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롯데월드타워 건설 현장을 바라보면서

林 山 2015. 4. 6. 13:50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을 지나가다가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 안에 건설되는 롯데월드타워(Lotte World Tower, 롯데수퍼타워) 공사 현장을 보았다. 롯데월드타워는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함을 느끼는 마천루였다. 2016년 10월경 높이 555m,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남북한 통틀어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가장 높았던 건물은 북한의 평양에 있는 높이 330m, 101층의 류경호텔이었다. 또한 세계에서 층수로는 4번째, 높이로는 6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는 시공 이전부터 비행안전 구역 허용 문제로 논란을 야기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롯데월드타워 건축 허가를 내주었다. 롯데월드타워 건축 과정에서도 연일 부실 시공 관련 기사가 보도되는 등 여러 차례 안전 문제가 제기되었다. 


롯데월드타워의 안전 문제를 짚어 보자. 2014년 2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타워 건물을 지탱하는 8개의 핵심 구조물인 메가 기둥 11군데 등 총 127군데에서 균열이 일어났다고 한다. 롯데월드몰 6층 식당가 통로 등의 바닥과 천장 보, 지하주차장 2~6층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8층 롯데시네마 14관의 스크린과 바닥, 벽,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진동이 발생하는 바람에 관객들이 황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아쿠아리움 수중 터널 구간에서 다수의 균열이 발생하여 물이 새자 정부에서도 안전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12월 27일에는 잠실역 11번 출구 방향의 1층의 출입문이 떨어지면서 20대 여성이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2015년 1월 8일에는 롯데월드몰 인근 도로에서 침하가 일어나 대형 싱크홀의 존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사 결과 송파대로 신천동 28, 석촌호수로 204, 삼학사로 136 등 세 군데에서 도로 침하 및 균열이 발생했다. 인근 석촌호의 물 유출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2월 15일에는 8번 출입문이 또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롯데월드 관계자들은 월드타워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1995년 6월 29일 502명이 죽고, 6명이 실종됐으며, 937명이 다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건물주와 감독 관청의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끔찍한 인재였다. 만일 롯데월드 건물주와 감독 관청이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힌다면 제2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바벨탑은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음을 상징한다. 초고층 빌딩을 세우면 경제 불황이 닥친다는 이론이 있다. 이른바 바벨탑의 저주 또는 마천루의 저주라는 것이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은 임차인을 채우는 데만도 몇 년이 걸린다. 건물의 공급 물량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건물이 완공되면 대량의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그 결과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불황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롯데월드타워가 바벨탑의 저주에 걸리지 않기를 바란다. 롯데월드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제발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롯데월드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2015. 4. 2.