즈'였다. 낱개로 포장된 7.5g짜리 치즈가 각각 12개씩 들어 있었다. 둘 다 자연 치즈가 50% 밖에 들어가지 않은 연성 가공 치즈였다. 유통기한은 전자가 2015년 5월 4일, 후자가 2015년 5월 12일이었다.
'한입에 고다 치즈' 겉봉에는 '자연 치즈 50%[수입산 체다 60%, 네덜란드산 고다 30%, 호주산 크림 치즈 10%(우유, 식염, 우유응고효소, 유산균, 로커스트콩검, 구아검)], 데어리스프레디(뉴질랜드산 우유), 정제수, 렌넷카제인(우유), 산도조절제, 정제염'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한입에 레몬크림 치즈' 겉봉에는 '자연 치즈 50%[호주산 크림 치즈 60%, 국산 모짜렐라 40%, (원유, 식염, 유산균, 우유응고효소, 산도조절제, 로커스트콩검, 구아검, 염화칼슘)], 데어리스프레드(뉴질랜드산, 우유), 정제수, 탈지분유, 자일리톨, 레몬 농축액(레몬 농축과즙으로 10.2%, 이스라엘산), 카라기난, 분말한천, 레몬향(합성착향료), 천연 레몬향, 산도조절제'라고 씌어져 있었다.
고다(Gouda) 치즈는 생치즈에 파라핀을 입혀 13~15℃에서 약 4개월간 숙성시켜 수분함량이 적은 경질(硬質) 치즈다. 체다(Cheddar) 치즈도 생치즈에 파라핀을 입혀 4~15℃에서 5~6개월간 숙성시킨 경질 치즈다. 크림(Cream) 치즈는 지방함량이 33% 이상, 수분함량이 55% 이하인 비숙성 연질(軟質) 치즈다. 모차렐라(Mozzarella) 치즈는 치즈 제조 중의 커드(curd)가 플라스틱 커드와 특성이 같아서 가열하였을 때 녹고,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특징을 가진 비숙성 연질 치즈로 피자 토핑에 많이 이용된다.
로커스트콩검(Locust Bean Gum)과 구아검(Guar Gum)은 식품의 점착성과 유화안정성을 증가시키고 식품의 물성 및 촉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식품첨가물이다. 증점제나 안정제, 호료(糊料), 품질개량제 등으로 식품에 사용한다. 한마디로 응고제다. 크림을 만들 때 사용하는 데어리스프레드는 싸구려 발효 버터다. 렌넷카제인(Rennet Casein)은 우유에서 버터를 뽑고 남은 단백질 분말을 가공해 만든 식품첨가물이다. 용도는 로커스트콩검이나 구아검과 같다.
정제염(精製鹽)은 이온수지막으로 천일염 속에 들어 있는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순도 높은 소금이다. 기계공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꽃소금, 맛소금이라고도 부르는 정제염은 칼륨, 마그네슘, 철, 요오드 등 무기질 영양소는 거의 제거되고 나트륨 순도만 매무 높은 소금이다. 또, 소금을 하얀색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표백제가 첨가되는 문제가 있다. 정제염의 섭취는 비만, 고혈압, 신장염, 동맥경화, 뇌경색, 심근경색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하얀 정제염의 별명이 '살인 소금'이다.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CaCl2 2H2O)은 흡습력이 매우 큰 강화제로 두부 제조 등에서 간수의 대용으로 쓰인다. 또, 노면이나 운동장에 살포하는 방진제, 콘크리트의 빙결방지제, 탈색탄의 제조, 용매류의 탈수용, 석회염 제조용으로 사용된다. 염화칼슘이 물에 녹으면 이온화가 되면서 염소이온의 반응성 때문에 독성이 강해진다. 포장도로에 빙결방지제로 살포한 염화칼슘은 부식성이 강해 자동차를 녹슬게 한다.
탈지분유(powdered skim milk)는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 제거한 뒤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것이다. 물을 부으면 다시 우유로 환원되며, 전지분유보다 고단백 고칼슘, 저지방 저칼로리이다. 다이어트용 성인식품이나 제과, 제빵, 아이스크림의 원료로 쓰인다.
자일리톨(xylitol, C5H12O5)은 핀란드에서 발견된 천연 감미료로 충치의 원인이 되는 산을 형성하지 않는다. 대사를 할 때 설탕과 달리 인슐린을 필요로 하지 않아 당뇨병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이나 과자. 사탕의 원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 의료용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포도당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유럽 식품안전청(EFSA)은 2008년 '감미료로 자일리톨 성분을 100% 함유한 껌 제품만 충치예방 효과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껌은 어떨까? 한국소비자원은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휘바 애플민트' 단 1종만이 감미료로 자일리톨 성분을 100%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자일리톨 휘바'라도 제품의 종류에 따라 감미료 함량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동물 학대 방지 센터'(ASPCA)는 최근 자일리톨이 개에게 치명적인 독성물질로 작용한다고 발표했다. 자일리톨을 섭취한 개는 30분도 지나지 않아 혈당이 떨어지고 구토를 하면서 혼수 상태가 되었으며,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발전하거나 간기능 상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자일리톨은 인체에서도 대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다량 섭취하면 설사나 복부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카라기난(carrageenan)은 홍조류로부터 열추출에 의해 얻어지는 다당류로 식품의 겔화제, 약품이나 화장품 등의 안정제, 분산제(分散劑)로 쓰인다. 아이스크림 등에서 식감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카라기난은 일본에서 식품첨가물 위험등급 4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4등급에 속한 첨가물은 태아의 장기가 기형이 될 수 있는 최기형성, 발암성이 우려되는 독성물질이다. 카라기난은 미국에서도 암 유발 논란이 있는 물질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별다른 연구도 지침도 없다.
한천(寒天)은 우무를 동결 또는 압착 탈수하여 건조시킨 식품으로 아가로오스(agarose), 아가로펙틴(agaropectin) 등 다당류가 주성분이다. 한천용액은 응고력이 강해서 용융점이 비교적 높고 잘 부패하지 않는다. 또 물과의 친화성도 강하다. 수분을 일정한 형태로 유지하는 능력이 커서 젤리나 잼 등의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가공에 많이 이용한다.
합성착향료는 식품의 향을 살려주고, 식욕을 돋아주며,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한다. 합성착향료에는 레몬향의 시트랄, 바닐라향의 합성 바닐린, 새콤한 향의 알릴카프로에이트와 알릴사이클로렉실아세이트, 복숭아향의 벤조알데하이드, 딸기향의 뷰틸레이트 등이 있다.
합성착향료는 오랫동안 강한 향기를 내기 위해 여러 종류를 함께 사용한다. 여러 가지 합성착향료를 혼용하면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합성착향료를 섞을 때 사용하는 각종 용매나 용제, 유화제, 안정제 등에도 수백 종류의 화학첨가물이 들어간다.
합성착향료는 미량이라도 인체에 바로 흡수되어 그 유해성이 인체에 축적될 수 있다. 장기간 다량 섭취할 경우 알레르기, 천식, 위장염과 위장궤양, 간의 장애, 비만, 충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합성착향료는 전문가조차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서 그 원료에 대해 일일이 알기도 힘들다. 따라서 미량의 합성착향료라도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평생 먹게 될 합성착향료를 생각해보라!
산도조절제는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강산성, 강알칼리성을 중화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55종의 식품첨가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인스턴트 식품의 맛을 내는 또 다른 화학조미료다. 이 물질은 산도 조절 뿐만 아니라 조미, 발색, 식감 개선, 보존성 향상 등의 작용을 한다. 그런데, '한입에 고다 치즈'와 '한입에 레몬크림 치즈'는 산도조절제로 어떤 물질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산도조절제 중 가장 많이 쓰이면서 가장 위험한 것은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NaOH)이다. 맹독성의 강알칼리성 물질로 물과 만나면 강한 반응을 일으키고, 다른 물질을 부식시킨다. 부식성 때문에 수산화나트륨은 공업용 세제나 비누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수산화나트륨에 물을 섞은 것이 양잿물이다. 옛날 사람들은 자살할 때 양잿물을 들이켰다. 수산화나트륨이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성질이 있어 유기물에 닿으면 유기물을 녹여 버리기 때문이다. 수산화나트륨이 눈에 들어기면 각막이 녹아내려 실명할 위험이 있으며, 기도나 폐 등 호흡기로 들어가도 위험하다.
수산화나트륨은 식품첨가용과 공업용이 있다. 식품에는 반드시 식품첨가용을 써야 한다. 하지만 그 차이는 순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같은 물질이다. 수산화나트륨을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때는 지침상 반드시 중화시켜야 한다. 따라서 수산화나트륨이 들어간 식품에는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동일한 양의 염산(HCl)이 첨가되는 것이다. 염산 또한 맹독성 물질이다. 문제는 가성소다와 염산이 중화반응을 일으키기 전에 식품의 다른 성분들과 화학반응을 일으킴으로써 또 다른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수적 생성 유해물질 규제 지침이 없다.
미국 FDA는 가성소다가 들어간 일부 식품에서 수은(Hg)이 미량 검출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산도조절제로 사용된 가성소다와 염산에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은은 소량만으로도 미나마타병 같은 치명적인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맹독성 중금속이다.
산도조절제가 첨가된 식품을 장기간 다량 섭취하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준다. 산도조절제로 인해 체내 산도(pH) 조절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도조절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안전한 섭취량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산도조절제가 첨가된 식품은 가능한 한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매일유업 상하치즈의 '한입에 고다 치즈'와 '한입에 레몬크림 치즈'에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정제염, 염화칼슘, 카라기난, 합성착향료, 산도조절제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일유업 상하치즈의 '한입에 고다 치즈'와 '한입에 레몬크림 치즈'는 좋은 식품일까? 판단은 독자 스스로에게 맡기겠다.
201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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